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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다가오는 푸틴의 종말 - 포린어페어스, “푸틴 종말 도래, 러시아 미래 불확실" - “‘푸틴 정권’ 붕괴, 무력 충돌 가능성도 있다 - 푸틴 최악 시나리오, 돈바스 친러 세력 붕괴-군사적 패배
  • 기사등록 2022-04-28 22:07:13
  • 수정 2022-04-29 08: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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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종말 도래, 러시아 미래 불확실"]


미국의 격월간 외교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아주 의미심장한 글이 실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푸틴주의 강령(The Code of Putinism)’의 저자인 브라이언 테일러(Brian D. Taylor) 미국 시라큐스대 러시아정치학과 교수가 4월 26일(현지시간) 기고한 ‘푸틴 이후 권력승계(The Power Struggle After Putin)’라는 글에서 “어떤 형태로든 블라디미르 푸틴(69) 대통령의 종말은 오고 있으며, 러시아의 미래는 더 불확실해지고 있다”면서 “푸틴의 통치가 끝나면, 러시아는 매우 지저분하고 폭력적인 과도기를 맞게 될 것”이라 경고했기 때문이다.


▲ 미국의 격월간 외교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아주 의미심장한 글이 실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테일러 교수는 “지난 3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을 향해 ‘이런 사람이 러시아를 통치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말한 후 그 말이 러시아의 정권교체를 암시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하기는 했지만 의도적이든 아니든 우크라이나에서의 침략전쟁을 끝내는 가장 빠른 방법은 푸틴을 없애는 것이라는 생각들이 널리 퍼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테일러 교수는 “그렇다고 푸틴이 즉각적인 암살 위험이나 쿠테타, 대중혁명의 위기에 직면한 건 아니지만, 끊임없이 제기되는 푸틴의 건강 이상설이나 앞서 언급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등은 푸틴의 실각에 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란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했다.


테일러 교수는 이어 “러시아의 탐사보도 매체인 더 프로엑트(The Proekt)가 푸틴 대통령이 갑상선 암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면서 “이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갑상선암 전문의를 35차례 진료를 받았으며,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59차례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해 이스라엘 의사인 마이클 프뎀더만은 “일반적으로 암을 포함한 갑상선 질환은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먼저 진단한 뒤, 종양 전문의와 외과의가 치료에 참여한다”며 갑상선암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문제는 안정적인 절차에 의한 권력 이양이 아닌 극단적 통치자의 종말은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테일러 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사망하거나 면직 등의 사유로 통치가 끝나는 경우, 러시아는 극심한 내분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했다.


테일러 교수는 이어 “지난 20년간 러시아를 통치한 푸틴 대통령은 헌법을 두 번 고치고, 의회와 헌법재판소의 기능을 축소하면서 국가의 공식 규칙과 제도를 약화시키고 ‘질서있는 권력 이양 장치’를 제거해 2036년까지 장기집권의 틀을 마련했다”면서 “야당 인사를 탄압해 투옥·살해까지 한 그가 사망이나 실각을 하게 되면 심지어 중국의 지도자의 변고보다 훨씬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물론 러시아 헌법에 따르면, ‘푸틴 이후 권력 승계’는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다. 즉, 대통령이 임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경우,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임명되며, 러시아 상원은 2주 안에 대통령 선거일을 결정한다. 이 법적 절차대로라면 미하일 미슈스틴(56)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다. 과거 1999년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사임할 때도 당시 푸틴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가 대통령에 선출된 바 있다.


[푸틴 그 후, 누가 대통령이 될까?]


문제는 푸틴의 실각이 현실화된다면 이러한 법적 절차대로 권력이 승계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테일러 교수는 “푸틴 실각 이후 차기 대통령은 법 절차보다 엘리트 간 권력 쟁탈전을 통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선 권력 승계 서열 1순위인 모스크바 출신인 미슈스틴(Mishustin)은 정치인이라기보다는 ‘관료적’ 인물에 가까우며, 푸틴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이나 상트페테르부르크 태생도 아니다.


그는 러시아 연방 세무청장을 거쳐 2020년 총리로 발탁됐으며, 2008년 독일 도이체방크의 파트너였던 러시아 투자회사 UFG의 사장을 역임했다. 푸틴 대통령과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하키 열성 팬’이라는 점 정도밖에 없다.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그가 56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라는 점이다.


당연히 그는 권력 기반도 약하기 때문에 설사 푸틴의 뒤를 이어 대통령직에 앉는다 할지라도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테일러 교수는 “미슈스틴이 설사 권력 승계를 받는다 할지라도 대통령직의 원만한 수행을 위해 우군을 확보하려 하겠지만 내부의 치열한 경쟁도 격화될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린겔바흐 미국 볼티모어대 교수는 정치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푸틴의 대안으로 꼽히는 다른 어떤 인물보다 미슈스틴에게 주어진 임기는 짧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권력 승계 서열 1위인 미슈스틴 외에 푸틴 이후의 새로운 지도자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안전보장이사회 부의장, 바체슬라프 볼로딘 두마(하원) 의장,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 등이 거론된다”고 테일러 교수는 분석했다.


다만, “이들은 쿠데타보다는 ‘합종연횡’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권을 확실히 보장해줄 ‘후계자’를 찾은 후 그를 미슈스틴 총리의 대항마로 내세워 안정적인 권력 이양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테일러 교수는 내다봤다.


