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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홍콩간 시진핑, 뭐가 그렇게 두려웠을까? - 두려움 가득한 시진핑의 홍콩방문, 숨겨진 7가지 이야기 - 홍콩 방문했으면서도 숙박도 하지 않은 시진핑 - 관영언론 통한 모습과 완전히 달랐던 시진핑의 진짜모습은?
  • 기사등록 2022-07-02 21:56:41
  • 수정 2022-07-03 05: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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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 25주년, 홍콩 찾은 시진핑 주석]


자유와 낭만의 상징이었던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으로 반환된 지 25주년을 맞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지난 30일 홍콩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역에서 가진 도착 연설과 다음날인 1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서 화려한 수식어를 써가며 많은 말들을 쏟아냈지만 정작 눈길을 끈 것은 1박2일의 홍콩 방문에서 행한 시진핑의 움직임이었다.


시진핑 주석이 홍콩에서 첫날과 둘째 날 무슨 발언을 했으며 홍콩반환 25주년에 대해 미국과 영국은 어떠한 반응을 보였는지, 그리고 지난 25년동안 홍콩은 어떠한 변화를 겪어 왔는지에 대해서는 Why Times 정세분석 “굿바이 홍콩!”을 참고하기 바란다.


*정세분석 “굿바이 홍콩!” 바로가기:


(1) 왜 비행기가 아닌 열차편으로 홍콩을 방문했을까?


이번 시진핑 주석의 홍콩 방문에서 정말 특이한 것은 항공편이 아닌 고속열차편으로 홍콩에 도착했다는 점이다. 시진핑 주석은 1997년 홍콩 반환 후 행정장관 취임식에 매번 참석했는데 당연히 항상 항공편을 이용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에서 고속철을 타고 홍콩으로 향했다. 코로나 통제 정책으로 현재 일반인은 중국 본토(선전)와 홍콩을 오가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이 고속철을 타고 홍콩을 방문한 것은 일국양제가 이룬 주요 성과인 광둥-홍콩-마카오를 잇는 대만구(大灣區)의 발전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는 리샤오빙 난카이대 교수의 견해를 전했다.


그러나 홍콩의 반중인사들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트위터에 올라온 글들 중에는 “시진핑은 추락을 두려워해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쥐처럼 땅속으로 홍콩에 도착했고 도착 행사도 햇빛없는 지하에서 행해졌다”고 비판하는 내용도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반중인사들의 트윗에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시진핑 주석의 홍콩방문 일정이 철저한 비공개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고속열차가 도착한 웨스트카우룽(西九龍)역에서의 환영행사를 보면 정말 기이한 모습들이 그대로 노출됐다.


(2) 홍콩 철도역 환영단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고속열차가 도착한 웨스트카우룽(西九龍)역에는 아주 어린 소녀들과 건장한 청년들이 중국오성기와 홍콩기를 들고 열렬히 환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청년들의 모습은 어딜봐도 군인들처럼 보였다. 한 네티즌은 환영단의 모습에 대해 “그들을 평범한 시민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지적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그들 가운데 경호원들이나 사용하는 이어폰을 꼽고 있는 이도 있었다”면서 “그들이 평범한 환영인파는 아닌 듯 보인다”고 썼다.


(3) 도착 연설의 진짜 모습은?


시진핑 주석은 홍콩 도착에 즈음하여 거창한 인사말을 했다. 이를 중국 CCTV등은 화려하게 포장해 보도를 했다. 사진이나 화면만 보면 상당한 방청객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그러한 인사말을 했을 것이라 짐작했다.


▲ 중국의 CCTV와 관영언론들을 통해 보도된 시진핑의 도착연설 장면


그런데 CCTV의 보도화면에 잠깐, 그것도 1초 정도 스쳐갈 정도로 비쳐지는 화면이 있었다. 시진핑 주석을 클로즈업 해서 잡은 화면이 아닌 롱샷으로 연단을 잡은 화면이다.


▲ 시진핑 주석이 홍콩에 도착하여 인사말을 할 당시의 실제상황


그런데 해도해도 너무했다. 시진핑 주석의 연설을 듣는 청중은 캐리람 행정장관 등 고위층 인사 딱 4명밖에 없었다. 그것도 정면이 아닌 측면에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그리고 연단 뒤에는 경호원인 듯 보이는 사람이 한 두 명 서 있을 뿐이었다.


공식적으로 배포되는 사진만 보면 대대적인 인파들이 모인 가운데 홍콩 도착 인사말을 한 듯 보이는데 실상은 딱 4명의 고위관리들을 세워 놓고 그야말로 촬영용 행사를 숨어하듯 치렀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무엇이 두려워 그렇게 지하에서 그러한 행사를 치러야만 했을까?


