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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깊은 수렁에 빠진 푸틴, 출구가 안보인다! - 우크라이나 전쟁 전개 방향 결정 못한 러시아 - 결국 장기전으로... 이유는 ‘대책이 없어서...’ - 푸틴의 남은 수는 오직 핵무기뿐, 과연 어떤 결정을 할까?
  • 기사등록 2022-05-11 13:53:43
  • 수정 2022-05-12 0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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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수렁에 빠져 헤매는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이 만든 우크라이나 전쟁의 깊은 수렁에 빠져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푸틴은 자신이 만든 재앙으로부터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면서 “이 전쟁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푸틴은 자신이 만든 재앙으로부터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면서 “이 전쟁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WP의 칼럼니스트이자 외교 정책 분석가인 맥스 부트(Max Boot)가 쓴 이 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연설을 분석하면서 푸틴이 아직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의 '출구 전략'을 찾지 못했으며, 전쟁이 더욱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사실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 행사에서 그동안 서방진영의 예측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식적인 전면전 선언이나 핵무기 사용 위협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지도 하지 않았고, 또한 전쟁을 끝내겠다는 어떤 신호조차 보내지 않았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 내의 나치세력 소탕이라는 명분을 분명히 제시했었는데 이번 전승절 연설에서는 ‘우크라이나’라는 단어를 한 번도 쓰지 않았고 대신 ‘돈바스’라는 지명만 다섯 차례 언급했다.


이는 전쟁의 명분이 된 우크라이나 내의 나치세력 소탕은 이미 사라져 물거품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더불어 이번 전쟁에서의 승리 기준을 돈바스지역 완전 점령으로 마무리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만들었다.


맥스 부트도 “푸틴이 일각의 예상과 달리 전승절에 대규모 동원령을 내리지 않은 것은 당장 군사적 이득이 없고, 국내 여론만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맥스 부트는 이어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향해 핵 위협을 가하지 않은 것도) 푸틴이 고립돼 오판하기 쉬운 환경인데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푸틴이 이성적인가에 대해 논쟁이 있었는데, 푸틴의 군대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핵 위협을 하지 않은 건) 푸틴이 그래도 미치진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대신 그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서방에 돌리고, 현 상황을 나치에 저항한 2차 세계대전에 비유하며 자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개 방향 결정 못한 러시아]


한마디로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러시아 푸틴의 뜻대로 전개되지는 않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키이우에서의 퇴각을 만회하기 위해 돈바스에 집중하고 있지만, 미 전쟁연구소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돈바스의) 어떤 축에서도 이렇다 할 진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문제는 러시아 지도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할지 방향조차 못 잡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문제 분석가 이가르 티슈게비치도 9일, “(전승절 열병식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러시아군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또한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Andrei Kolesnikov) 선임 연구원도 “푸틴의 계획은 더욱 오리무중이 되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푸틴 대통령이 매우 계산적인 사람인데도 당장 전쟁의 출구를 찾지 못해 우려된다”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나토와 유럽을 분열시킬 것으로 오판했다”면서 “푸틴이 큰 실수를 했다”고 평가했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푸틴은 축하해야 할 승리가 없음을 인정한 것”이라며 “그로서는 승리를 선언할 이유도, 이미 2개월 넘게 끌고 온 전쟁을 선포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CNN에 전했다.


[결국 장기전으로... 이유는 ‘대책이 없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일단 지금의 전장 상황을 그대로 끌고 나가겠다는 것이고, 이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 사실상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콧 베리어 미 국방부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10일(현지 시각)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모두 승리하고 있지 않다”며 “일종의 교착 상태”라고 했다.


또한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돈바스 전투로 이 전쟁이 끝날지 확신할 수 없다”며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고, 그는 여전히 돈바스를 넘어선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는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점령한다해도 전쟁은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헤인스 국장은 이어 “푸틴이 자신의 야망과 현재 러시아의 군사적 역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직면하면서, 앞으로 몇 달간은 예측할 수 없고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협박하고 있는 전술핵 사용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서 징후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 했다.


헤인스 국장은 “러시아가 실질적인 위협을 인지하는 경우에만 푸틴이 핵 사용을 허가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 전에 많은 단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소 짓는 미국]


이렇게 우크라이나 수렁에 빠져 헤매고 있는 러시아를 바라보며 미국은 세계 제2위의 군사대국이라는 러시아의 실체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확인했다는 점, 더불어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의 힘을 완전히 빼 버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기양양하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장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미 당국자들의 확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장은 미국의 외교·안보 역량이 유럽에 쏠려 있지만, 여러 징후로 볼 때 미국이 인도태평양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이번 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같은 직접적인 전쟁비용과, 서방의 각종 제재로 수년간 힘든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는 당연히 당분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되고 이는 미국의 세계 전략에서 러시아를 자동 탈락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면서 오직 인도-태평양전략, 곧 중국 견제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엄청난 이득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안보 무임승차'라는 지적을 받아온 유럽 국가들이 국방력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미국 입장에선 호재다. 이는 당연히 유럽에서의 미국 부담을 덜어주기도 하고 덩달아 미국의 동맹으로서 유럽이 인도-태평양전략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독일이 사실상 재무장을 한다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기로 했다. 독일이 계획대로 국방비를 늘린다면 2020년 세계 7위이던 군사비 지출액이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미국 입장에서 더더욱 여유를 갖는 중요한 이유는 중국이 그동안 미국을 향해 큰 소리를 칠 수 있었던 배경 중의 하나는 러시아와 연계해 미국에 대항하겠다는 전략이었는데, 이번 전쟁으로 말미암아 중국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오히려 러시아가 중국의 지원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비빌 언덕이 졸지에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러시아는 이미 미국의 대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히 입증되었으며 러시아군이 나토군을 대적하기에도 벅찬 수준이라는 것이 입증된 만큼 미국은 중국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고 오히려 유럽과 나토군이 역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을 지원할 여력도 생긴다는 점에서 미국이 든든해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국방당국자도 블룸버그에 “유럽이 자체 방어력을 좀 더 갖춘다면 미국이 아시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인도태평양에서 군대와 무기의 이동, 경제적·정치적 유대 확장 등 다양한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의 남은 수는 오직 핵무기뿐]


상황이 이렇게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긴장은 남는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푸틴이 말하지 않은 것에 있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푸틴의 연설 내용에 대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한 국내 방어용이었다”면서 “이날 연설에서 대규모 동원령이 거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러시아가 그런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 타임스는 이어 “푸틴이 연설에서 러시아 군인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유족에게 지원을 약속 했다”면서 “이는 푸틴이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을 예상하며, 전쟁이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분명한 함의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푸틴을 연구해 온 정치 분석가 타티아나 스타노바야(Tatiana Stanovaya)의 말을 인용해 “푸틴은 많은 러시아인이 전통적인 공휴일로 여기는 전승절 행사를 긴장 고조의 신호를 보내는 기회로 삼는 건 적절치 않다고 봤을 수 있다”면서 “그의 시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인 만큼 이를 저지하기 위한 본보기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지금 푸틴에게 남아있는 카드는 유일하게 핵무기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 신문이 여러 번 강조했지만 푸틴의 핵무기 사용은 러시아 뿐만 아니라 푸틴의 종말을 뜻한다. 그래서 미국도 바로 그러한 푸틴의 마지막 카드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미국이 나서서 푸틴에게 명에로운 퇴장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방법도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과연 막다른 길에 다다른 푸틴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게 될지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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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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