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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탈리아 총리가 된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 멜로니, 무솔리니 이후 이탈리아 극우 총리 당선 - 유럽사회 우려있지만 친러주의 노선 걷기는 힘들 것 - EU 집행위원장, 이탈리아 극우 집권에 “방법 있다”
  • 기사등록 2022-09-27 1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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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 무솔리니 이후 이탈리아 극우 총리 당선]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이탈리아 총선 결과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고 불리는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I)’ 정당이 사실상 승리하면서 정권을 장악했다.


CNN은 26일(현지시간)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탈리아형제들’ 정당이 최소 26%의 득표를 했고, 연대정당인 마테오 살비니의 ‘동맹’ 정당이 약 9%,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포르자 이탈리아’가 8%를 득표하며 전체 최소 44%의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CNN은 26일(현지시간)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탈리아형제들’ 정당이 최소 26%의 득표를 했고 연대정당인 마테오 살비니의 ‘동맹’ 정당이 약 9%,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포르자 이탈리아’가 8%를 득표하며 전체 최소 44%의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은 이어 “지난 2018년 선거에서는 불과 4.5%의 득표율에 그쳤지만 최근 몇 년간 이탈리아 주류정치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극우정당에 대한 호감이 상대적으로 확산됐다”면서 “새 정부가 구성되려면 앞으로 몇 주 정도가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극우 수장 멜로니는 누구인가?]


그렇다면 총리로 취임하게 될 멜로니는 누구이길래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인’이라 부르는 것일까?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표지에 멜로니의 사진을 싣고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고 정의했다.


▲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표지에 멜로니의 사진을 싣고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고 정의했다


'슈테른'은 이어 “포스트 파시스트인 멜로니는 푸틴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이탈리아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이는 유럽에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테른'이 이렇게 위험한 평가를 하는 이유는 우선 멜로니 대표가 2012년 창당을 주도한 Fdl가 이탈리아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사망한 이듬해인 1946년 무솔리니 지지자들이 창설한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다. 파시스트 정당은 이탈리아 현대 정치에서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다. 이런 이유 때문에 멜로니에게 무솔리니의 계보를 잇는다는 뜻에서 '네오 파시스트'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것이다.


여기에다 우파 연합을 구성하는 다른 두 축인 동맹(Lega), 전진이탈리아(FI)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둘 다 대표적인 친푸틴, 친러시아 인사로 분류된다.


이렇게 파시즘의 본산인 이탈리아에서 '파시스트 총리'가 탄생하고, 러시아에 우호적인 인사들이 권력을 잡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대 러시아 대응에 혼선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슈테른은 “멜로니는 자신을 기독교인이자 현대적이고 무해한 사람인 것처럼 소개하지만 선거를 치른 뒤에는 다를 것”이라며 “그는 이탈리아를 권위주의 국가로 바꾸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슈테른은 이어 살비니 상원의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슈테른은 “둘 다 크렘린궁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들을 통해 처음으로 서유럽 정부와 동맹을 맺을 수 있고, 이는 유럽연합(EU)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살비니 상원 같은 경우는 투표일을 앞두고 러시아와의 유착관계가 문제가 되자 푸틴과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모습도 보여 그의 태도변화가 주목된다.


그럼에도 슈테른은 “멜로니가 EU로부터 코로나19 회복 기금을 받기 위해 겉으로는 친유럽의 탈을 쓰고 있지만 언제 태도가 달라질지 모른다”며 “EU와 유로존에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긴장하는 유럽, 대러 제재 균열 생길까?]


극우정당인 Fdl의 멜로니가 차기 이탈리아 총리로 입각하는 것이 확실시되자 당장 유럽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유럽을 향한 러시아의 보복성 가스 중단 공격에 친러시아 기조가 강한 멜로니 대표와 ‘우파 연합’ 인사들이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통해 당면한 에너지 위기를 돌파하려고 할 경우,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이탈리아가 서방 동맹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BC도 이날 “이탈리아는 EU의 창립국이자 나토의 회원국이지만 멜로니 대표의 EU에 대한 언급은 그녀를 헝가리 민족주의자 빅토르 오르반과 비슷하게 보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헝가리는 지금 완전한 친러시아국가로 EU의 공조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고 있다.


