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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몰락과 시진핑 리스크 - 중국 경제 이미 정점 지나 쇠퇴의 길 들어서 - 시진핑의 장기집권 위한 무리한 정책이 중국 쇠퇴 핵심 요인 - 경제 개방을 거부하는 시진핑, 전체주의로 몰고 가
  • 기사등록 2022-01-15 19:50:27
  • 수정 2022-01-16 10: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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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을 지난 중국 경제]


2022년 새해 들어 부쩍 거론되는 말 중의 하나가 바로 ‘중국의 쇠퇴 혹은 ’중국의 몰락‘이라는 용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월 3일 ‘2022년의 10대 경제 추세’라는 기사에서 “중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크기는 팬데믹 이전의 3분의 1 수준에서 2021년에는 4분의1로 격감했다”면서 “중국 경제가 정점(頂點)을 지났다”고 분석했다.


FT는 “인구감소, 부채증가, 지나친 정부개입 등이 그 원인”이라면서 “중국 경제는 무역 의존에서 내수 위주로 급격히 전환하며 외부 경제와의 관계를 약화시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그리스 철학과 중국 사상을 모두 연구해 ‘동서(東西)를 아우르는 석학’으로 유명한 프랑수아 쥘리앵 파리7대학 교수(71)도 지난 1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득을 봤고 지금이 최고의 순간“이라면서 ”내부적으로는 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고 정부가 생각을 통제하면서 제대로 된 사상과 철학이 없는 나라가 되었는데 이렇게 공포와 통제를 기반에 둔 사회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내부적으로 큰 문제가 폭발할 것“이라 진단했다.


이렇게 중국이 앞으로 몰락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주장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쩍 늘어나면서 이젠 학계의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21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이 마오쩌둥 시대로 역주행하면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해 주목을 끌었다.


WSJ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목표는 중국의 자본주의를 억제하고 마오쩌둥의 사회주의 비전을 따르는 것'(Xi Jinping Aims to Rein In Chinese Capitalism, Hew to Mao’s Socialist Visio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빅테크 및 사교육 시장에 대한 엄격한 규제들은 단순하게 말을 잘 듣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통제 강화 때문이 아니라 공산당이 돈의 흐름을 지배하고 민간 기업의 이윤 창출을 엄격히 제어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최근의 중국 변화와 관련해 "시 주석의 글과 당내 토론, 정책 결정권자들의 인터뷰를 자세히 검토한 결과, 기업을 규제하는 시 주석의 캠페인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야심적이라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WSJ은 "시 주석의 생각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민간 자본이 무분별하게 흘러가도록 허용한 것이 공산당의 정통성을 위협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시 주석은 자본주의를 사회주의로 가는 과도기 단계로 본 마오쩌둥의 비전으로 중국을 되돌리려 힘쓰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다보니 중국 경제가 몰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 것이다.


▲ 지난해 9월 24일,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FP)에 ‘쇠퇴하는(a declining power) 중국이 문제’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그런데 WSJ의 보도가 나온지 사흘만인 9월 24일(현지시간)에는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FP)에 ‘쇠퇴하는(a declining power) 중국이 문제’라는 제목의 글이 또다시 실려 화제가 되었다.


존스홉킨스대의 국제정치학자인 할 브랜즈(Hal Brands) 석좌 교수와 마이클 베클리(Michael Beckley) 터프츠대 정치학 교수가 쓴 이 글은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 이론은 잘못되었다”면서 “중국은 이미 발전 궤적에서 정점을 찍고(peaking) 있으며 곧 수그러들 위기에 처한 중국의 현 위치도 잘못 진단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말한 ‘투키디데스 함정’ 이론이란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역사학자인 투키디데스가 신흥 강국 아테네와 패권국 스파르타 간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기술(記述)하면서 “아테네의 파워가 점점 커지면서 스파르타는 놀라게 되고 결국 전쟁은 불가피했다”고 한 바 있는데, 이를 하버드대의 정치학자인 그레이엄 앨리슨이 “기존 강대국이 신흥 강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전쟁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한 것을 말한다.


이후 미국에서는 “패권국(hegemon) 미국은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권력 이양기’에 떠오르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운신(運身)할 수 있는 폭을 좀 더 허용해 전쟁의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들을 해 왔었다.


