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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호주 총선에 시진핑 사진이 등장한 이유? - 미국, 중국 모두 촉각 곤두세우는 21일의 호주 총선 - 스콧모리슨의 전략; 노동당의 친중정책 공격 - 야당 노동당, 중국과 선 그으며 쿼드, 오커스 지지 의사 표명
  • 기사등록 2022-05-19 14:15:12
  • 수정 2022-05-19 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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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촉각 곤두세우는 21일의 호주 총선]


쿼드의 핵심 국가요 미국의 주요 안보 동맹인 호주의 총선이 21일 치러진다. 그런데 지난 2013년부터 집권해 온 보수 성향의 자유당(자유·국민연합)과 좌파 성향의 야당인 노동당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그동안 스콧 모리슨의 집권 여당은 미국의 주요 아시아·태평양 동맹국 역할을 톡톡히 하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전략적 선택을 해 왔는데 총선 결과에 따라 이러한 호주의 외교노선이 완전히 뒤집힐 수도 있어서 미국도 이번 총선의 결과에 대해 크게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스콧 모리슨이 이끄는 집권 여당 자유당과는 달리 제1 야당인 중도좌파 성향의 노동당은 스콧 모리슨 정부의 외교 노선을 두고 '최대 시장 중국을 배척하는 위험한 전략'이라고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모리슨 총리는 노동당이 '친중(親中)'이라며 맞섰지만,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로는 오히려 노동당이 자유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호주는 의원내각제여서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게 되는데 이번 선거는 하원 전체 의석과 상원 76석 중 40석을 뽑는 대규모의 선거다. 이중 하원 전체 151석 중 76석 이상을 차지하는 정당이 집권당이 되면서 당연히 총리직도 차지하게 된다. 지난 선거에서는 자유국민연합이 총합 77석을 확보해 노동당(68석)을 상대로 근소 우위를 차지했었다. 나머지 의석은 녹색당 등 소수 정당과 무소속 의원들에게 분배됐다.


▲ 호주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뉴스폴`이 지난 10~13일 유권자 15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노동당은 54%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며, 반면 집권여당인 자유국민연합은 46%를 보이고 있다.


호주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뉴스폴'이 지난 10~13일 유권자 15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노동당은 54%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며, 반면 집권여당인 자유국민연합은 46%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 투표가 실시된다면 노동당이 하원 85석, 지유국민연합이 60석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유당이 희망을 갖는 것은 총리로서의 적합도는 자유당의 스콧 모리슨 43%, 노동당의 앤서니 앨버니즈 42%로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스콧모리슨의 전략; 노동당의 친중정책 공격]


전반적으로 열세에 있는 집권 여당 자유국민연합이 마지막 승부수로 던지는 이슈는 바로 노동당의 친중정책을 공격하면서 안보 문제를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모리슨 총리는 “재집권 시 노동당보다는 중국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며 유권자의 반중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


반면, 앨버니즈 노동당 대표는 모리슨 정부의 외교 기조를 두고 “초강대국(중국)과의 전쟁 가능성을 높인다”고 비판하고 있어서 결국 호주 국민들의 반중정서가 선거의 판세를 뒤흔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지난 8일 열린 자유당의 스콧 모리슨 총리와 노동당의 앤서니 앨버니즈 대표 간 공개 토론의 핵심 쟁점 역시 ‘중국 위협론’이었다. 모리슨 총리의 자유국민연합이 이렇게 중국과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안보이슈를 대대적으로 꺼내든 이유는 최근들어 또다시 중국에 의한 안보위협론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호주 국방부는 올해 1월 중국 해군함정이 호주 공군 대잠초계기를 향해 레이저빔을 발사했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5월 13일에는 “중국 정보수집함이 서방 잠수함 등을 지원하는 호주 해안 군사시설에 접근해 첩보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피터 더튼 호주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정보수집함이 엑스마우스의 '해롤드 E 홀트 해군기지' 인근을 지나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기지는 미국 등 동맹국들의 잠수함 등을 지원하는 해군 통신 기지다.


더튼 장관은 “그들의 의도는 해안선을 따라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이렇게 남쪽까지 내려왔다는 점에서 도발행위”라고 주장했다. 호주 국방부는 자국 연안에서 정찰을 수행한 중국 선박을 815형 정보함인 '하이왕싱함'이라고 확인했다.


이런 상황에 중국이 최근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와 중국군의 현지 파견을 허용하는 안보협정을 맺은 것도 이번 호주 총선에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8일 열린 공개 토론에서 모리슨 총리는 “솔로몬 제도의 중국기지는 ‘레드 라인’”이라며 “중국이 군사기지를 건설하지 않도록 동맹국과 협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야당에서는 보수 자유당의 외교 책임론을 거세게 제기했다.


현재 판세로 보면 중국과 솔로몬 제도 간 맺어진 안보협정이 모리슨 총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노동당의 앨버니즈 대표가 솔로몬제도와 중국간에 손을 잡도록 방치한 책임을 더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앨버니즈 대표는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안보협정을 체결한 것은 모리슨 정부의 대규모 외교 참사”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모리슨 총리는 “노동당 부대표 리처드 말레스가 지난 몇 년간 중국 관련 발언을 해온 걸 보면, 중국 정부의 입장을 능가할 정도”라며 “앨버니즈 대표가 노동당 내 친중파 때문에 중국에 대항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역공했다.