테일러 교수는 이어 “푸틴의 이너서클에서 대선 후보를 배출할 경우, 세계는 ‘선거 결과가 미리 정해지지 않은 러시아 대선’이라는 매우 희귀한 광경을 목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후계자를 찾지 못한다면 러시아는 파벌주의 경쟁에 빠질 수 있다”고 테일러 교수는 우려했다. 과거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 사망 후 이오시프 스탈린(1879~1953)은 치열한 권력 투쟁을 거쳐 지도자의 지위에 올랐으며, 스탈린 사망 후 니키타 흐루쇼프(1894~1971)는 군대를 동원해 경쟁자를 쳐내기도 했다.


[“‘푸틴 정권’ 붕괴, 무력 충돌 가능성도 있다”]


테일러 교수는 이어 “푸틴 실각 이후 ‘푸틴 정권’의 붕괴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정치학자 안드레아 켄달-테일러와 에리카 프란츠(Kendall-Taylor & Frantz)의 조사에 따르면 독재 정권은 의외로 긴 지속성을 갖지만, 푸틴 정권과 같은 ‘일인 독재’는 정권교체에 매우 취약하다. 특히 군주제·일당체제·군부독재 등은 지도자 사망 뒤 5년까지 76%가 유지됐지만, 일인 독재 정권은 같은 기간 44% 유지된 데 그쳤다.


물론 시리아나 북한 같이 가족에게 직접 이양해 정권을 이어가는 예외적인 상황도 있지만 푸틴은 딸들에게 통치를 위한 교육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테일러 교수는 “푸틴 정권의 붕괴와 러시아 엘리트의 권력 투쟁이 무력충돌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권력 투쟁에서 지는 쪽은 굴복하기보다는 반격을 원한다”며 “때론 탱크와 총을 쓰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1993년 옐친과 남은 소비에트 의회 사이의 권력 투쟁은 러시아에서 2주간의 ‘이중 권력’을 낳았고, 탱크가 의회에 포탄을 발사하는 무력충돌로 끝났다. 또한 1999년 옐친에서 푸틴으로의 전환기 때는 분리된 체첸 지역에서 전쟁이 재개된 것과 동시에 모스크바 아파트 단지에서 일련의 폭탄 테러로 수백 명이 사망한 적도 있었다.


푸틴이 2008년 임기 제한 때문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했을 때도, 경쟁 세력은 서로 같은 계급의 핵심 인사를 체포하도록 조직한 바 있다. 이는 승계 투쟁에서 영향력을 얻기 위한 정치적 인질 탈취의 한 형태였다. 이렇게 러시아의 리더십 전환은 매우 지저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테일러 교수의 전망이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와 잔혹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핵 강대국 러시아에서 푸틴의 실각과 푸틴 정권의 붕괴 가능성은 전 세계적인 우려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푸틴]


분명한 것은 푸틴에 의해 자행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야말로 명분이 전혀 없는 침략전쟁이라는 것이다. 러시아의 안보가 불안하다는 이유 하나로 타국을 무력으로 침공하고 막대한 살상을 자행했다. 이는 주권존중 원칙이 기본인 국제법을 완전히 위배한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서방을 향해 3차 세계대전까지 들먹거리고 있다. 무리하게 전쟁을 시작한 푸틴이 자신의 예상대로 전황이 흘러가지 않자 3차 세계대전이라는 무리수까지 내던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유럽 전체를 인질로 도박을 하겠다는 의미다.


푸틴의 이러한 경고는 대단한 실수라고 아니할 수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전쟁을 러시아와 온 유럽, 여기에 미국이 개입된 나토까지 맞붙어 싸우겠다고 전선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유럽사회는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도록 결사적으로 돕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게 된다. 미국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좌시할 수 없도록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푸틴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나가면서 러시아가 스스로 지치도록 만드는 전략이었지만 이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목표 자체를 변경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이 유럽사회를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푸틴도 러시아에게 다가온 위기를 직감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25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을 찾은 인사들에게 “적들이 전쟁에서 이김으로써 러시아를 내부에서부터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먼저 전쟁을 일으켰음에도 편집증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그만큼 푸틴도 지금의 위기를 직감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의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David Ignatius) 칼럼니스트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이미 전투력에서 25%가 상실될 정도로 너무나도 큰 타격을 입었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제재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면서 “여기에 러시아의 글로벌 파워도 급속도로 약화되고 있으며 이로인해 크렘린의 꿈은 우크라이나 평원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초강대국은 때때로 의도치 않게 패배한다”면서 “푸틴은 지금 출구전략을 스스로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험한 꼴을 진짜 볼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18일(현지시간) 월터 러셀 미드(Walter Russell Mead) 칼럼니스트의 글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번 전쟁이 돈바스, 몰도바 지역에 있는 친러 세력의 붕괴와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결속력 강화, 그리고 종합적인 군사적 패배로 끝나는 것”이라면서 “이런 결말은 개인적인 굴욕을 넘어 그의 정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으며, 러시아의 국제적 입지와 이미지가 심리적, 전략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고, 러시아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런데 푸틴은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지금 상황은 그러한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고 있다. 그야말로 예측하기 어려운 정치적 결과가 푸틴의 눈 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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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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