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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불안한 중국, 식량대란 우려하는 이유? - 中 인민일보 1면 톱기사로 '식량안보' 강조 - 우크라이나 사태 확대되면 당장 중국은 식량난 닥쳐 - 식량 자급자족없이 초강대국은 불가능
  • 기사등록 2022-02-21 22:18:59
  • 수정 2022-02-22 08: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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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일보 1면 톱기사로 '식량안보' 강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면 톱기사로 '식량 안보'를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인민일보는 18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1차 생산품의 공급은 중대한 전략적 문제다“면서 ”중국인의 밥그릇은 언제든 확실히 자기 수중에 놓여 있어야 하며, 밥그릇은 주로 중국 양식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인민일보는 18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1차 생산품의 공급은 중대한 전략적 문제다“면서 ”중국인의 밥그릇은 언제든 확실히 자기 수중에 놓여 있어야 하며, 밥그릇은 주로 중국 양식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3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2014년 주요 경제정책 과제로 식량안보를 지적하며 했던 말인데 새삼스럽게 이 발언을 다시 꺼내들면서 중국의 식량안보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인민일보는 그러면서 "절대로 먹는 문제, 이 기본 생존의 문제에서 타인이 우리의 목을 조여서는 안 된다“면서 ”식량 안보에 추호도 느슨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시진핑의 발언도 소개했다.


인민일보는 이어 “시 주석의 식량 안보 강조 속에 작년 곡물 생산량이 6억8천285만t으로 전년 대비 1천335만t 증가했다”면서 “올해 생산 목표는 6억5천만t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6억5천만t이라는 수치는 중국이 물가 안정과 식량안보를 위해 책정한 마지노선이다.


인민일보만 식량안보를 강조한 것이 아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13일 열린 전국농업회의에서 후춘화 국무원 부총리는 “연간 식량 생산량을 6억5000만톤 이상으로 계속 유지해 식량안전을 확보하고 20차 당대회를 승리로 맞이해야 한다”는 리커창 총리의 지시를 전달했다.


후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농업의 안정적인 증산 확보와 종합 생산능력 향상”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종 면적 관리와 함께 대두, 유류 생산을 확대하고 방재작업도 철저하게 해서 재해를 줄여야 한다”면서 “농경지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기술의 뒷받침을 통한 농업의 현대화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이 식량안보 문제를 또다시 거론하는 이유?]


중국이 식량안보를 거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식량안보 문제는 지난해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의 1호 문건도 ‘삼농(농업·농촌·농민)’을 다룰 정도로 중국의 당과 정부가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최대 당면 과제로 손꼽힌다. 이미 18년째 3농이 제1호 문건으로 다뤄질 정도로 중국 정부 당국은 식량안보를 가장 큰 현안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현실은 시진핑 주석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 그 초조함과 불안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지속적으로 식량안보를 확보했다면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4월 2일에도 중국 국가식량물자비축국 량옌(梁彦) 부국장이 "중국의 식량 생산량이 많고 비축도 충분하다"고 말했지만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2월 25∼26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앙농촌공작회의에 앞서 열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삼농'(농업·농민·농촌)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면서 또다시 "식량 안보를 확보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고, 당정이 힘을 합쳐 진정한 효과를 발휘해야 한다"고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0월에도 산둥성을 방문했을 때도 “중국이 식량공급에서 자급자족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의 지도부가 이렇게 식량안보를 강조하는 이유는 갈수록 중국의 식량 수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식량안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곡물인 옥수수만 하더라도 지난 2020년에 사상최대인 1130만t을 미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수입했으며 대두는 전년대비 13.3% 증가한 1억 300만t을 기록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해 12월 26일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또다시 새삼스럽게 인민일보까지 나서서 식량안보를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이다. 중국이 수입하는 식량에서 우크라이나산(産)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다가 ‘유럽의 빵바구니’라고 불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터진다면 이는 곧바로 세계 식량 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지면서 중국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중국의 해관총서(세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약 32억달러 규모의 곡물을 수입했다. 미국과 브라질에 이어 3위 수입국이다. 특히 중국은 우크라이나산(産) 옥수수의 최대 수입국이다. 중국의 옥수수 수입 물량 중 약 80%가 우크라이나산 옥수수다.


우크라이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옥한 땅인 흑토지대를 가진 덕분에 밀을 대량 생산하고 수출해왔다. 국제곡물위원회(IGC)는 우크라이나를 2021~2022년 세계 4위 밀 수출국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는 밀은 물론 옥수수, 보리, 호밀 등 주요 곡물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기도 하다. 특히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저개발국에도 많은 양을 공급하고 있어 세계 식량안보에 중요한 국가로 꼽힌다.


바로 그러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가 전쟁을 준비하면서 세계 식량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러시아의 주요 공격목표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친러시아 성향 분리주의 세력과 대치 중인 루간스크·도네츠크주 등 동부지역인데,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 곡물 생산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어 전쟁 피해가 극심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중국이 지금 우려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닥쳐올 식량 위기가 중국에게도 곧바로 심각한 여파를 던져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중국이 러시아 편을 들면서 앞으로 우크라이나와 관계가 악화된다면 역시 중국의 식량 수입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다.


