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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흔드는 美, 대만 괴롭히는 中 - ‘하나의 중국’ 통째로 흔드는 미국, 국무부 대만 관련 내용 수정 - 더 강화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중국 고립 강화 - 군사적 긴장도 가속화, 中, 美항모 타격 훈련 실시한 듯
  • 기사등록 2022-05-17 13:12:41
  • 수정 2022-05-17 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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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중국’ 통째로 흔드는 미국]


대만을 향한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갈수록 잰 걸음으로 대만을 국제무대에 등장시키려 하고 있고, 이를 위해 중국이 애써 지키려 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마저 완전히 흔들어 버리고 있다.


▲ 미 국무부는 5월 들어 공식 사이트에 올려진 `미국과 대만의 양자관계 개황`(Fact Sheet)에서 그동안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게재되어 있던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미 국무부는 5월 들어 공식 사이트에 올려진 '미국과 대만의 양자관계 개황'(Fact Sheet)에서 그동안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게재되어 있던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당연히 강력하게 반발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지난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대만 일부 인사들은 미 국무부가 대만 관련 내용을 수정했다고 떠벌리며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려고 한다”며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허구화하며 빈 껍데기로 만들려는 행동을 멈추고, 실제 행동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측이 양자관계 개황을 수정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허구화하거나 속 빈 강정으로 만드는 방해 술수”라면서 “대만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대만 해협의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는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중국이 반대하고 있는 대만의 세계보건총회(WHA) 참여를 지원하는 법안에 서명하고 나서 주목을 끌었다. 이 법안의 핵심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각종 국제기구에서 퇴출된 대만의 복귀를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역시 중국 당국이 강력하게 반발할 내용들을 담고 있다. WHA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최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이달 22∼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에는 미-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연 자리에서 “아세안과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자유롭게 개방적이며,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이 우리가 모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표현인 ‘자유롭게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강조하며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해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아세안 회원국에 해양 경비대 배치 및 쾌속정 지원 등을 위해 6000만 달러(약 77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모두 명확하게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바이든 정부의 공세가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지역 순방을 앞두고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에서 대 중국 관련 중요한 논의들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인도-태평양전략에서의 대 중국 전략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 강화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우크라이나 전쟁의 와중에도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은 좀 더 구체화되고 본격화되고 있다. 일단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중요한 윤곽은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 때에 더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주도 등 경제적 영향력 억제를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경제 구상인 IPEF가 출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IPEF는 단순한 경제공동체가 아닌 ‘경제적 쿼드’라고 불릴 정도로 대 중국 포위망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곧이어 토니 블링컨 장관의 대(對)중국 전략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지역 순방 이후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하게 될 2022년판 인도-태평양전략은 중국 고립이라는 큰 틀을 명확하게 제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 이번에 발표하게 될 블링컨의 전략 내용은 이미 지난 2월에 큰 틀의 인도-태평양전략 내용은 공개되었기 때문에 대 중국 전략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도 한-미-일 3각 공조에 아세안 국가들과 힘을 합쳐 중국에 대한 글로벌 협공에 나서는 것이 핵심으로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인도-태평양전략의 보고서는 중국의 부상에 따른 '산적한 도전'을 언급하면서 “중국이 최고의 열강이 되기 위해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결합하고 있으며 중국의 강압과 공격성은 전 세계에 걸쳐 있지만 인도태평양에서 가장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의 점증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는 만큼 이 지역에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보고서는 또한 “중국이 규칙과 표준을 변경하는 데 성공할지는 향후 10년간 미국과 동맹의 공동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며 “동맹과의 공동전선으로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다시 말해 해외의 동맹, 파트너와 접근법을 일치시키면서 전례 없는 협업을 통해 중국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협업 대상으로는 5개 동맹국(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태국)을 먼저 거명한 뒤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뉴질랜드,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태평양 도서국가들을 파트너로 예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억제 이니셔티브와 관련해 해당 지역에 무기와 인프라 등 '사전 배치된 군(軍) 자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지난 3일(현지시간)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군이 유럽에 사전 배치한 자산 덕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는데,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이외의 태평양 지역에도 관련 계획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언급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어 “유럽 방위 이니셔티브가 사전 배치된 자산 재고에 대한 기반을 닦았다”고 설명하면서 “태평양 억제 이니셔티브 투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해당 전구에서 더 나아갈 능력을 보장하기 위해 인프라 등 많은 것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스틴 장관은 “우리가 미래에 인도·태평양에서 더 많은 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분명히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의 이날 발언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억제 이니셔티브에 따라 혹시 있을지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해 자산을 신속히 전개할 수 있도록 태평양 지역에서 미군 기반시설 확충과 각종 무기 배치 등 태세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도 중국의 위협을 분명히 거론하면서 “2023년도 국방 예산안에서 태평양 억제 이니셔티브에 약 60억 달러(약 7조6천억 원)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의 새로운 국방 전략에 따라 괌의 미사일 방어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력과 인프라, 주둔, 준비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적 긴장도 가속화]


