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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초토화된 러시아정보국 FSB - 대대적으로 숙청당하는 러시아 비밀정보국 FSB요원들 - 푸틴의 책략가 게라시모프 장군의 계획 완전 실패로 판명 - 전쟁 계획 완전히 리셋해야할 처지에 놓인 푸틴
  • 기사등록 2022-04-13 13:28:56
  • 수정 2022-04-13 15: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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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으로 숙청당하는 러시아 비밀정보국 FSB요원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푸틴의 계획대로 진전되지 않고 오히려 침공 한 달 만에 병력의 20%를 잃은데다가 군 장성 9명까지 전사하면서 분위기가 사실상 실패로 흐르자 이에 대한 책임을 러시아의 최고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이 뒤집어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실패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분노하면서 150명 이상의 FSB 요원들이 해고되었으며 그 중 일부는 체포된 후 수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실패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분노하면서 150명 이상의 FSB 요원들이 해고되었으며 그 중 일부는 체포된 후 수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에 집중적으로 숙청 대상으로 떠오른 조직은 푸틴이 FSB 국장이던 1998년에 설립되어 구소련 국가들을 러시아의 궤도 안에 두는 목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던 해외첩보 책임 부서인 제5국이다. 이 부서의 책임자였던 세르게이 베세다(Sergei Beseda, 68)는 지난 3월 가택연금된 후 최근 모스크바에 있는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됐으며 러시아 연방 조사위원회 군사부문 조사국에서 그의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온라인 탐사보도 전문매체 벨링캣(Bellingcat)의 크리스토 그로체프(Christo Grozev)는 이에 대해 “FSB 제5국 요원들의 집단 숙청은 침략 전 우크라이나의 실제 상황에 대해 크렘린궁에 거짓 정보를 보고했다는 이유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앞서 영국 더타임스는 지난 3월 12일, “베세다 국장이 전쟁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지에서 환영받을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우크라이나의 저항 강도에 관해서도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이 러시아군 부진의 원인이 됐다는 이유로 아나톨리 볼류흐(Anatoly Bolyukh, 66) 부국장과 함께 가택연금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현재 볼류흐 부국장의 상태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 당국 역시 베세다 국장과 볼류흐 부국장의 상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FSB 제5국은 세르게이 베세다가 물러나고 그리고리 그리셰프(Grigory Grishaev)로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군사 정보 전문가 안드레이 솔다토프(Andrei Soldatov)는 “세르게이 베세다 국장을 KGB의 전신인 NKVD가 1930년대 스탈린의 대숙청 기간 동안 심문과 고문을 위해 사용했던 레포르토보 교도소로 보냈다는 것은 푸틴이 러시아의 고위 인사들에게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에 설명했다.


특히 솔다토프는 “베세다 국장의 레포르토보 교도소 행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면서 “푸틴은 그를 그저 해고하거나 다른 곳으로 보낼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고 악명 높은 레포르토보 교도소로 보냈다는 것은 푸틴이 이 일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더타임스는 “레포르토보 교도소는 지하에 대량 처형에 사용되었던 사격장이 있을 정도이고 이 교도소는 FSB가 직접 운영한다”고 밝혔다.


솔다토프는 이어 “베세다 국장이 미국 CIA와 내통했다는 혐의를 추궁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베세다 국장이 FSB 제5국 국장을 맡기 전에 모스크바의 CIA기지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는 방첩부대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푸틴은 그를 미국의 이중첩자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미국이 아주 정확하게 러시아군의 동태를 파악하게 된 배경과의 연관성을 추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솔다토프는 “베세다 국장이 미국의 이중첩자일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그렇게 몰아가야 푸틴의 면이 설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한 그림이 그려져야 배신자 탓을 할 수 있고 또 그런 모양새가 매우 러시아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베세다가 맡았던 제5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는 우크라이나 내에 친러시아 정치인을 양성하고 우크라이나 서부의 극우 단체들을 움직여 불안을 조성하는 일,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일들을 맡아 왔다”고 정리했다.


벨링캣의 크리스토 그로체프도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우크라이나내의 친 러시아 세력 확장 작업을 해 왔는데 지금 러시아 최고 지도부는 이 비용이 완전히 낭비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약 140~150여명의 FSB 요원들이 우크라이나인들을 친 러시아쪽으로 포섭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 왔다”고 더터임스에 밝혔다.


그로체프는 이어 “FSB요원들이 친러시아 세력을 만들기 위해 태국, 키프로스, 몰디브 등지로 여행을 보내면서 포섭을 해 왔고 이들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불안과 소요를 일으키는 주역들이 되기를 바랬지만 이러한 FSB의 시도가 완전히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더타임스에 설명하기도 했다.


