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전운 감도는 우크라이나, “모든 준비는 끝났다!” - 러, 우크라이나 대사관 비우기 시작, 전쟁 개시 준비? - 벨라루스에 병력 집결시키는 러시아, 동북 협공하나? -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최종적 결단만 남은 상태
  • 기사등록 2022-01-19 14:01:34
  • 수정 2022-01-20 07:46:45
기사수정



[전운 감도는 우크라이나, “모든 준비는 끝났다!”]


지금 유럽 상황이 심각하다.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의 군병력 집결로 우크라이나와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쟁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되었다는 보고들이 속속 나오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18일(현지시간) "유럽 내 새로운 군사적 분쟁이 발생할 위험이 진짜로 있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어 “러시아는 전면적인 군사적 동원에 나섰다는 것을 볼 수 있고, 최근 러시아의 전례를 보면 새로운 전쟁 위험이 진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또한 “러시아 병력의 일부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에 배치됐지만,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영역인 크림반도 내에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와 동맹국에 사는 거의 10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안전이 걸려 있기 때문에 나토 동맹국이 공격당하면 우리는 일치단결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와 전쟁 외에 다른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편으로는 침공의 위험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하이브리드나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위기가 극도로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10만 병력을 집결시키며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부와 침공 시 직면할 심각한 경제적 결과는 푸틴과 러시아에 달려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1월과 2월 사이에 언제든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만큼 우크라이나 상황이 백척간두에 놓인 위기로 미국이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에서 인력을 철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그 함의를 둘러싼 추측이 분분하다”고 보도한 뉴욕타임스(NYT)의 17일 기사


[러, 우크라이나 대사관 비우기 시작, 전쟁 개시 준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에서 인력을 철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그 함의를 둘러싼 추측이 분분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NYT는 우크라이나 고위 안보 관리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 사태를 풀기 위해 러시아가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과 집중적인 회담을 펼치기 1주일 전인 지난 5일, 우크라 수도 키에프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머물던 러시아 외교관과 그들의 가족 18명이 모스크바행 버스에 올랐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그후 며칠 동안 키예프와 우크라 서부 리비우에 위치한 러시아 영사관에서도 약 30명이 철수해 모스크바로 떠났고, 다른 러시아 영사관 2곳에 있는 외교관들도 우크라를 떠날 채비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NYT는 “우크라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 공관 철수가 한편으로는 선전(propaganda)일 수도, 곧 닥칠 충돌의 준비일 수도, 어떤 면에서는 속임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예의 주시할 것을 뻔히 아는 러시아가 최근 며칠 동안 자국 공관을 천천히 비우고 있는 것은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퍼즐의 일부'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NYT는 이어 “이는 지난주 발생한 우크라 정부 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 우크라이나에서 실행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악성 코드가 대규모로 발견된 것에 더해 ‘더 불길한 측정점’”이라고 규정했다.


[벨라루스에 병력 집결시키는 러시아]


또 하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단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쪽 접경국인 벨라루스로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합작해 동쪽과 북쪽 양면으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려는 조치라는 의미다.


알렉산드르 볼포비치 벨라루스 안전보장회의 의장은 17일 “양국 연합 군사훈련을 위해 러시아 군대가 도착하고 있으며, 탄도미사일, 장갑차 등도 러시아 국영 철도회사 소유 트럭에 실려 이날 벨라루스에 속속 도착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번 훈련의 일환으로 러시아가 터키에 판매했던 S-400 방공 미사일 체계가 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력을 얼마나 투입할지는 알리지 않았다.