심지어 ‘이렉시트(이탈리아의 EU 탈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멜로니 대표는 “EU를 탈퇴하는 미친 짓을 하지 않겠다”면서 “이탈리아는 유로존에 남을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 멜로니 대표는 과거 EU 탈퇴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EU탈퇴 부정은 단지 유세 기간 표를 모으기 위한 행동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역시 관심의 초점은 멜로니가 러시아에 대해 어떤 태도를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다. 미국의 폴리티코(Politico)는 24일(현지시간) “전통적으로 이탈리아의 우익은 러시아와 상당히 가깝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한 입장이 갈리고 있다”면서 “멜로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편이고, 모스크바에 대한 제재를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베를루스코니와 살비니는 그 반대의 입장에 서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베를루스코니와 살비니도 처음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러시아에 대한 부드러운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EU 집행위원장, 이탈리아 극우 집권에 “방법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는 이탈리아의 대 러시아전선 이탈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연설하는 자리에서 “이탈리아의 선거가 어려운 방향으로 진행되더라도 우리에겐 방법이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이탈리아 선거 결과가 어려운 방향으로 진행되더라도 헝가리, 폴란드의 경우와 같이 우리에겐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대 러시아 정책 문제도 있지만 더 큰 우려중의 하나는 이탈리아 우파연합의 공약 가운데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비롯해 정부 부채가 150%에 달하는 이탈리아가 공공지출 확대와 대대적인 감세 등 자국 중심의 포퓰리즘 정책을 펼칠 경우 EU와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라 레푸블리카'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언급한 '방법'이 코로나19 회복 기금을 뜻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탈리아는 EU가 코로나19 피해국을 돕기 위해 조성한 유럽개발기금의 최대 수혜국인데 이 기금을 통해 이탈리아가 함부로 행동하는 것을 제어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라 레푸블리카’는 “이탈리아가 2026년까지 1천915억유로(약 264조원)에 이르는 코로나19 회복기금을 EU로부터 지원받게 되는데, 현재의 마리오 드라기 정부 체제에서 이미 400억유로를 지원받은 상황에서 차기 정부가 EU와 협력하지 않을 경우,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나머지 1천500억유로에 달하는 지원금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언급한 폴란드는 코로나19 지원금 동결 대상국에 올랐다가 최근 해제됐고, 헝가리는 지금도 동결 조치가 해제되지 않고 있다”고 ‘라 레푸블리카’는 전했다.


'라 레푸블리카'는 이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렇게 명확한 방식으로 말한 적은 근래에 없었다”며 “멜로니가 이끄는 우파 연합에 단순한 메시지를 넘어 진짜 경고를 날렸다”고 전했다.


▲ 주이탈리아 러시아 대사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탈리아 정치인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파연합 은근히 협박하는 러시아]


이런 가운데 주이탈리아 러시아 대사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탈리아 정치인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선거를 사흘 앞둔 시점인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대사관은 공식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푸틴 대통령이 최근 몇 년간 만난 이탈리아 정치 지도자들과 찍은 사진을 공개한 뒤 "최근 러시아와 이탈리아 관계의 역사에서 우리에겐 약간의 추억이 있다"고 썼다.


첫 번째 사진에는 푸틴 대통령이 2019년 7월 로마를 방문했을 때,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 주세페 콘테 전 총리,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과 함께한 모습이 담겼다. 다른 사진은 2013년 11월 푸틴 대통령이 엔리코 레타 민주당(PD) 대표와 악수하는 장면이었다.


러시아대사관의 이러한 행동은 우파연합 정당의 승리가 사실상 굳어지는 시점에 러시아를 배신하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선거 후에 러시아에 대적하는 행위를 할 경우 폭로도 불사하겠다는 그러한 뜻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이렇게 이탈리아는 총선으로 인해 불거진 친러시아 국가라는 딱지를 뗄 수 있을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러시아가 수세로 몰리는 시점에서 이탈리아의 정책방향은 유럽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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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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