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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혼돈에 빠진 러시아 - 30만 동원령에 뒤집어진 러시아, 곳곳서 반전시위 - 러시아 전역으로 퍼진 혼돈에 당국 당황 - 30만 예비역 투입해도 전세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
  • 기사등록 2022-09-23 06: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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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동원령에 뒤집어진 러시아]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으로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에서 잇따라 퇴각하는 등 수세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부분적 동원령을 내리면서 러시아가 발칵 뒤집혔다.


푸틴은 21일(현지시간) 시행한 대국민연설을 통해 “서방이 러시아에 핵 위협을 가한다”면서 “러시아의 통합성이 위협받으면 우리는 분명히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현재 예비역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소집될 것이며, 우선 군에 근무했고 특정 전공과 상응하는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대상이 되는 부분 동원령을 내린다”고 선언했다. 러시아에서 동원령이 내려진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스크바의 올드아르바트 거리에 모였으며 이들은 ‘푸틴을 전쟁터로 보내라’, ‘우리 젊은이들을 살려달라’고 외쳤다”면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는 ‘나는 푸틴을 위해 죽고 싶지 않다’면서 항의하는 시민을 경찰이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30만명에 이르는 예비군 동원령이 내려진 이후 러시아는 그야말로 혼돈 상태에 빠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스크바의 올드아르바트 거리에 모였으며, 이들은 ‘푸틴을 전쟁터로 보내라’, ‘우리 젊은이들을 살려달라’고 외쳤다”면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는 ‘나는 푸틴을 위해 죽고 싶지 않다’면서 항의하는 시민을 경찰이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경찰 활동을 감시하는 인권 감시 단체인 OVD-Info에 따르면, 38개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로 인해 최소 1,252명이 구금됐다”면서 “푸틴이 선언한 전시동원령으로 인해 러시아인들에게 있어서 전쟁은 이제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동원령이 비록 부분이기는 하지만 러시아인들 모두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의미다.


NYT는 또한 “부분 동원령에 반대하는 청원이 21일 하루에만 30만명이 넘어섰다”면서 “한 여론조사에서는 푸틴의 전시 부분동원령에 대해 절반 이상이 강력한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지난 2월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정권의 강제적인 언론자유 탄압 및 전쟁 관련 발언 금지 등으로 강압적 분위기에 휩싸여 입을 닫고 있던 러시아의 젊은이들에게 이번 푸틴의 동원령은 반전을 외치는 대대적 시위에 불을 당기는 단초가 되어 버린 것이다.


러시아에서의 반전시위는 이제 온라인으로도 번져가고 있다. 수감 중인 러시아 반체제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Alexei Navalny)는 변호인들이 녹화하고 배포한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푸틴은 불장난을 하고 있다”면서 “이 범죄적인 전쟁이 더욱 악화, 심화하고 있으며 푸틴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여기에 끌어들이려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항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청년 반전 단체 '베스나(Vesn)'도 “이것은 우리의 아버지, 형제, 남편인 수많은 러시아인이 전쟁의 고기 분쇄기에 끌려들어 갈 것임을 의미한다”면서 “이제 전쟁은 모든 가정과 모든 가족에게 닥쳤다”며 시위 참여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어 “푸틴을 위해 죽을 필요는 없다”며 “당국에게 당신은 아무 의미도, 목적도 없는 총알받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모스크바 검찰청은 온라인에서의 반정부 움직임이 거세지자 인터넷상에서 미허가된 가두시위에 합류하라고 촉구하거나 직접 참여할 경우 최고 15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푸틴의 부분동원령 선언이 있은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러시아 전역의 35세 미만 예비역 남성들에게 징집될 수 있다는 통지서를 보냈으며 수일안에 출두하라는 명령서를 병무청으로부터 받았다”면서 “이에 따라 징집 대상이 된 예비역 청년들이 해외로 탈출 러시아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뿐 아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푸틴의 부분동원령 선언이 있은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러시아 전역의 35세 미만 예비역 남성들에게 징집될 수 있다는 통지서를 보냈으며 수 일 안에 출두하라는 명령서를 병무청으로부터 받았다”면서 “이에 따라 징집 대상이 된 예비역 청년들이 해외로 탈출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모스크바에서 무비자로 갈 수 있는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 아르메니아 예레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아제르바이잔 바쿠 등의 직항편은 매진 상태”라면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5개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4개국이 러시아 관광객 입국을 불허하면서 육로를 통한 출국이 가능한 조지아 국경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SNS에는 조지아 국경에 엄청난 차량과 사람들이 러시아를 탈출하려는 인파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소개되고 있다.


