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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서 등 돌리는 유럽, 발등에 불 떨어졌다! - 유럽 기업의 대중국 투자 급감, 중국 경제에 새 악재 - 유럽의 중국투자, 최악 시나리오 올 수도 - 유럽기업의 엑소더스에 불지른 대만 문제
  • 기사등록 2022-09-26 06: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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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 떨어진 중국, 틀어진 관계 변화 모색]


중국이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 호주, 독일 등 관계가 껄끄러운 서방 국가들과 잇달아 외교장관 회담을 열면서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4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과, 2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각각 회담했다.


이번에 왕이 부장이 만난 국가들은 그야말로 중국의 외교관계에 키를 쥐고 있는 핵심들이다. 호주측과는 이미 무역갈등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었고, 독일은 메르켈 총리 퇴진 이후 반 중국 물결이 거세면서 유럽의 반중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마치 발등에 불 떨어진 듯 왕이 부장은 서방국가들의 외교장관들과 연쇄회담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와의 관계 밀착에 대한 이미지를 털어내고 동시에 전 세계의 반중흐름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이렇게 서둘러서 대대적인 외교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데는 외교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을 하면서 그 여파가 고스란히 반 중국 외교에 불을 당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특히 유럽사회에서의 중국 퇴출이라는 역작용을 불러오면서 급기야 중국이 러시아와 거리두기에 나섰고, 특히 푸틴 대통령이 군사동원령을 내리고 동시에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하면서 더 이상 러시아 편을 들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중국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등돌리는 유럽기업들]


중국이 이렇게 호떡집에 불난 듯 서둘러 외교관계 개선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은 유럽의 중국 경제 의존도가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어서다.


▲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유럽 기업의 대중국 투자가 급감해 중국 경제에 새 악재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유럽 기업의 대중국 투자가 급감해 중국 경제에 새 악재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우선적으로 투자둔화가 눈에 띈다”면서 그 이유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제로코로나로 인한 봉쇄 등으로 소비자 지출이 급격하게 하락하는데다 미국 등 서방국가와의 갈등이 대 중국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 전했다.


NYT는 이어 미국 시장조사업체 로디엄(Rhodium)의 분석을 인용해 “유럽연합(EU)과 영국의 그린필드 투자는 작년 상반기 48억 달러(약 6조7천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20억 달러(약 2조8천억원)로 절반 넘게 줄었다”고 전했다.


여기서 ‘그린필드 투자’란 “기업이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생산시설과 사업장을 구축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형태의 직접투자”를 말한다.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Volkswagen)이 대표적인데, 폭스바겐은 중국 내 자회사 수익을 모국으로 보내는 대신 중국에 재투자했다.


이와 관련해 로디엄의 중국 부문 편집자 노아 바킨(Noah Barkin)은 “소수 대기업이 명목적 투자만 유지하고, 다른 업체들은 잔류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탈중국 기업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물론 중국이 발표한 해외 직접투자는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착시효과가 들어 있다. 다시말해 이 같은 집계에는 절세를 위해 홍콩을 거쳐 들어온 중국 본토의 자본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해외 자본이 전혀 아니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중국 내 EU 상공회의소도 이날 다른 보고서를 통해 중국 투자를 기피하는 유럽 기업의 추세를 진단했다. EU 상공회의소는 유럽 기업이 중국 시장을 꺼리게 된 이유로 '제로 코로나'로 불리는 엄격한 방역규제와 경기부진을 들었다. 여기에 기업 임원이나 노동자들이 중국을 출입하는 게 까다로워 정상적인 경영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현실적 어려움이다.


NYT는 그러면서 “팬데믹 이전에는 중국 입국자 수가 한 달에 600만~700만명에 달했으나 지난 7월에는 겨우 14만 6천명만 입국했다”면서 “같은 달 싱가포르에는 300만명이 입국했다”고 밝혔다.


이러다보니 “중국 경제는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0.4% 성장하는 데 그쳤고, 이는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덜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NYT의 진단이다.


