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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에 선전포고한 나토 - 나토 새전략에 ‘중국 도전’ 명시, 중국 위협 대응 공식화 - 러시아를 ‘가장 중요한 적’으로 규정한 나토 - 글로벌 신냉전의 시작, 중국 고립 가속화될 것
  • 기사등록 2022-06-30 15:19:03
  • 수정 2022-07-01 07: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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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새전략에 ‘중국 도전’ 명시]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29일(현지 시간)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규정하는 신(新)전략개념을 사상 처음 채택해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을 공식화했다.


▲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29일(현지 시간)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규정하는 신(新)전략개념을 사상 처음 채택해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을 공식화했다.


2010년 직전 전략 개념에서는 러시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중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나토의 전략개념 변화는 나토가 중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나토가 이번 전략개념에서 명시한 중국 관련 내용은 사실상 러시아와 함께 적대적 관계의 국가로 지정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나토의 실행전략 및 구체적 군사행동 등이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을 모은다. 나토 전략개념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①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은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


② 중국은 불투명한 전략으로 광범위한 정치, 경제, 군사적 도구를 사용해 글로벌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의 악의적인 하이브리드 및 사이버 작전, 대결적인 발언과 허위 정보는 동맹국들을 겨냥하며, 나토동맹의 안보를 해친다.


③ 중국은 우주, 사이버, 해양 부문을 포함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전복시키려고 한다.


④ 중국은 주요 기술 및 산업과 중요 인프라 공급망을 통제하려 한다. 중국은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적 지렛대를 사용해 (국가들을) 전략적으로 종속시키고 있다.


⑤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깊어지는 전략적 파트너십과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약화하려는 그들의 공통되고 강화된 시도는 우리의 가치, 이익에 배치된다.


⑥ 나토는 대비태세를 강화해 동맹관계를 분열시키려는 중국의 강압적인 전술과 노력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다. 다만 중국과의 건설적 관계에는 열려 있다.


⑦ 인도·태평양은 나토에 중요하다. 해당 지역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유럽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


⑧ 우리는 지역을 넘어서는 도전과 공통의 안보 이익을 다루기 위해 인도·태평양의 새로운, 그리고 기존의 파트너국들과 대화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나토의 전략개념 내용들을 보면 사실 이미 미국이 펼쳐온 대 중국 정책을 나토에까지 확대한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을 지정학적 경쟁자로 간주하고 나토 동맹국들에게도 중국에 맞서 공동 전선을 펴기를 촉구해왔었는데 이번에 나토의 전략개념 수정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나토의 전략개념이 안보 상황 변화에 맞춰 나토 30개 동맹국이 향후 10년간의 전략적 방향과 청사진을 담은 핵심 문서이자 최상위 문서라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한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그동안 중국과 협력을 강조했던 유럽의 안보 지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나토의 이러한 전략개념 변화에 부응하듯 영국의 리즈 트러스 외교장관은 중국을 ‘침략자’라고 부르며 서방이 베이징에 맞서 대만 침공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면서 트러스 장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베이징과 모스크바가 더 가까워졌으며 중국이 ‘치명적 오판’을 통해 대만을 공격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트러스 장관은 이어 “서방세계는 더 이상 중국에 의존해서는 안되며 독재에 노출되지 않는 경제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타임스는 보리스 존슨 총리도 전날 “우크라이나에서 후퇴하면 중국이 대담하게 대만을 침공하고 강제로 합병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를 ‘가장 중요한 적’으로 규정한 나토]


나토는 이와 함께 기존 전략개념에서 ‘파트너’로 규정했던 러시아를 이번에 “가장 크고 직접적인 위협(most significant and direct threat)”으로 러시아에 대한 적 개념을 명확하게 명시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위협 수위를 높여온 러시아를 사실상 적대적 국가에 준하는 수준으로 규정해 군비 증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러시아에 대한 나토의 전략개념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러시아가 안보와 유럽-대서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러시아를 더 이상 나토의 파트너로 간주할 수 없다.


② 러시아의 위협과 적대 행위에 대해 단결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계속 대응할 것이다.


③ 모든 동맹국에 대한 억지력과 방어를 대폭 강화하고 나토의 파트너들이 악의적인 간섭과 침략에 대항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반발하는 중국]


나토의 전략개념 변경에 대해 중국은 연일 신경을 곤두세우며 견제와 함께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나토가 지역과 영역을 넘어 집단 대결을 고취한 데 대해 국제사회는 고도로 경계하고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면서 “냉전 사고를 고수하고 집단 대항을 추진하고 패거리와 소그룹을 만드는 것은 민심을 얻을 수 없으며,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도 30일 국내 한 학술대회에서 “나토는 중국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도발적 언행을 중단하고 아시아와 전 세계를 더럽히지 말라고 권고한다”고 말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이어 “나토는 냉전의 산물”이라며 “가상의 적을 만들어 진영 대결을 만들고 냉전 사고를 고수해왔다. 방어적인 조직이라고 하지만 공격 확장성이 뚜렷하고 여러 전쟁에 참여했지만, 성적도 좋지 않았다”면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한 아시아 4개국 파트너 지도자들 [사진=나토]


[아시아 파트너들과 함께 한 나토]


중국이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목은 이번 나토정상회의에 한국을 비롯한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나토의 아태지역 파트너 4개국도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의 대서양 동맹과 태평양 동맹이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에 기반해 연대할 의사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중국은 극한 반발을 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30일 “한일 정상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외교적 자율성 저하를 감수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가 아태지역으로 진출하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매체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일 정상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장기적으로 경제적, 안보적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지역 대립과 분열을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28일과 29일에도 한국과 일본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정면 비판한 바 있다.


중국이 제일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포위전략이 그동안 미국 중심으로 펼쳐졌지만 이젠 유럽의 나토까지 동참하는데다 아시아 국가들까지 동시에 중국 압박작전을 펼친다는 점이다. 이러한 대 중국 전략은 단순한 경제문제에 그치지 않고 군사적 대응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나토의 대 중국 압박은 자칫 중국이 10여년간 공들여 왔던 유럽시장을 완전히 잃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와 안보는 이미 한 몸이 된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나토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나토가 중국으로 관심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전선이 그려지고 있다”면서 “글로벌 신냉전”이 시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나토로 하여금 러시아에 대한 실체를 명확하게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러한 러시아를 암묵적으로 지원하고 지지하는 중국에 대해 러시아와 같은 수준의 ‘위험한 나라,’로 규정하게 만드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역사적 터닝포인트가 글로벌 정치 구도는 물론이고 경제구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중국 역할론은 이미 막을 내렸고, 중국의 패권장악 꿈도 이미 무너져 내렸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렇게 세계의 정치·경제·사회 구도를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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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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