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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실패를 부르는 푸틴의 착각과 오판 - 푸틴, 대령처럼 전투 지휘. 우크라 전쟁 실패 요인 -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푸틴, 지나친 간섭 불러 - 스스로의 세계에 갇혀 있는 푸틴, 오판 불러와
  • 기사등록 2022-05-18 13:43:32
  • 수정 2022-05-18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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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령처럼 전투 지휘. 우크라 전쟁 실패 요인]


세계 제2위의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믿었던 러시아군이 전력상으로는 비교도 안되는 우크라이나군에게 패퇴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특히 러시아군들이 전투 현장에서 오합지졸로 우크라이나군에게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전쟁 초기만 해도 러시아군의 그러한 군사전략 실수가 현장지휘관이 아닌 전장으로부터 800km 떨어져 있는 모스크바 최상부의 지휘 명령에 의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들이 있었다. 그것이 과거 소련제국의 전쟁 지휘 체계이기도 하고, 더불어 하위 지휘관들에게 명령권을 주지 않는 러시아군의 독특한 군사문화로 인해 그렇게 전쟁 수행에 비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분석들이었다.


▲ 영국의 더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특별 군사작전`이라는 명목으로 우크라이나 전격 침공을 명령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단급 작전까지 일일이 관여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영국의 더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특별 군사작전'이라는 명목으로 우크라이나 전격 침공을 명령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단급 작전까지 일일이 관여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더타임스는 서방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창모장(합참의장격∙상급 대장)과 머리를 맞대고 전장에 있는 러시아군의 전술 대대 병력 움직임까지 일일이 진두지휘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더타임스는 “러시아군에서 대령이나 여단장은 일반적으로 2개 대대 장병 900명을 통솔한다”면서 “경우에 따라 러시아 전술대대가 입은 인적 타격이 워낙 심해, 700명까지 줄어든 대대 병력도 있는데 이들의 전술적 이동까지도 푸틴이 지시한다”고 밝혔다.


서방의 군사소식통은 이어 “(푸틴의 이러한 지시는)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전략을 수립하지 않고, 소포를 나르는 격”이라면서 “푸틴의 이러한 지나친 간섭이 러시아군의 실패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더타임스에 전했다.


결국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군사전문가도 아닌 푸틴이 직접 전장 현장까지 지나치게 간섭하면서 지휘를 하는데 큰 원인이 있다고 더타임스는 분석한 것이다.


문제는 전쟁이 단 한 군데서만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다양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설사 대단한 전쟁전문 전략가라 할지라도 이를 세세히 다 지휘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할 수 있다. 더더욱 전장 상황이 수시로 변하고, 현장에서 돌발상황도 자주 일어나는데 그러한 일들까지 수백km 떨어진 지휘소가 다 알 수도 없을 것이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푸틴, 지나친 간섭 불러]


그런데 푸틴은 우선 자신이 대단한 군사전문가라고 착각하고 있고, 더불어 현장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는 엄청난 오판 때문에 전쟁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고 또 지휘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푸틴의 행동은 일단 현장 지휘관들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히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고, 더불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그렇게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지휘통제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옛소련의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인 푸틴의 경우, 실제 전투 경험은 소련 시절 포병대대를 잠깐 지휘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진다. 크렘린궁이 올린 동영상에 따르면 푸틴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피터 폴 요새를 방문한 자리에서 “포병대대장으로 중위 계급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것도 실전을 치른 것도 아니다. 그런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직접 진두지휘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더타임스는 “러시아군의 실패는 푸틴의 간섭이 촉발한 측면이 크다”고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건너려다 우크라이나군에 발각되면서 러시아군은 70여 대의 탱크와 장갑차, 최대 1천500여 명의 병력을 잃은 사건이 있었는데, 이 도하작전에도 푸틴 대통령이 관여했다”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크게 실패했다고 말하는 상징적 사건 중의 하나가 12명 정도의 러시아군 장성들이 전장에서 사망한 것인데 이렇게 현장 자휘관의 부재를 몰고온 중요한 요인 역시 사실상 전장의 최고 지휘관들을 현장 통제관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전장에서의 독려관 정도로 활용하다보니 최전방에서 우크라이나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러시아군은 서방 군대와 비교했을 때 위에서 아래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톱다운' 방식으로 움직인다"면서 이러다보니 “당연히 현장 지휘관들은 실권도 없고 그러다보니 실제 전장에서 부대원들이 지리멸렬해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면, 수시로 변화하는 현장 상황에서 돌격과 퇴각 등의 간단한 명령부터 시작해 끊임없는 작전 수행명령들을 현장의 지휘관들이 내려야 하는데 그러한 권한이 없다보니 당연히 전장에서 지휘관들이 의미없는 존재로 전락하면서 부대원들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에 대해 벤 베리 전 영국군 여단장은 “정부 수반은 군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더 나은 일을 해야 한다”며 “일상적인 활동에 매몰되기보다는 정치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실패 책임은 회피하는 푸틴]