이렇게 외교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팽팽히 맞서 있는 가운데 군사적 활동도 서로에게 지지 않겠다는 강한 열망을 표출하고 있어 갈수록 충돌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 해군연구소가 운영하는 군사 전문 매체 USNI뉴스는 11일(현지시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타클라마칸 사막의 훈련 기지에서 미국 해군 기지에 정박한 선박을 재현한 모형들을 놓고 공격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USNI뉴스는 이어 ”중국군 당국이 대함 미사일 훈련을 위해 타클라마칸 사막에 항공모함 모형을 만든 데 이어 사막의 동부 가장자리를 따라 대형 항모 크기의 목표물부터 소형 선박과 해군 기지까지 일련의 모형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당 모형들이 대만과 괌의 해군 기지와 유사하게 생겼다“면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의 군사기지를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12일 보도했다.


대만 해군사관학교 교관 출신 군사전문가 루리시는 ”이들 모형의 형태가 대만 북동부 이란현에 있는 쑤아오 해군기지와 매우 유사하다“면서 ”목표물이 된 모형 선박은 대만 해군기지의 키드(USS KIDD·9천200t)급 구축함으로 보인다“고 SCMP에 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전투기들을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침투시키고 있다. 지난 15일에도 중국 군용기가 대만 서남쪽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16일 보도했다.


자유시보는 항공기 위치 추적 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계정 '대만서남공역'을 인용해 중국 군용기가 올해 들어 100일째 대만 ADIZ에 진입했으며, 횟수로는 총 346회에 달한다고 전했다.


중국군의 빈번한 대만 ADIZ 진입은 랴오닝함 항모전단이 최근 대만 동부 해역에서 연례 전술 훈련을 한 것과 관련이 있은 것으로 보인다. 랴오닝함 항모전단은 지난 3일부터 대만 동부 해역에서 8일 연속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벌인 바 있다.


이러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훈련에 맞서 미군 특수부대가 대만 남부에서 대만군과 함께 낙하산 침투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연합보 등은 지난 9일 남부 핑둥(屛東)현 차오저우(潮州) 지역 관계자의 페이스북 등을 인용, 대만군 낙하산 훈련장에서 실시된 대만 특전부대와 외국군의 훈련 소식을 전했다.


”낙하산 훈련에는 대만군과는 전혀 다른 복장 표식의 외국군이 고공침투장비를 착용하고 대만에 없는 회색 낙하산을 이용해 대만군과 함께 공중 강하 훈련을 했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외국군은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국 특수부대 그린베레 작전팀(ODA)으로 파악됐다.


또한 미 해군은 10일 7함대 소속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포트로열이 대만 해협을 통과하면서 대만 보호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당연히 강력 반발했지만 미 해군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대만해협을 지나가면서 항행의 자유작전을 펼쳤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고 대만 해협을 자국의 '앞바다'로 여기기 때문에 미국 등 외국 군함의 통과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미 해군은 지난 4월에도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샘슨함을 대만 해협으로 보낸 바 있다.


대만도 중국의 무력침공을 상정한 대대적인 지휘소 훈련(CPX)에 들어갔다.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은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한광(漢光) 38호 훈련의 일환인 지휘소 훈련이 이날 북부 타이베이의 다즈(大直) 지역에 있는 국방부의 지휘소에서 각 작전구의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CPX 훈련에서는 최근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진입과 원양 항해 훈련 등 군사 활동으로 인한 각종 가능성을 상정한 대만군의 대처 조치 등을 16일부터 닷새간 실시한다“고 연합보가 전했다. 특히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시사점도 분석해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훈련이 관심을 모으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단순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워게임'이 아니라 '전민방위작전 도상 워게임 시뮬레이션'으로 변경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 합참이 개발한 것으로 미 태평양사령부를 중심으로 한국, 대만, 일본 및 미군이 주둔한 지역들과 동시에 연결, 합동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워게임 모델로 알려졌다.


이 훈련을 바탕으로 오는 7월에는 실제 병력을 동원해 실시한 군사 훈련도 실시된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와중에도 대만에서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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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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