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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韓 나토 사이버방위센터 가입, 中 방방 뛰는 이유? - 中, “韓 나토 사이버방위센터 가입, 역내 갈등 부추겨” -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 "우크라꼴 난다" 한국 협박 - 中, 한국이 나토와 연대해 러시아-중국 포위 나설까 두려워해
  • 기사등록 2022-05-11 13:44:31
  • 수정 2022-05-11 14: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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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韓 나토 사이버방위센터 가입, 역내 갈등 부추겨”]


한국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사이버방위센터(CCDCOE)에 가입에 대해 중국이 ‘역내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는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버안보 기구로 이에 대해 자크 타리엔 나토 사이버방위센터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사이버 영역에서 평화를 수호하고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단합되고 헌신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정회원으로 가입한 국가 중 비(非)나토국은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을 대표해 사이버방위센터에 참여한 국가정보원은 “△글로벌 사이버 위협 대응 전략 △핵심 기반시설 보호 방법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노하우 등을 습득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 중 북한발(發)이 70~80% 정도이고 그 다음이 중국발”인 것으로 파악된다.


▲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6일 논평을 통해 한국이 나토 사이버방위센터에 가입한 것에 대해 “미국 주도의 나토가 사이버 방위 영역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하기 위한 체스판에 한국을 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 가입에 대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6일 논평을 통해 한국이 나토 사이버방위센터에 가입한 것에 대해 “미국 주도의 나토가 사이버 방위 영역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하기 위한 체스판에 한국을 끌어들였다”면서 “나토가 사이버 방위를 한반도,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확대해 지정학적 문제에서 서방 간섭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다즈강 소장은 “한국의 참여는 한국이 미국 주도의 다른 정보 체계들에 합류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평가했다.


다즈강 소장은 이어 “미국 하원이 지난해 9월 2022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처리하면서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를 한국, 일본, 인도, 독일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소개했다.


홍콩에 기반을 둔 군사전문가 쑹중핑도 “만일 미국이 사이버 방위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하려고 하고, 실제 군사적 충돌에서 이기려 한다면 정보 수집에서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면서 “미국 주도 사이버 방위와 정보 그룹들의 재조합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쑹중핑은 이어 “한국은 미국 주도 그룹에 자국의 안보를 걸고 있지만 나토와 협력을 심화하거나 혹은 나토에 가입한다면 자신을 더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의 안보는 나토의 정치적, 군사적 심복이 되기보다는 주변국들과 상호 신뢰를 쌓을 때만 보장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도 같은 날 뤼차오(呂超) 랴오닝(遼寧)사회과학원 남북한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사이버전쟁은 현대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한국의 NATO 사이버방위센터 가입에 대해 “만약 중국을 대상으로 사이버전쟁이 발생하면 한국은 나토의 입장에 서서 중국의 사이버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논평했다.


▲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의 트위터 계정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 한국 협박]


특히 한국의 나토 사이버방위센터 가입에 대한 중국의 본심은 ‘중국의 거친 입’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구시보의 편집인을 맡아 왔던 ‘후시진’의 발언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후시진은 지난 5일, 한국의 나토 사이버방위센터 가입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만약 한국이 이웃 국가들에 적대적으로 돌아서는 길을 택한다면 그 길의 끝은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이러한 후시진의 발언은 중국의 본심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즉, 러시아의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원래가 러시아의 영토’라면서 침공을 당연시한 것 같이 한국의 새정부가 중국에 대해 적대적인 정책을 펼칠 경우, 우크라이나와 같이 중국의 침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어서 논란을 낳았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7년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정상회담 파트너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한국은 과거에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이 한국의 나토 사이버방위센터 가입에 민감한 이유?]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이렇게 한국의 나토 사이버방위센터 가입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까?


(1)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 조짐에 대한 우려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간 강하게 결속하면서 중국에 대항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중국의 제2인자인 왕치산 국가부주석이 참석한 것도 한국 정부의 미국 쏠림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국 정부를 중국의 품에서 내놓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가 표출된 것이라는 의미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9일, “중국 고위 지도자들이 2020년 이후 해외 순방을 자제해왔다”면서 “이번 방문은 중국 정부가 한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부각한다”고 짚었다.


중국 칭다우 소재 해양대 국제관계학의 팡중잉 교수도 “분명한 사실은 중국과 미국 모두 한국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왕치산 부주석의 방문은 경제에서 안보에 이르기까지 한국과의 좋은 관계를 관리하려는 중국의 강한 열망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친(親)미 성향의 대통령은 중국의 외교 정책에 도전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도 10일자 사설에서 왕치산 국가부주석의 윤 대통령 취임식 참석에 대해 “중국은 중한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매우 큰 성의를 보였다”며 “동시에 중대 이익과 관심사가 걸린 민감한 문제에서 중국은 어떠한 변경이나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지금까지 미국은 한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한층 더 강화했고, 미국의 통제하에 있는 나토도 앞으로 한반도에 촉수를 뻗을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을 인도·태평양 전략 포석에서의 바둑돌 하나로 바꾸려 하는데, 이것이 한국의 대 중국 관계에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열흘만에 한미정상회담을 연다는 것도 중국에게는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요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미 9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 임기 개시와 관련, “한미 동맹은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축”이라면서 “한국의 새 정부와 양국간 현안 뿐만아니라 지역 문제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사실 중국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것이 미중간 균형외교가 아닌 한미동맹 중심의 외교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미 ‘포괄적 전략 동맹 강화’를 기본틀로 제시한 바 있어서 중국 입장에서는 매우 거북스럽기 짝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한미동맹이 강화된다는 것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더 이상 지탱하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중국 입장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언제든지 우호 관계에서 대립관계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한미동맹-나토로 이어지는 중-러 대한 방위망 강화 우려


이렇게 한미동맹이 강화되면 이를 징검다리 삼아 미국의 중국과 러시아 포위전략에 한국도 깊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주목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이미 그럴 가능성이 엿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 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윤대통령은 이어 “개별 국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아와 빈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 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 시민으로서의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 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하여 도와야 한다”고 했다.


사실 윤대통령의 취임사 내용은 중국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만 하다.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국제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이러한 외교방향을 눈치 챈 중국 정부가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 가입에 쌍심지를 켜고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미동맹 강화가 한-미-일 군사협력 심화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중국과 러시아 고립 정책으로 전개될 것임이 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렇게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구체화하는 도구로 나토가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우려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미국은 이미 나토의 확대를 공언해 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나토 비회원국과 협력을 강조하면서 '아시아·태평양 4개국'(Asia-Pacific Four· AP 4)을 언급했다. 사실상 AP 4를 포함하는 나토의 확대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이러한 나토 확대의 정지작업으로 지난 4월 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파트너국 합동 외교장관 회의를 연 바도 있다. 결국 확대된 나토는 당장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적·경제적·군사적 지원을 논의하는 장이겠지만 나아가 중국과 러시아를 포위하는 국가들 연합으로 나아갈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에 가입했다는 것은 나토의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진척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니 중국이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한편, 중국의 반발을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한국이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에 가입함으로 인해 한국을 향해 사이버 장난을 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고, 중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사이버 전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 기술이 뛰어난 한국 정부가 참전하게 된다는 점에서 완전히 ’도둑이 제발 저리는 격‘이라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래저래 중국은 윤석열 정부의 출범으로 초긴장 상태다. 그렇다고 함부로 한국 정부를 다룰 수도 없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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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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