한편, 구글과 러시아 검색 사이트 얀덱스에서는 '팔 부러뜨리는 방법', '징병을 피하는 방법' 등의 검색량이 크게 늘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의 정치분석가인 ‘드미트리 오레시킨’은 “러시아 사람은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통해 동원령을 피할 것”이라며 “최근까지만 해도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 식으로 전쟁에 참여했던 러시아 시민들에게 큰 타격이며 이제 전쟁은 이들 집 안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러시아 전역으로 퍼진 혼돈에 당국 당황]


우리 신문은 지난 21일 “푸틴에게 놓인 3가지 선택지”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을 통해 “푸틴의 가장 쉬운 선택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국면전환을 위해 러시아에 전시동원령을 선포하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동원령이 내려지면 젊은이들만 해도 군대에 징집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대중의 지지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푸틴에게 역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푸틴에게 놓인 3가지 선택지


그런데 이 전망 그대로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결국 부분이기는 하지만 전시동원령을 내렸으며, 예상했던 대로 러시아 전역에서는 거센 반발과 함께 대혼돈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정작 당황한 것은 러시아 당국이다. 이렇게도 반발이 거셀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러시아 국방부는 “동원 대상에 대학생과 징집병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동원 대상자의 채무 상환을 유예하는 지원책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권고 사항에는 동원 대상자에 대해 연체된 채무를 징수하지 않고, 압류된 모기지 주택에서 퇴거 당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 같은 사항은 동원 대상자뿐만 아니라 이들의 부양가족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또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번 동원령에 징집병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이미 해외로 투입되어서는 안될 징집병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되어 엄청난 사상자를 낸 터라 그러한 일시적 변명으로 러시아 젊은이들의 반발을 달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황한 러시아의 꼼수는 또 있다. 러시아인들의 엄청난 반발이 이어지자 크렘린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정부가 ‘곧’ 전역자 대상 동원령에서 면제되는 그룹을 발표할 것”이라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이 200만 명 예비군 자원에서 일부만 동원된다면서 ‘부분’ 징집을 강조했는데, 러시아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6시간 지나 대변인 입에서는 “누가 빠질 수 있는지”의 부분 ‘면제’로 초점이 바뀐 것이다. 마치 모두가 새 징집에 응해야 되는데, 그 중 일부는 면제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푸틴이나 쇼이구 발언에 많은 허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분 동원령에 관한 법령이 장관 말과 같은 동원소집 상한선이 명시되지 않았을 뿐더러 학생이나 신병이 예외가 된다고 추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도 입대를 회피하기 위한 뇌물이 성행했지만 앞으로는 더 흔해질 것”이라고 가디언은 내다봤다.


[예비역 동원하면 전쟁 상황 바꿀 수 있을까?]


이렇게 러시아 전역에서의 엄청난 반발을 뚫고 강제로 예비역 30여만명을 동원한다고 하면 과연 러시아는 지금의 전쟁 국면을 전환할 수 있을까?


타스통신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 작전에 동원할 예비군들을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통제 임무에 주로 투입할 계획”이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훈련을 마친 예비군들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등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을 통제하는 임무를 주로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군이 30만명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해서 전세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로 되돌아가보면 20만명의 러시아군에 세계2위 군사대국의 엄청난 화력까지 갖추었기 때문에 당연히 1주일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그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오히려 지금의 전쟁 국면은 우크라이나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의 러시아군 체계로는 또 30만명을 투입한다해도 전세를 뒤집기는 힘들 것이다. 우선 예비역이기는 하지만 전장에 투입된 그들에게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사명감도 없을 뿐더러 전장에 투입된 그들의 목표는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는 것이 주된 목표가 된다. 또한 전투력이 얼마나 강할지도 의문이다. 그런 예비역들을 통해 승리를 노린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여기에 푸틴은 ‘무기는 충분하다’고 장담했지만 그러한 허세포를 믿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게 무기가 충분했더라면 동부 전투에서 그렇게 허망하게 밀려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푸틴이 엄포 놓은 것 같이 핵무기를 쓸 수 있을까? 미국과 나토국들의 참전을 강요하는 핵무기 사용은 푸틴만 아니라 러시아 전체를 패망의 길로 몰고 갈 것임이 분명한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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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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