▲ 호주의 보수적 로비단체인 `어드밴스 오스트레일리아`가 고용한 차량이 시진핑이 야당인 노동당 후보에 투표하는 사진을 걸고 거리를 달리고 있다. 집권당인 자유국민연합은 ˝노동당이 중국에 유화적˝이라고 비난한다.[사진=CNN캡쳐]]


이렇게 중국 문제가 선거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또 토론에서의 쟁점사항이 되면서 집권여당인 자유당은 바로 중국 문제를 막판 승부수로 띄운 것이다. 자유당은 선거 포스터나 빌보드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 얼굴을 전면적으로 부각시켰다.


이와 관련해 호주의 매체들도 여당인 자유∙국민연합은 물론, 야당인 노동당, 군소 정당에 이르기까지 선거구의 상대 후보를 ‘중국의 꼭두각시’ ‘중국의 스파이’로 모는 현상을 집중 보도하고 있어 흥미를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선거전략은 호주인들의 반중정서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이고, 더불어 중국에 의한 안보 위협에 호주인들이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해 호주인들이 중국의 정부체제와 역내(域內) 군사활동에 대해선 각각 92%, 93%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중국 기업의 호주 투자에 대해서도 79%가 ‘부정적’이었다. 단지 중국인(76%), 중국 문화∙역사(68%)에 대해선 여전히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결국 중국인 자체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 의한 안보 불안에 대해 호주인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스콧 모리슨 현 총리가 속한 자유당 측은 “노동당은 중국에 유화적”이라는 주장을 강력하게 부각하고 있다. 지난 5일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토론에서도 국방 장관인 피터 더튼 하원의원(자유당)은 “노동당이 중국 공산당이랑 뒷거래를 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이 모리슨 정부의 패배를 원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노동당=중국친화적 정당”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집권 여당의 공격에 대해 노동당은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집권여당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면서 적극적으로 노동당의 친중 이미지 탈색에 나서고 있다. 과거 지나치게 중국에 편중되었고 더불어 중국의 로비를 받은 적도 있었던 역사들을 지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은 개인과 기관을 통해 호주 총선과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16년에는 맬콤 턴불 총리의 자유당 정부에서 중국인 억만장자가 200만 달러를 노동당 상원의원을 비롯한 정치권에 뿌린 것이 호주 정보기관에 드러나 호주 사회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로비스트였다. 이후 외국인의 정치자금 기부가 금지되고, 중국 IT 기업인 화웨이는 호주의 5G 구축 사업에서 축출됐다.


지난 2월 9일에도 호주 대간첩 안보 기구인 국가안보정보원(ASIO)은 중국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ASIO 마이크 버지스 원장은 “최근 호주 총선을 앞두고 한 외국 정부 기관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정치인을 심으려고 시도한 것을 발각했다”며 “그들이 선거에 간섭하려는 음모를 저지했다”고 밝혔다.


버지스 원장은 당시 국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호주 안보 관계자들은 중국 스파이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에 출마하는 노동당 후보를 매수하려 했다고 호주 언론에 전했다. 중국 공산당의 지원을 받는 사업가가 호주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후보에게 선거자금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버지스 원장은 “외국의 스파이 활동을 테러리즘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스캔들 이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21일 치러지는 호주 총선을 ‘반(反)중국전’으로 규정하고, 연일 노동당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거가 있기 때문에 TV토론에서도 노동당의 앨버니즈 대표는 “국가 안보에는 이념이 없다”며 중국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노동당이 결코 중국 친화적 정당이 아니라는 사실을 극구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어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CCP)의 성격을 바꿨고, 중국은 더 전진 배치적∙공격적이 됐다”면서 “호주는 당연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당도 중국을 겨냥해 미·영·호주가 지난해 9월 결성한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와, 미국·호주·일본·인도의 인도·태평양 안보 기구인 ‘쿼드(Quad)’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촉각 곤두세우는 중국]


아마도 이번 호주 총선에 미국과 함께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나라가 아마 중국일 것이다. 만약 노동당이 집권하게 되면 지금의 스콧 모리슨 정부와는 달리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등거리 외교'를 펼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스콧 모리슨 총리가 ‘친미반중’의 외교 노선을 내건 지도자라는 점에서 매우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일단 스콧 모리슨 총리가 물러난다면 새로운 호주-중국 관계가 세워질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조용한 침공』의 저자인 클라이브 해밀턴 호주 찰스스터트대 교수는 “노동당 정부가 들어선다고 외교 노선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겠지만, 현 정부 아래에서 이뤄진 강력한 반중국 정책들이 상당히 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예상은?]


현재 객관적인 예상은 당연히 여론조사 결과대로 노동당이 제1당이 되는 것이다. 특히 집권여당인 자유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것은 지난 2019년 산불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의 영향이다. 당시 스콧 모리슨 총리는 산불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하와이로 비밀 가족여행을 떠나 빈축을 샀고, “나는 소방호스를 잡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식의 궁핍한 변명을 해 더 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여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길었던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대한 불만과 코로나19 백신의 느린 보급, 또 최근 발생한 대홍수에 대한 지원이 더뎠다는 비판이 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그러나 집권에 한발짝 다가선 노동당의 앨버니즈가 집권 능력에 대해 검증된 바가 전혀 없다는 것은 부담이다. 그래서 스콧 모리슨 총리는 ‘능력 있고 검증된 팀에 대한 신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금 호주는 변화를 원하는 노동당 지지 세력과 저력을 가지고 있는 자유당 세력간에 강력한 충돌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총선에서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에서는 노동당이 이기는 것으로 나왔지만 집권 자유당이 승리한 바 있어서 선거의 결과를 함부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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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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