(4) 시진핑 동선, 철저하게 봉쇄한 홍콩


홍콩의 네티즌들이 올린 트윗 가운데는 과거 영국여왕이 홍콩을 방문했을 때의 사진들을 올리면서 시진핑 주석의 홍콩방문 모습과 대조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에는 여왕의 홍콩방문 당시 시장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과 홍콩의 한 가정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 등도 담겨 있었다.


그런데 이와 완전히 비교되는 것이 시진핑 주석의 방문 관련 사진이다. 우선 시내는 텅 비어 있었다. 그 복잡한 홍콩의 중심도시에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완전히 통제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시진핑 주석이 통과하는 거리에는 사람 키보다 훨씬 높은 방벽들이 쳐져 있었다. 당연히 시야가 완전히 차단됐다.


이뿐 아니었다. 홍콩의 주요 도로들마저 완전 폐쇄됐다. 차들의 통행까지 막아버린 것이다. 이 모습에 대해 한 네티즌은 “뭐가 그렇게 두려워서 그러는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5) 홍콩 방문했으면서도 숙박도 하지 않은 시진핑


시진핑의 홍콩 방문 행사는 이틀 동안 치러졌다. 첫날인 30일 홍콩에 고속열차로 들어와서 웨스트카우룽(西九龍)역에서 촬영용 도착 인사말을 한 후 타이포에 있는 홍콩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고, 저녁에 캐리 람 행정장관이 주최하는 비공개 연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시 중국 선전으로 돌아가 하룻밤을 보냈다. 그런 다음 1일 다시 고속철을 타고 홍콩으로 돌아와 홍콩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러한 일정과 관련해 한 네티즌은 “시진핑은 홍콩에서 밤을 보낼 용기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과거 홍콩 시민들이 보여 주었던 민주화 열기나 반 중국 시위가 시진핑 주석 방문으로 또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예 숙박조차 하지 않고 철저하게 보안된 인물들만 참석하는 행사에 얼굴을 내보인 후 다시 중국 본토로 돌아갔다고 비아냥을 한 것이다.


(6) 경계 삼엄한 홍콩


시진핑 주석을 맞이하는 홍콩은 그야말로 경계가 삼엄했다. 이미 주초부터 경계가 강화되기 시작했으며 아예 주요도로에는 이동식 벽이 설치됐고 또 교통도 통제됐다. 홍콩과 본토 선전에선 드론(무인기) 비행도 금지됐다.


그리고 홍콩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3000여명의 내빈과 직원들조차 코로나 전파 위험을 낮추기 위해 호텔 두 곳에서 격리에 들어갔다.


홍콩 시내에는 반환 25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현수막과 축하 조형물들이 가득했지만 축제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7) 철저한 거리두기를 한 시진핑


또 하나, 시진핑의 홍콩 방문에서 특이한 것은 일정 내내 철저한 거리두기를 했다는 점이다. 30일 고속열차 편으로 홍콩 웨스트카우룽(西九龍)역에 도착한 시 주석을 캐리 람 행정장관 등 홍콩 관료들이 열차 문 앞에서 환영했지만 시 주석은 가볍게 목례만 하고 악수는 하지 않았다. 의례적인 환영 인파들과도 손을 들어 인사를 표하기는 했지만 역시 전혀 접촉이 없었다.


다음날 치러진 기념식에서도 참으로 특이한 장면이 연출됐다. 존 리 신임 홍콩 행정장관의 취임 선서를 받는 시진핑은 거리를 10여m 정도 떨어져 있었다. 또한 이날 행사장에서 지난 3월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이나 지난해 7월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과 달리 함성과 기립박수를 보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뿐 아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을 하던 30여 분을 제외하고는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며, 이 행사장에서도 홍콩 행정부 주요 관계자들의 인사를 받을 때도 가벼운 목례만 할 뿐 악수는 하지 않았다. 아마도 코로나가 두려운 탓이었을 것이다.


[시진핑은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이번 홍콩반환 25주년과 관련된 시진핑 주석의 홍콩 행차를 보면서 참으로 씁쓸한 마음이 든다. 어찌보면 영화 ‘트루먼쇼’가 지금 중국과 홍콩에서 리얼타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홍콩인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한 네티즌은 텅빈 홍콩 시내 모습과 함께 중국 오성기와 홍콩기를 거꾸로 게양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면서 “시진핑이 홍콩에 도착하면 붉은 깃발도 거꾸로 걸릴 것”이라 썼다. 아주 의미심장한 글을 올린 것이다.


이번 홍콩반환 25주년을 맞아 홍콩을 찾은 시진핑 주석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은 바로 이것이다.


시진핑은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코로나인가, 아니면 자유를 갈망하는 홍콩시민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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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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