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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공황상태에 빠진 북한, 韓 백신 못받는 이유? - 北 코로나 위기, 김정은 통제 불능 상태 - 北 노동신문의 코로나 치료법, 버드나무 끓여 먹으라 - 北 의료상황 열악해 한국지원 백신 받아들이기 어려워
  • 기사등록 2022-05-16 13:45:25
  • 수정 2022-05-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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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상태에 빠진 북한]


북한에 코로나19가 급속하게 전파되면서 공황상태에 빠졌다. 그동안 북한은 철저하게 코로나 청정지역이라는 것을 강조해 왔지만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2020년 2월부터 오늘에 이르는 2년 3개월에 걸쳐 굳건히 지켜온 우리의 비상방역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했다”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병 및 확산소식을 전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던 북한이 지난 12일 확진자가 나왔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전날 주재한 정치국 회의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조선중앙TV 갈무리)


이러한 위기 상황은 이날 새벽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소집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정치국회의에서 공식 인정했다. 여기서 김정은이 말한 ‘최대비상 방역체계’란 북·중 국경을 봉쇄하고 주민·물자의 이동에 제한을 가하던 기존의 방역 대책을 뛰어넘는 극단적 방역 조치로 추정된다.


현재 추정키로는 이날 회의가 열린 시각은 새벽 2시 경으로 확진자 보고를 받은 김정은이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평소와 달리 자정 이후 평양에서 통신량이 급증한 정황이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본다면 밤 늦게 김정은이 코로나 전파 관련 보고를 받고 곧바로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것은 코로나 확산 관련 보도도 당일 곧바로 이루어졌다. 이는 경호상의 이유로 1호 행사(김정은 참석 행사)를 통상 하루나 이틀 뒤 보도하는 관례를 깬 것으로, 북한 당국이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에 대해 CNN은 “북한의 황폐한 의료시설은 전염력이 강한 질병에 걸린 많은 환자들을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북한 인구 대부분이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코로나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신문은 16일, “14일 오후 6시부터 15일 오후 6시까지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39만 2920명의 유열(열이 있는)환자가 발생했고, 15만 2600여명이 완쾌되었으며 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노동신문은 이어 “지난 4월말부터 5월 15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유열자 수는 121만 3550명이며 그 중 64만 8630명이 완치되었고 56만 4860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현재까지의 사망자 총수는 50명”이라고 전했다.


[북한,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


북한은 그동안 국경봉쇄까지 단행하는 극단적인 고립조치를 통해 코로나 청정지대임을 자랑해 왔다. 그런 북한이 자체적으로 조사해 밝힌 바로는 오미크론 변이 BA.2,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이 대대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북한 당국이 대처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그동안 국제기구 코백스(COVAX)가 주겠다는 백신조차 수용을 거부할 정도로 코로나 백신 접종 자체를 전혀 하지 않은 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한 나라다. 그 외에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불리는 에리트레아라는 나라도 백신 미접종국이다.


문제는 북한처럼 의료 시설이 최악이고 주민 영양 상태도 안 좋은 상황에서 유행하면 더 파국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쩌다가 이런 지경이 되었을까? 북한은 그동안 스스로 코로나 청정국이라 주장해 왔지만 이미 북한 내부에 코로나가 어느 정도 확산되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예견되어 왔었다. 그런 북한에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대대적 확산을 한 것은 지난 4월 하순경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원인은 지난 4월 15일의 김일성 생일 110주년, 25일의 항일 빨치산 결성 90주년 등의 행사가 겹쳤고, 이들 행사들이 군중 시위와 무도회, 체육대회, 인민예술축전, 열병식 등으로 치러졌다. 열병식만 하더라도 약 2만여명이 동원됐고, 열병식후 전국으로 흩어졌던 참가자들을 다시 평양으로 불러 김정은이 참석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것도 청년 수만 명과 조를 나눠 공개된 것만 무려 57차례나 릴레이 사진 촬영을 한 것이다. 물론 모두 노마스크였다. 단체 사진 한 조에는 적게는 300명, 많게는 800명 정도가 한 조를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이것도 하루에 다 찍은 것이 아니고 27일과 28일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열병식에 참가한 장병들과 사진 촬영을 했고, 평양 시민들과도 1호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30일에는 군 최고위 간부들과 촬영한 사진이 공개됐고, 5월 1일에는 열병식 카드 섹션에 동원된 평양시 내 대학생, 청년들과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찍힌 사진이 공개된 것만 57장이라는 것이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북한의 코로나 확산은 바로 전국의 군인들이 평양으로 모였고 또 이들이 기념 촬영을 하느라고 또다시 모이고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정은의 1호사진이 북한내 코로나 확산의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15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군인들 속에서는 4·25 열병식에 참여했던 군인들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4일 ‘전국적으로 알 수 없는 열병’ 확산과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 확진 증세가 나타나자 ‘외출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물론 이러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입은 북·중 간 밀무역과 지난 1~4월 일시 재개됐던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코로나 유입의 통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제로백신 북한, 어떻게 해야 하나?]