이같은 사실을 외면한 체 국내의 일부 언론들에서는 외신을 인용해 EU 기업들의 대(對)중국 투자가 오히려 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EU상공회의소의 중국주재 회장인 외르크 뷔트케(Joerg Wuttke)는 NYT에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새로운 유럽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으며, 유럽 최대 기업을 제외한 모든 기업으로부터 관심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뷔트케 회장은 이어 “유럽의 거대 기업들은 지금 중국을 고려대상에서 아예 제외하고 있다”면서 “그들 기업은 중국이 아닌 동남아시아나 인도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0일에는 주중 스웨덴 상공회의소가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회원사들 상당수가 중국의 투자 환경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제로 코로나로 인한 출입국 통제 등 경영환경이 너무 어렵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국의 개인 및 기업 소비자들의 구매 의향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중국이 ‘제조 2025’를 내세워 수입보다 국내 제조를 우선시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서 유럽기업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팬데믹 이전에는 유럽과 중국과의 무역 적자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1120억 달러 수준의 유럽산 제품을 수입한데 반해 3020억 달러 규모의 수출이 이루어졌다. 무역 불균형이 엄청나게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유럽의 국가들과 기업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2일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가 중국이 내년 하반기까지 국경을 전면 개방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이념이 경제를 압도하면서 예전의 매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중국투자, 최악 시나리오 올 수도]


이런 가운데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2일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가 중국이 내년 하반기까지 국경을 전면 개방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이념이 경제를 압도하면서 예전의 매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지정학적 복잡성으로 유럽 기업들은 중국 투자와 관련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라는 경고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중 EU 상공회의소가 21일 발간한 연간 분석 보고서에서 나온 내용을 인용한 SCMP는 “정치적 분쟁의 희생양이 될까 염려하면서 유럽 기업들은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민감한 이슈를 지켜보고 잠재적 위험을 매우 신중하게 평가하고 있다”며 “EU와 중국이 대만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매력이 있기는 하지만 많은 기업이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경계하고 리쇼어링 등 다른 선택지를 고려하며 중국이라는 바구니에 얼마나 많은 계란을 담아야 할지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이념이 경제를 압도하는 중국에서 지도부가 변덕스러운 정책 변경을 시도하는 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인 것이다.


특히 이 보고서는 “EU와 중국이 점점 더 멀어지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더 많은 유럽 기업들이 하나는 중국, 다른 하나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세계를 위한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싸고 비효율적인 경로를 택하고 있다”고 지적한 대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과거에는 중국이 예측 가능했는데,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이러한 특성이 사라지면서 중국이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변해버렸고, 이것이 탈중국을 고려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기업의 엑소더스에 불지른 대만 문제]


이렇게 기업들의 탈중국 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더욱 부채질하는 계기가 바로 대만 위기 문제다. 특히 최근들어 중국의 대만 침공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대만해협 등에서의 중국에 의한 군사훈련이 강화되고, 더불어 대만을 향한 압박이 거세지자 이젠 유럽의회까지 나서 중국을 비난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유럽의회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의 대만을 겨냥한 계속되는 군사적 행동과 도발을 비판하고 유럽연합(EU)과 대만 간 관계 심화를 다짐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럽의회는 결의안을 통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행동 등을 “미래의 계획에 관한 진정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러한 중국의 행동이 세계와 불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의안은 또 “중국의 최근 행동들은 미리 계획된 것이며, 중국 지도부가 대만에 대한 행동을 개시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대만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이 중국의 도발에 대해 '신중하고 책임 있는 대응'을 하는 데 대해 박수를 보낸다”고 적었다.


이렇게 유럽의회가 중국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하고 있는데, 중국과 유럽간의 경제가 잘 돌아갈 리가 없다. 안보가 곧 경제인 시대에서 결국 중국이 섣부른 욕심을 내려 놓지 않는 한 중국 경제가 다시 도약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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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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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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