그런데 정말 가관인 것은 자신이 세세하게 지휘했던 전쟁에서의 실패 책임을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 돌린다는 점이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전 정보작전 주도권이 국가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에서 군 정보조직인 총정찰국(GRU)으로 넘어갔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푸틴이 이러한 조치를 내린 배경인데, 텔레그래프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치욕스러운 '키이우 후퇴'도 결국 FSB의 정보전 실패가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잇따르는 러시아군 장성 전사, 해군 핵심 자산인 모스크바함 격침 등도 결국 FSB의 실수 또는 무능으로부터 빚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숙청 이후 러시아군의 전세는 좋아졌을까? 전혀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가장 큰 피해를 본 동부 시베르스키도네츠강 도하사건이 FSB 숙청 이후에 일어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패배 원인은 다른 곳, 곧 푸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스스로의 세계에 갇혀 있는 푸틴, 오판 불러와]


그런데 푸틴의 무능함도 문제지만 푸틴의 결정을 그렇게 어리석게 만드는 주위 환경 또한 러시아 패배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다시 말해 푸틴 주변에 정확한 현실을 제대로 보고하는 이들 대신 ‘예스(Yes)맨’ 참모들에게 둘러싸여 러시아군 전황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듣고 있다보니 당연히 엉뚱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지난 3월 30일(현지시간) “푸틴은 러시아군이 얼마나 나쁜 성과를 내고 있고,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얼마나 휘청거리는지 잘못된 정보를 받고 있다”며 “고위 참모들은 진실을 말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얼마나 쇠퇴했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 정보기관 GCHQ 제러미 플레밍 국장도 이날 호주국립대(ANU) 연설에서 “푸틴의 참모들이 작전 실패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등 러시아군의 지휘통제 시스템이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4월 11일(현지 시각)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만과 고립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미국과 유럽 전문가들은 “푸틴이 편견과 왜곡된 정보에 사로잡혀 고립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한다면서 “푸틴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며, 인터넷에도 거의 접속하지 않다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시각과 정보들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결국 주위에서 어떤 정보를 심어주느냐에 따라 푸틴의 모든 결정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의 러시아 전문 조사 기관인 마야크 인텔리전스의 마크 갈레오티는 “황제의 식탁엔 나쁜 소식이 올라오지 않는다. 푸틴의 고립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 접촉이 제한되면서 더욱 심해졌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 관료들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빨리 붕괴될 것이란 가정하에 침공을 단행했다”면서 “러시아 국영 뉴스는 개전 초기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미 도망갔다고 선전했다”고 말했다. 아마도 푸틴 역시 러시아 국영TV의 보도를 그대로 믿었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러시아 언론인 미하일 지가르는 “푸틴이 2014년의 기억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2014년 2월 우크라이나에서 친러시아 성향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민중 봉기로 축출되고 친서방 임시정부가 들어서자, 즉각 개입해 우크라이나를 내전 상태로 빠뜨렸다. 당시 러시아는 크름반도를 신속히 자국에 병합했다.


이러한 푸틴의 망상적 가치관에 더해 푸틴 주변에 강경파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이들은 푸틴에게 러시아가 지금 완벽하게 승리하고 있으며 더욱 더 몰아붙일 것을 주문하는 이들로 넘쳐나다는 것도 문제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4월 20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변 전쟁 강경파에 의존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심각한 경제·정치적 비용에 대해 다른 관료의 의견을 무시한다”면서 “푸틴은 지금도 서방의 경제적 기습 공격은 실패했으며 러시아는 이에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푸틴을 둘러싼 최측근들은 대부분 푸틴의 고향이자 정치 행보를 시작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들로 알려져 있다. 이중에서 특히 푸틴과 가장 오래한 심복인 ‘레닌그라드(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옛이름) 트리오’는 강경파 중의 강경파다. 이들이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의 이념적 근거를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푸틴의 올리가르히(Oligarch)도 최측근 세력으로 꼽힌다. 이들 가운데 석유 재벌 이고리 세친의 경우는 다스베이더, 또는 ‘지구상 가장 무서운 인물’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푸틴의 오른 팔’로 꼽힌다.


이들이 유도광인 푸틴과 함께 유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 파벌인 ‘유도크라시(judocracy·judo+bureaucracy)도 핵심 측근 그룹에 포함된다. 이러한 최측근들이 푸틴에게 달콤한 말만 해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푸틴 귀에 좋은 소식만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반드시 현실을 직시할 날이 오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때가 아닌가 싶다.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푸틴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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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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