[엉망진창 FSB, 620명 요원 리스트 유출되기도]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드러난 것은 러시아의 최고정보기관이라 할 수 있는 FSB가 엉망진창이라는 점이다. 지난 3월 28일(현지시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정보국이 러시아 정보기관인 FSB의 요원 620명에 대한 이름과 주소 등의 신상정보가 담긴 명단을 확보해 공개했다”면서 “심지어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 모델과 번호판, 휴대전화 번호, 생년월일까지 모두 망라되어 있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 목록에 있는 FSB요원들은 모스크바 본부에 소속된 이들로 우크라이나 및 구 소련 국가들을 담당하는 자들”이라면서 “이 명단이 사실이라면 1998년부터 1999년까지 푸틴 대통령이 국장을 지냈던 러시아 정보기관 초유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건”이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FSB의 보안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보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장성의 죽음에 대해 통화하는 FSB 요원들간의 대화내용을 가로채기도 했다”고 했다. “이렇게 전화 통화 유출이 가능했던 것은 정보요원들이 보안통신 채널인 에라(Era)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 심카드가 심어진 휴대전화로 통화했기 때문”이라고 더타임스는 밝혔다.


“이렇게 정보 보안이 허술할 정도니 그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해 보고한 내용 역시 전혀 신빙성도 없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들로 가득찼을 것”이라고 솔다토프는 해석했다.


그러면서 솔다토프는 “FSB 요원들은 푸틴이 듣고 싶어하지 않는 말을 상사에게 그대로 보고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보내용을 마사지하고 또 왜곡해 보고를 하다보니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들로 보고서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들이 처음 작성한 보고서 내용은 아주 정확했을 것이나 보고 체계를 통해 올라가면서 내용도 대폭 수정되었을 것으로 본다”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무너진 FSB, 우크라이나 전쟁 결과를 뒤집었다!]


그런데 이렇게 FSB의 공작활동이 특히 주목을 끈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작전의 출발이 바로 이 FSB의 보고서 뿐 아니라 FSB가 전쟁의 사전 정지작업 일환으로 실시한 우크라이나 내부 선동 및 혼란 조성 업무가 완전히 실패했다는 점 때문이다.


더타임스는 지난 1일자에서 “히틀러에게는 ‘사막의 여우’라고 불리는 에르윈 롬멜이 있었고, 처칠에게는 몬티가 있었다면 푸틴에게는 러시아군 참모총장이자 국방차관이며 체첸 및 시리아전 참전용사인 발레리 바실리예비치 게라시모프(Valery Vasilyevich Gerasimov) 장군이 있다”고 했다. 게라시모프 장군이 그만큼 푸틴에게는 최고의 군사전략가로서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게라시모프 장군(전투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비탈리 게라시모프와 혼동하지 말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게라시모프 장군은 정치적,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비군사적 수단으로 심리적 기술과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여 적을 파괴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차원에서 “게라시모프 장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훨씬 이전부터 우크라이나 내에서 심리전을 펼쳐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러시아의 ‘652 정보 및 심리 작전 그룹(652nd Information and Psychological Operations Group)’이 크름반도 북부의 헤르손에서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바 있는데, 이들은 FSB 소속으로 비밀리에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러시아를 지원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며 그러면서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고 또한 불안감 조성은 물론이고 위기 속에 빠뜨리는 임무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해당 지역에서 비밀 심리전을 펼치는 목적은 심리전 작전 지역에 숨겨진 러시아 조직을 만들고 나중에는 이들을 통해 그 지역을 뒤집어 엎는 작업을 하게 된다”면서 “이러한 선동작업에 러시아는 상당히 많은 비용을 투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더타임스는 “러시아의 이러한 심리전이 현재로서는 완전히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심리전의 실패가 러시아군의 지상전 실패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게라시모프 장군은 지난 2013년 러시아 군사 과학 아카데미에서 행한 연설에서 자신의 전술전략을 설명하면서 “21세기의 전쟁은 전쟁과 평화의 개념을 모호하게 만들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전쟁을 선포하지 않고도 그동안 전혀 익숙하지 않는 전쟁의 포메이션으로 애초 계획한 전쟁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말 그대로 러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전쟁이라는 말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특수군사작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전쟁 전략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공격하려는 국가의 국민들이 외세 개입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믿도록 하며 그로인한 혼란이 조성된다면 당연히 인도주의적 재난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내전의 그물망으로 빠져들게 되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의 진행과정을 보면 바로 게라시모프 장군의 이론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렇게 우크라이나 스스로 혼란 속으로 빠져들도록 선행 작업으로 심리전을 펼쳤다고 생각하고 혼란을 유도하기 위해 특별한 무장도 없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진입을 했는데 우크라이나에 혼란이 일어나기는커녕 되려 결속하고 강력한 저항을 맞게 되면서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를 함락하지도 못하고 무너지는 결과를 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FSB의 심리전이 성공했다면 당초 러시아의 생각대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섰을 때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하면서 반겼어야 하는데 FSB의 1단계 심리전 자체가 완전히 무산되면서 러시아로서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푸틴의 책사인 게라시모프 장군은 자신의 전략 실패의 모든 책임을 바로 FSB에 돌리고 있고 그런 결과로 지금 FSB가 초토화되는 결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번 전쟁의 참패를 불러온 게라시모프 장군은 온전할 수 있을까? 그는 지난 3월 25일경 촬영 날짜가 확인되지 않은 동영상에 얼굴을 살짝 비추기는 했지만 그로부터 1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만약 게라시모프 장군까지 숙청 대상이라면 러시아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완전히 리셋 상태로 들어갔다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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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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