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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에서 발 빼는 삼성전자 - 20년간 252조원 美에 투자하는 삼성전자 - 삼성전자, 중국 반도체 공장 완전히 철수 가능성 - 칩3동맹 출범하는 대 중국 반도체 수출도 제한될 것
  • 기사등록 2022-07-25 04:37:12
  • 수정 2022-07-25 06: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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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252조원 美에 투자하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향후 20년간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에 총 1921억 달러(약 252조 원)를 투자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미국 주정부에 제출했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담은 세제혜택신청서를 텍사스주 감사관실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담은 세제혜택신청서를 텍사스주 감사관실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20년에 걸쳐 2000억달러쯤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두 지역의 신(新)공장 건설에 책정된 투자금액만 각각 1676억 달러, 245억 달러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현재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 중이고, 지난해 11월에는 테일러에 170억 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후 공사에 들어 갔다.


이에 따라 이번에 발표한 계획서대로 2034년경을 시작으로 10년간 순차적으로 11개의 신공장을 완공하게 되고, 이 모든 공장이 가동하게 되면 삼성전자는 미국에만 14개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일자리 1만 개가 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미 반도체 동맹’이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미국 공장 건설을 서두르는 이유]


삼성전자가 이렇게 미국 공장 건설 계획을 서둘러 발표하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는 텍사스주의 ‘챕터 313 인센티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5월에 이를 신청한 바 있는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설비 투자를 한 기업에 최대 10년간 재산 증가분에 대한 세금을 면제하고 자금도 지원하는 이 제도가 올해 말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되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투자를 발표한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과 관련해서도 챕터 313 인센티브를 적용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삼성의 투자는 텍사스주의 미국 반도체 산업 리더 지위를 공고하게 할 것”이라며 “투자를 늘린 삼성에 감사하다”는 환영 성명을 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삼성전자의 초대형 투자 구상이 미국 의회가 19일 상원 표결을 1차 통과한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WSJ은 “최근 수십 년간 세계의 반도체 생산은 아시아 지역으로 몰려 갔었다”고 전했다. 사실상 반도체 지원법이 세계의 반도체 공장을 미국으로 유치하고자 하는 목적과 함께 ‘반도체 지원법’의 신속한 통과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풀이한 것이다.


반도체 산업 자국 유치에 총 520억 달러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미 반도체 지원법은 반도체 기업에 대한 25% 세금 공제와 인프라 지원 등도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주요 공급망을 자국 내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WSJ에 "현재로서는 신청서에 적시된 새 공장들을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신청서에 담긴 투자 제안은 삼성전자의 미국 사업 확장의 실행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장기 계획 절차를 반영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는 미국 의회에서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되지 않거나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에 걸림돌이 생기면 언제든지 철회할 수도 있다는 압박을 가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반도체 공장 짓는 진짜 이유?]


그런데 삼성전자가 이렇게 미국에 대규모의 투자를 감행하는 진짜 이유가 있다. 우선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동맹, 이른바 칩4(Chip)동맹 때문이다. '칩4 동맹'은 한미일과 대만의 반도체 협력을 확대하고 강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꺼낸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이 의회에서 제정을 심의중인 ‘반도체지원법’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경우 10년간 중국이나 '우려 국가(country of concern)'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물리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도 들어가 있다.


법안은 또 러시아 국가에 대한 신규 투자도 제한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만 오래된 반도체 칩 기술은 제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중간 무역충돌로 빚어진 패권 전쟁에서 중국을 제외한 공급망 재편 작업이 추진되면서 미국의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반도체산업에서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동승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생각해 봐야 할 것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 그렇게 엄청난 투자를 하는 배경에 대한 부분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반도체 한 품목으로만 한국 전체 수출에서 약 13%의 비율을 차지한다. 그런데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생산 비율을 늘리게 되면 당연히 한국의 수출비중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현재 삼성의 반도체 주력 생산기지는 한국이다. 중국 시안에 반도체공장이 있기는 하지만 시안공장은 기술 난도가 낮은 낸드 메모리를 생산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고,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도 14나노 이상의 저부가가치 반도체를 주로 생산한다. 이와 달리 한국 공장에는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이나 극자외선(EUV) 공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앞으로 미국에 세워질 반도체공장에는 당연히 첨단 생산라인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삼성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삼성전자와 대만 TSMC 공장 상당 부분을 자국 영토 안으로 가져오겠다는 계획을 세울 정도로 미국의 반도체 욕심이 워낙 강하다보니 그렇게 가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내 반도체 공장 증설 문제는 어떠한가? 한마디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더 짓겠다고 해도 주민반발이 거세고, 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너무 빈약하다 못해 오히려 방해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실제로 삼성 공장 송전선은 주민 반발로 4년 동안 연결되지 못했고, SK하이닉스는 부지 문제로 2년간 착공이 지연되기도 했다.


미국은 지방정부가 앞장서서 반도체 공장에 대한 세제혜택을 주고 유치에 앞장서는데, 대한민국 국회는 지원하기는커녕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도권 대학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와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 등을 요청했지만 국회는 이를 가로막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반도체공장을 더 지을 수도 없고, 짓는다는 것 자체가 도박에 가깝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여기에 지난 5년간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얼마나 큰 곤욕을 치렀는지 생각해 보면, 한국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반도체 인력 15만명 육성 계획을 내놓고, 반도체 특위까지 만들어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과연 국회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얼마나 협력해 줄지도 의문이다. 그러니 세금도 감면해 주고 다양한 혜택을 쏟아내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중국에서는 완전히 발 뺀다]


미국에 반도체공장을 집중적으로 짓겠다는 것은 사실상 중국으로부터 발을 뺀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정치적 리스크는 이미 경험을 했고, 그 리스크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연히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서서히 중국 비중을 줄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중국 현지 법인에 고용된 인원은 1만7820명이다. 8년 전인 2013년 6만316명 대비 70.46% 줄어든 규모다.


이렇게 고용이 줄어든만큼 중국 현지공장도 축소해 왔다. 2018년 5월에는 선전 통신 공장, 12월에는 톈진 스마트폰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2019년에는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기지인 후이저우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그리고 2020년 7월엔 쑤저우 PC 생산 설비도 철수해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이전시켰다.


현재 삼성전자의 남은 중국 생산기지는 쑤저우 가전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 공장, 시안 메모리 반도체 공장 등 3곳이다. 그런데 이 세 공장 모두 사실상 불과 몇 년안에 가동을 중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공장이야 구세대 칩만 생산하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도 별 문제가 없겠지만 신기술 도입이 중단된 상황에서 가동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초조하게 바라보는 중국]


문제는 한국내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의 중국 수출 문제이다. 칩4동맹이 본격화하면 한국 생산 반도체의 중국 수출 또한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칩4동맹의 발족에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해도 자체 기술만으로 삼성이나 TSMC등의 기술을 따라올 수는 없다. 그말은 중국이 아무리 반도체 자립을 외쳐도 갈 길이 구만리라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의 반도체 수입이 막히면 중국 경제는 한순간에 최소 10년 이상 후퇴하는 참담함을 맛볼 수도 있다. 미국이 노리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대 중국 수출 부분이 줄어드는 부분을 어디서 채워야 할까? 당장 한국 무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대처해 가야 할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칩4동맹’과 관련된 정세분석에서 다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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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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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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