벨라루스 정부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에 배치된 3만 나토군에 맞서기 위한 훈련”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과 1130km가량 접해 있는 벨라루스를 활용해 이미 우크라이나의 동부 국경에 배치한 병력 10만 명과 함께 동북 양쪽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박한 미국, "우크라에 추가 군사적 지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임박했다는 정보들이 이어지면서 미국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블링컨 장관이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독일 베를린으로 향해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영국·프랑스·독일 측 관리들과 만나게 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그만큼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미국이 본격적으로 이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또다시 논의한다고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18일 밝혔다. 이 만남은 지난해 12월 2일 스웨덴 스톡홀름 회동 이후 처음이다.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완화를 위한 러시아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외교적 노력과 별개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시나리오가 현실이 돼가고 있다고 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인 군사 지원과 함께 러시아 제재방안을 만지작거리며 대(對)러시아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 CNN 방송은 18일(현지시간) 당국자를 인용,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병하지 않는 대신 탄약을 포함해 대전차 미사일 방공 무기, 방공 미사일 시스템 등을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를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17일에도 미 상원의원 7명이 키예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무기, 곧 미군의 휴대용 대전차미사일 ‘재블린’, 적외선 유도 지대공미사일 ‘스팅어’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정세 문제를 논의하는 등 상황은 이미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도 17일, 하원에 출석해 “러시아 대전차 방어 무기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로 했다”며 “일부 물량은 17일 이미 보냈다”고 밝혔다. 캐나다도 러시아 침공 시 나토 작전을 수행할 특수부대를 우크라이나에 파견했다.


서방세계는 이렇게 나토 동맹과 더불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에 대비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망도 조이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 군사 조치가 가시화할 경우 러시아와 독일을 관통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사키 대변인은 또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 시스템 접근 차단 카드가 여전히 테이블에 있다”면서 “테이블에서 벗어난 옵션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 행동으로 옮길까?]


지난해 12월 15일 러시아는 미국과 NATO에 안전 보장 관련 조약안 초안을 전달했다.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이 조약안에는 ① NATO의 러시아 인근 국가에 중·단거리 미사일 및 핵무기 배치 중지 ② NATO 동진 및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의 NATO 가입 중단 ③ 러시아 국경 근처에서 군사훈련 중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러시아는 이 조건이 반드시 달성되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러시아의 요구에 대해 그동안 미국과 나토 등과 협상을 벌여 왔지만 합의를 전혀 이루지 못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군사적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서 전쟁 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및 나토가 러시아의 협상안을 거부하는 중요한 이유는 지난 12일 러시아와 협상을 마친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이 밝힌대로 “우크라이나는 자국 안보 사안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한마디로 미국이나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안보 사항에 대해 결정한 권리가 없고 그 결정은 오직 우크라이나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 말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그렇게 강하게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사실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복속 야욕을 이미 읽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게 된다면 러시아의 꿈은 영영 사라질 수밖에 없으니 러시아가 저렇게 안달을 내는 것이다.


결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는 시점의 선택만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한번 칼을 뽑았는데 또다시 물러선다면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다.


그런데 현재 상황으로는 ‘지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우크라이나 복속은 해야 할 러시아의 과제인데 지금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일정한 비용을 치른다해도 궁극적으로는 이익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우선 순위가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라는 점, 그런 측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도 미군 파병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 특히 대만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미국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행동반경도 제약되어 있다는 점 등이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을 재촉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 하나, 독일과 프랑스가 리더십 교체 시기라는 점 또한 러시아가 군사행동 시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판단을 러시아의 푸틴이 한 것이라면 앞으로 최소 한달 정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더욱 강화하면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의 양보를 최대한 받아내려 할 것이고, 더불어 그러한 협상이 실패하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명분을 쌓으려 할 것이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내에서의 분열도 노릴 것이다. 지속적인 전쟁 위기 조성을 하면서 차라리 친 러시아로 돌아가자는 국민적 요구가 나오도록 노린다는 것이다.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해킹도 이러한 차원에서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행동 결단을 내리는데 있어서 마지막 검토단계는 결국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의 강도가 어떠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시도해 왔던 바이든 정부의 결단 또한 수포로 돌아가면서 또다시 신냉전의 시대로 회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안은 현상유지인데 이를 위한 특단의 타협안이 도출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어쩌면 21일의 미국과 러시아간 외교장관 회담이 마지막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055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