중국 입장에서는 더불어 중국내 곡물 가격이 올라서도 안되고 또한 수급이 불안정해서도 안된다. 우선 곡물가격 상승은 국민들의 먹고 사는 기초적 문제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으며 더더욱 곡물의 수입불안정으로 수급이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이또한 중국 정부 당국에게는 엄청난 파급효과를 던져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중국 정부가 식량안보 문제를 또다시 거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식량 자급자족없이 초강대국은 불가능]


중국은 지금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세계와 디커플링을 하고 있다. 아니 당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는 중국이 세계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찬 중국몽에서부터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계의 패권이 되려면 당연히 식량의 자급자족부터 이뤄져야 하는데 중국은 이미 그러한 자급자족으로부터 한참이나 멀어져 있다.


34년전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강대국의 흥망’이라는 책에서 중국의 식량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중국의 현재 경작 가능한 땅은 2억5000만 에이커(약 100만㎢)로 10억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한다. 미국의 경우는 인구 2억3000만 명에 경작지는 4억 에이커다. 2000년이 되면 중국의 인구는 2억 더 늘어날 텐데 식량수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늘어난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까? 식량을 수입하게 되면 국제수지와 국가전략에 타격을 받게 된다.”


그런데 폴 케네디의 지적 이후 중국의 식량 사정은 갈수록 악화됐다. 중국이 발표하는 통계와 세계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종합해 보면, 현재 중국의 경작지는 1억 7500만~2억 에이커(78만~81만㎢)로 추산된다. 문제는 인구는 중국 정부발표대로라면 14억명이 되었는데 경작지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여기에 농촌에서 곡물을 생산할 인력도 태부족이다. 농민공이 되어 도시로 대거 올라오기도 했고 또 농촌의 고령화가 극심한 탓도 있다.


그러다보니 중국의 식량자급률은 85%밖에 안된다. 중국이 세계 최대 식량수입국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중국인이 많이 먹는 돼지고기 사육을 위한 콩은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니 중국에 있어서 식량안보는 그야말로 생존경쟁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치열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과연 식량안보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이는 한마디로 불가능하다. 중국의 국토는 세계 지표 지면의 6%를 점유하고 있는데 인구는 무려 17.5%나 된다. 여기에 현재 국토의 17% 가량인 170만㎢가 사막인데, 기후변화 등의 요인으로 사막화도 가속화되고 있고, 더불어 홍수와 가뭄, 한파 등으로 인한 피해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자연재해는 중국내 식량생산의 대폭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또 상대적으로 곡물수입의 증가로 나타났다. 옥수수만 하더라도 지난해에 전년대비 3배 이상 늘어난 2600만t을 수입해야 했다. 이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또한 중국이 산업화가 되면서 농지는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또한 환경오염 또한 경작지의 축소 현상을 불러온다. 현재 경작지의 약 20% 정도가 오염이 심각하다는 통계도 있다.


그래서 중국은 식량문제를 근본적으로 안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초강대국이 될 수가 없는 조건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공급망 재편은 중국에게 치명타]


지금 전 세계는 공급망 재편을 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해 왔던 중국으로부터의 탈출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렇게 공급망 재편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이가 바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다. 경제력이라는 근육을 과신해 미국을 따라잡겠다고 나선 것이 지금의 중국 고립을 가져온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같은 재앙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식량 공급에 있어서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쌀 수출 1위국인 인도가 쌀 수출을 중단했고, 쌀 수출 2, 3위인 태국과 베트남도 쌀 수출을 중단했다. 또한 캄보디아도 같은 길을 걸었다. 그런데 세계적인 흐름은 앞으로 날이 갈수록 곡물 생산국의 수출 통제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곡물 생산에 있어 가장 여유가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현재 경작 가능 면적의 3분의 2 정도만 경지로 쓰고 있어서 언제든지 식량 증산도 가능하다. 또한 미국은 농사를 본격화한지 겨우 200여년밖에 안되는 신선한 땅이지만 중국은 2000년을 경작해온 지친 땅이다. 그러니 농업 생산력 측면에서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


바로 그런 미국은 평화시에는 곡물수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을(乙)’이 되지만 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되면 막강한 ‘갑(甲)’이 되어 공급의 칼날을 휘두를 수가 있다. 식량이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제1의 표적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이 바로 이 점을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이 수시로 식량안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식량의 자급자족을 외치지만 그러한 목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원래 경제도 글로벌 경제 속에 존재할 때만 가치가 있는 나라이지 중국 홀로 설 수는 없는 국가이다. 중국이 그동안 성장해 온 배경이 바로 WTO체제 속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 아닌가? 그런데 조금 배가 부르다고 그 밥상을 걷어찼으니 중국의 앞길이 제대로 보일 리가 없다.


중국이 내수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고? 그럼 식량은 무슨 돈으로 사오나? 다시 강조하지만 중국 무역의 핵심은 생명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식량을 해외에서 사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공존하면서 상생하는 길을 택해야 하는데 무지한 중국의 지도부는 지금 그 밥그릇을 차버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몽은 되지도 않을 헛된 꿈이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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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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