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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은 핵 위협, 러시아 군부는 분열 - 푸틴, 핵무기 사용 위협해도 실제 사용 어려울 것 - 푸틴 핵무기 사용시, 측근들에게 살해될 가능성 - 분열된 군부, 푸틴의 결단에 걸림돌 될까?
  • 기사등록 2022-09-28 06:33:04
  • 수정 2022-09-28 06: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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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공격 위협하는 푸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핵공격 외에는 반전의 기회가 없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고위 간부들이 잇따라 핵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서방세계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 자체가 마치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고할 때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주목을 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서방국가들은 다 낮게 봤지만 미국만은 정보망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2월 16일 러시아가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 발표했고, 결국 베이징 올림픽 직후인 24일 공격을 개시한 바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치비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을 인용해 “러시아 내부의 반발을 일소하고 전쟁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도박’으로써 전략 핵무기를 쓸 것”이라며 “러시아에 동원령이 내려졌으나 징집된 병사들은 대부분 숙련되지 못한 병력이어서 동부 지역 전투에서 완전히 패배하며 푸틴이 어쩔 수 없이 핵무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도 푸틴이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등의 핵위협 발언이 그저 흘려듣기에는 너무 진지하다는 점이다. 그만큼 과거보다 더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푸틴은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푸틴이 과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24일 로스두탓(Ross Douthat) 컬럼니스트의 글을 통해 “푸틴의 핵무기 사용이 가까워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면 당연히 푸틴 정권은 완전히 붕괴하게 될 것이고, 러시아 경제 또한 파산할 수 있을 것”이라 진단했다.


▲ 뉴욕타임스(NYT)는 24일 로스두탓(Ross Douthat) 컬럼니스트의 글을 통해 “푸틴의 핵무기 사용이 가까워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면 당연히 푸틴 정권은 완전히 붕괴하게 될 것이고 러시아 경제 또한 파산할 수 있을 것”이라 진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기는 해도 실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두 명의 미 정보 고위 당국자는 “서방국가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인도 같은 모스크바의 동맹들이 보일 반응을 고려할 때,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만약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하게 된다면 우방국인 중국과 인도의 지지마저 잃게 될 텐데 그런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설리번 보좌관도 ABC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 중 푸틴 대통령이 핵 위협을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면서 “지난 2월 처음 러시아 병력이 국경을 넘을 때부터 핵 카드를 휘둘렀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푸틴이 핵위협을 했지만 결국 “그것이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150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지원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을 돕지 못하도록 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니 “이번에도 그러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설리번 보좌관의 말이다.


그럼에도 최악의 경우는 항상 상정해야만 한다. 푸틴이 궁지에 몰리게 되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영국의 BBC는 26일 미국 정보기관을 인용해 “러시아에는 약 2000여개의 전술핵무기가 있다”면서 “전술핵탄두는 순항미사일이나 포탄 등 재래식 폭발물 운반에 사용하는 다양한 유형의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어 “미국은 러시아가 최근 전술핵무기의 사거리·정확도 개선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CNN도 “1945년 미국이 일본에 투하한 핵폭탄은 15~21kt(킬로톤) 정도였는데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3만5000~7만명이 즉사했다”며 “10~100kt의 ‘저위력’ 전술 핵무기만으로도 엄청난 파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국은 러시아가 감히 핵무기를 꺼내들 수 없도록 다양한 채널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CBS 방송에서 “우리는 고위급에서 비공개로 러시아 측과 소통했고,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면 치명적인 결과에 직면할 것이며, 미국과 동맹들은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며칠간에도 해당 접촉을 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CBS 방송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난 21일 핵무기 사용 언급과 관련해 미러 간 비공식적 소통을 확인하며 “러시아가 (핵전쟁의) 결과가 끔찍할 것임을 우리에게서 전해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그 점을 매우 분명히 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곤경에 빠진 이유는 푸틴에게 그가 잘못됐다고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푸틴이 만약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이에 대해 서방진영도 분명히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서방 동맹국들이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5명은 푸틴의 핵 무기 위협이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서방 동맹국들은 여전히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소식통 5명 가운데 3명은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 측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이 위협은 결국 핵 억지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제임스 액튼 박사는 “푸틴은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하기보다는 핵무기를 위협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노릴 것”이라면서 “푸틴이 표면적으로는 병력을 증강하며 핵으로 위협하더라도, 이를 실행에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듀크 대학의 시몬 마일스 역시 “러시아의 핵 미사일 보관소에서 실전 배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될 경우 미국에서 반응이 있을 것이고, 움직임에 따라 반응의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미국은 러시아의 (핵 무기 사용) 결정이 얼마나 그릇된 생각인지를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무기 사용 의도시 내부 반발은?]


이런 가운데 푸틴이 핵무기 사용을 시도하면 크렘린궁 측근들에게 살해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 익스프레스(Daily Express)는 24일(현지 시각) UCL 슬라브어 및 동유럽 연구 대학(SSEES)의 피터 던컨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푸틴이 허세를 부리고 있고,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현실과 격리되어 있어 핵 버튼을 누르기 전에 살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 영국의 데일리 익스프레스(Daily Express)는 24일(현지 시각) UCL 슬라브어 및 동유럽 연구 대학(SSEES)의 피터 던컨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저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결의를 과소평가했고, 게다가 러시아 국내 정치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예비군 동원령까지 내렸다”고 지적했다.


던컨 교수는 그러면서 “크렘린궁 사람들이 푸틴에게 진실을 말하기를 두려워하여 우크라이나의 현실에 대해 그를 오도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면서 “특히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그에게 진실을 말하기를 두려워해 푸틴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푸틴이 핵공격 명령을 내려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이 동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들 모두가 푸틴의 명령에 복종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와 관련해 던컨 교수는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하기 시작했거나 실제로 쇼이구 국방장관과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에게 핵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했다면 거부할 것이고, 푸틴에게 대항하여 그를 죽여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분열된 군부, 푸틴의 결단에 걸림돌 될까?]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국면에서 미 CNN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정보 소식통들이 러시아군간의 도청 내용을 인용해 “러시아 군부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분열돼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 미 CNN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정보 소식통들이 러시아군간의 도청 내용을 인용해 “러시아 군부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분열돼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CNN은 이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야전 장군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는데, 이러한 지시 때문에 전쟁에서 패배를 자초하고 있다”면서 “이로인해 러시아 장교들은 논쟁을 벌이고, 친구와 가족들에게 모스크바의 의사결정 방식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또 “군부 지도자들은 전략에 대한 견해차가 커 방어선을 어디에 구축할 지를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전장에 휘둘리면서 모스크바 당국자들이 서로 책임전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하르키우시에서의 결정적 패배에 대해 러시아군 지도부를 이미 교체하면서 문책을 했지만 이는 러시아군의 지휘구조를 더 흐트러뜨리고 있다”는 것이 CNN의 지적이다.


이렇게 군부내에서도 분열되어 있고, 전쟁 패배를 둘러싼 책임 전가가 크렘린 궁 내부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푸틴의 핵무기 발사 지시가 제대로 먹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서방진영에서는 푸틴의 핵무기 발사 명령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고, 오히려 푸틴이 실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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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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