분명한 것은 지금의 북한 상황은 김정은 정권이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CNN도 13일(현지시간) “북한의 황폐한 보건 인프라는 감염성이 높은 질병에 걸린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는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코로나 환자를 구별하기 위한 시스템조차 갖춰져 있지 않다. 북한이 지금 확진자라는 용어 대신 유열자라는 말을 쓰는 것도 따지고 보면 유전자 증폭 검사를 위한 진단 도구가 부족해 확진이라는 용어를 쓰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발열이 없는 무증상 감염까지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 수는 몇 배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고 북한이 제대로 된 의료체계가 갖추어진 것도 아니다. 북한 스스로 “대부분의 경우 과학적인 치료 방법을 잘 알지 못한 데로부터 약물 과다 복용을 비롯한 과실로 하여 인명 피해가 초래됐다”며 복약 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인정했다.


오죽했으면 노동신문까지 직접 나서 “버드나무잎을 우려서 하루에 3번 먹으라”고 주민들에게 권했겠는가? 또한 노동신문은 “기침 나면 꿀” “숨차면 창문 열기” “마음을 편히 가지라”고도 했다. 이렇게 4주가 지나도 “피를 토하거나 기절, 출혈 등이 있으면 병원을 찾으라”고 했다. 아마도 코로나 치료법으로 ‘버드나무’를 들고 나온 집단은 북한이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북한의 의료 현실이다.


결국 현재 북한이 처한 상황에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려면 유일하게 백신 투여말고는 답이 없다. 문제는 백신을 어떻게 도입하여 북한 주민들에게 접종시켜야 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동안 북한의 김정은은 사실 중국의 백신에 대해 불신감을 피력해 왔다. 그래서 중국산 백신이 아닌 미국산 백신 도입을 희망한다는 말이 나돌기까지 했다.


그랬던 북한이 14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김정은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를 열고 “우리의 방역 부문이 다른 나라 선진국들의 방역 정책과 방역 성과와 경험들을 잘 연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중국 당과 인민이 악성 전염병과의 투쟁에서 이미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 성과와 경험을 적극 따라 배우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중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12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북한이 직면한 방역 상황에 완전히 공감한다”며 “동지이자 이웃나라, 친구로서 중국은 북한의 방역을 수시로, 전폭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북한 김정은은 중국산 백신의 효용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중국산 백신 지원 요청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진정시키기 위함이다. 지금 북한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 그만큼 불안감과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중국산 백신을 도입해 접종을 하면서 주민들을 진정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윤석열 정부 또는 미국 등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며 통일부에 대북 접촉을 지시했지만 북한은 16일 윤 대통령에 대한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 우리 민족끼리는 이날 “윤석열 패들이 남조선 각 계층의 비난 규탄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혈세를 탕진하며 대통령 사무실을 용산으로 옮긴 이후 새로 입사한 집의 명판을 어떻게 달겠는가 하는 문제로 무척 모대기고 있다(괴롭거나 안타깝거나 해 몸을 이리저리 뒤틀며 움직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은 남쪽으로부터 백신 등의 코로나 관련 지원을 받을 의향이 별로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남쪽의 지원을 외면하려 할까? 사실상 효용성이 전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북한에는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이는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도 대도시는 괜찮지만 그 대도시들을 조금만 벗어나도 의료상황은 너무나도 열악해 영하 20도 콜드 체인을 갖춰야 하는 기반시설을 갖출 수가 없다. 그래서 중국이 끝내 mRNA 백신 도입을 하지 못하고, 중국산 백신만 고집하면서 다른 방도가 없으니 ‘제로 코로나’라는 이름으로 도시 봉쇄만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이러니 북한은 더욱 말할 나위가 없다. 수시로 전기가 나가는 북한이라 mRNA 백신을 지원해 줘 봤자 곧바로 폐기처분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북한에 mRNA 백신을 제공하려면 발전차에 냉동보관차량도 함께 보내줘야 한다. 여기에 당연히 의료지원 인력도 함께 보내줘야 한다. 그러니 북한이 남한의 지원을 받을 요량 자체를 아예 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남쪽의 지원을 받는다면 알약 치료제말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진단 자체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알약 치료제만 쓸 수도 없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그나마 수준을 따라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중국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식으로 전면 봉쇄 조치를 함께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코로나 확산 소식을 전한 이후에도 초대형 방사포 3발을 쐈고, 7차 핵실험도 준비 중이다. 비상식적 방역에 북한 주민들은 죽어 나가는데 김정은 정권은 그 와중에 도발을 일삼고 있다.


‘버드나무’로 코로나에 맞서겠다는 김정은 정권, 이러한 시대착오적 폭정을 그대로 두고 보고만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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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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