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中경제, 거의 꼬라박는 수준” - 中경제 0%대 성장, 인위적 부양책도 쓰지 않는다 - 중국의 경기침체, 한국 경제에 악영향 - ‘수출 리모델링’으로 中 의존도 낮춰야 한다
  • 기사등록 2022-07-28 06:25:58
기사수정



[한덕수 총리, “中경제, 거의 꼬라박는 수준”]


“중국 경제가 거의 꼬라박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


바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6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나온 말이다. 한 총리는 이어 “연간 6~7% 성장하던 중국 경제가 지금 0%대 성장으로 내려갔는데 당연히 우리나라 제품들이 중국에 들어가는 건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중국이 대한민국의 무역에 있어 중요하긴 하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만큼 중국 시장이 그렇게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우리가 대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中경제 0%대 성장, 인위적 부양책도 쓰지 않는다]


한 총리의 지적 그대로 지금 중국 경제는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2분기 성장률은 0%대로 주저앉았고 덩달아 고용시장도 최악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 수장인 리커창 총리는 지난 19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주최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와의 특별 화상대화에서 “너무 높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초강력 부양 조처를 내놓거나 돈을 너무 많이 찍어내 미래를 소비해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덩달아 연초에 시진핑 주석이 내세웠던 5.5% 성장 목표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의 저명 경제학자인 차오허핑 베이징대 '디지털 중국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8일 온라인 매체 관찰자망과 인터뷰에서 “5.5%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하반기 성장률이 9%는 돼야 하는데 현실적이지 않다”며 “하반기 성장률은 6%가량 될 것이다. 따라서 올해 성장률을 4.0∼4.5%로 잡는 것이 합리적인 예측”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러한 수치마저도 너무 희망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 경제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소비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고 또한 중국을 강타한 코로나19 충격으로 실업률이 급등한 가운데 청년층이 체감하는 실업률은 특히 높다보니 경제의 활력은 완전히 힘을 잃은 분위기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중국 내 소비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비 성향이 강하던 젊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조차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소비를 최대한 자제하고 저축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온라인 매체 허우랑(后浪)연구소가 40세 미만 2천200명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그렇게 전한 것이다.


원래 중국의 MZ세대는 '소비의 세대'라고 불릴 정도로 소비 성향이 강한 인구집단인데. 이들마저 소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저축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고, 이로 인해 중국 경제의 침체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고용구조의 지속적 불균형은 소득의 발목을 잡아 한계소비성향을 떨어뜨리고 예방적 저축 동기를 강화하게 된다”며 “실업률의 지속적 상승과 구조적 실업의 문제는 실제 소비 회복까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기침체, 한국 경제에 악영향]


문제는 중국 경제가 허우적대면 한국 경제가 고스란히 그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덕수 총리가 중국 경제의 어려움을 ‘꼬라박는 수준’이라 언급하면서 “우리나라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26일 대정부질문에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정부가 ‘대미굽신외교’ ‘반중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은 외교 정책이 경제위기를 더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지만 이는 팩트 자체가 완전히 잘못된 것으로 지금 세계 경제의 흐름을 완전히 자기중심적으로 오독(誤讀)한 것이다.


지금 중국 수출이 줄어들면서 지난 6월들어 이례적으로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대중외교의 탓이 아닌 오로지 중국 경기 둔화 때문이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 중국 수출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흑자를 보이던 독일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이나 독일 모두 대 중국 수출적자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중국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첨단 기술제품과 기계-전기제품 등의 수입이 줄어든 탓이라는 것이 블룸버그(26일)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찐 응우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코로나 제로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 등이 오래돼 경기침체로 이어졌다”면서 “중국 내수용 공산품 수출국이 더 취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추가적인 코로나19 대책 차원의 도시 봉쇄 등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중국 경제성장률 기대치를 낮추는 추세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그런데 중국 경제는 앞으로도 그렇게 전망이 밝지 않다. 갈수록 내수를 중심으로 자국 경제의 순환 중심으로 경제를 이끌려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한국이나 독일 같은 국가들은 대 중국 수출 부진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중국에 대한 수출 호황을 기대하지 않는 무역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관점에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지난 6월 29일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면서 “그래서 우리가 중국에 대안인 시장이 필요하고 또 다변화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대중 수출 의존도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한 것이다.


한마디로 그동안의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프레임에서 안미경세(安美經世; 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로 전환해 가야 하는 시점에 다다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지금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이다.


[‘수출 리모델링’으로 中 의존도 낮춰야 한다]


20년간 지속되어 왔던 대중 무역흑자 시대가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한국의 기업들은 결국 중국 중심의 수출구조에서 전 세계로 다변화하는 획기적인 대전환을 해 가야 한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유독 잘 꿰뚫어보는 삼성은 이미 그러한 ‘수출 리모델링’으로 톡톡한 재미를 봤다. 시장조사 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의하면, 지난 4월,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오히려 9% 성장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4%(판매량 기준)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이유는 북미·유럽·아세안 지역에서 골고루 시장점유율이 3~5%포인트씩 오른 덕분이다. 반면 중국 내 점유율 1%도 되지 않는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시장을 통째로 포기한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오히려 중국 외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어차피 중국 시장에서 승부를 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애국주의를 힘에 업은 중국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그것도 중국 공산당 정부의 시책 자체가 쌍순환 경제로 간다고 공언을 한 상황이라 중국 시장에 미련을 갖지 않고 오히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호주·유럽·인도·베트남 등의 글로벌 반중국 연대 국가들로 시장 확대를 집중했던 것이다. 이러한 지정학적 요인을 이미 간파한 삼성전자의 마케팅이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현대차·기아 역시 올 상반기 중국에서 판매량 14만대, 점유율 1.5%로 최악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지만,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얻었다. 그 이유는 중국이 아닌 북미·유럽·인도·동남아 등 다른 주요 시장에서 판매 및 점유율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 앞으로도 희망 걸지 말라!]


하나 더. 앞으로도 중국 시장에 더이상 미련을 둘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하반기는 물론이고 앞으로의 중국 경제 전망은 날이 갈수록 어두워질 것이다. 여기에 미중간 충돌로 디커플링이 심화되면서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도 심해질 것이고, 또한 제재 또한 한층 강화될 것이다. 그만큼 불확실성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이미 고꾸라진 부동산 경기는 살아날 기미가 전혀 없다. 중국 경제에 있어서 부동산은 활로를 만들어주는 포인트인데 이미 맥이 완전히 끊겨 있어서 심폐소생술로도 다시 살아나기가 힘든 수준이다. 시진핑 주석의 절못된 경제정책이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누려왔던 중국 시장에서의 무역수지 흑자 시대를 더 이상 기대해서는 안된다. 당연히 다변화도 해야 하고, 오히려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재편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 정부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이다 보니 수출로 활로를 찾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정부와 공공부문이 민간과 손을 잡고 세계를 상대로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와 첨단 K무기 수출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들 역시 고유가로 돈이 넘쳐나는 중동의 대규모 건설·플랜트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수출 활로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233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