이러한 이론을 중국은 적극 받아들였고, 시진핑 주석도 같은 주장을 하면서 미국의 이해와 양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투키디데스 함정’ 이론에 대해 할 브랜즈와 마이클 베클리 교수는 “투키디데스 함정 이론은 실제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을 정확히 설명하지도 않았다”면서 “심지어 중국이 미국의 패권국에 대항할 정도의 힘을 갖는 권력 이양기의 국가가 아니라 이미 정점을 찍고 하산 길에 접어든 나라”라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중국의 현 상황을 완전히 잘못 짚었기 때문에 지금 미중간 상황에 ‘투키디데스 함정’ 이론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브랜즈와 베클리 교수는 “강대국들 간 전쟁은 더 이상 발전‧확대를 기대할 수 없는 신흥국이 ‘도전의 창(窓)’이 닫히기 전에 패권국에 덤비면서 일어난다”며 “1914년 1차 대전을 일으킨 독일이나 1941년 무모한 줄 알면서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 지금의 중국이 모두 같은 처지”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FP는 “신흥 강대국은 파워가 계속 확장할 때에는 중국 덩사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힘을 기른다)’처럼 패권국에 맞먹을 수 있을 때까지 ‘대결’을 미루면서 시기를 엿보지만, 문제는 그 신흥국이 승승장구만 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면서 “당연히 신흥 강국에 대해 패권국이 견제하게 되면 신흥 강국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게 되고, 패권국과 동맹 세력에 포위되게 되며 이로 인해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정점에서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쇠퇴기를 앞둔 시점에 이르게 되면, 신흥 강대국은 마음이 급해지면서 더 늦기 전에, 현재 움켜쥘 수 있는 것을 확보하려 들어 ‘전쟁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고 설명한다.


브랜즈와 베클리 두 교수도 “지금 중국이 딱 그런 상황”이라면서 “현재 미국이 우려해야 하는 것은 수퍼파워를 꿈꿨지만 이미 정점을 찍어 국가적 야망과 국민적 기대를 더 이상 맞추지 못하면서도, 쇠퇴의 고통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중국”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몰락의 길로 빠져드는 중국]


진짜 문제는 “그나마 중국이 대담한 야망을 품게 했던 동력(動力)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중국 쇠퇴의 징후”라고 브랜즈와 베클리 교수는 지적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중국은 식량, 물, 에너지 등을 자급자족하였고, 노년 인구보다 청년 인구가 10배나 많았기에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충분했다. 여기에 세계 최 강대국이었던 미국의 지원아래 해외시장과 기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런 배경하에 중국 지도자들은 개혁개방 정책을 구사하면서 마오쩌둥의 질식할 듯한 전체주의를 권위주의 체제로 변화시켰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들어가면서 중국의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원도 고갈되고 물도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은 식량과 에너지의 최대 수입국으로 변해갔다. 당연히 경제성장에 필요한 비용도 급증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에 비해 같은 아웃풋을 얻으려면 지금은 3배를 투입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브랜즈와 베클리 교수가 언급한 중국 몰락의 징후들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중국 성장의 원동력이고 세계 패권 주장의 밑받침이 된 인구만 하더라도 그 절대적 숫자도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인구의 고령화는 중국의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는 우선 생산가능인구의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이고, 더불어 복지 비용의 대폭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에는 엄청난 주름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대폭 추락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올해는 3%의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나마 지난해까지의 성장동력도 정부지출로 인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한계에 달했다. 여기에 생산성도 2008년부터 2019년 사이에 매년 연평균 1.3%씩 하락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경제가 미국을 수년내에 추월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들도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미국의 FOX News는 지난해 12월 30일 “중국의 경제성장이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붕괴되지 않는 한 중국이 가까운 장래에 미국을 추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중국센터의 조지 매너스 연구원도 지난해 12월 28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기고한 ‘중국, 경제 기적에서 신기루로(From economic miracle to mirage), 중국은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의 급성장은 끝났으며 앞으로 미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조지 매너스 연구원은 이어 “중국은 과도한 부채로 인한 성장 악화는 이미 진행 중인데다 글로벌 경제와 담을 쌓게 되면서 경제는 더욱 몰락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 진단했다.


[중국이 왜 이렇게 몰락의 길로 가게 되었는가?]


그렇다면 곧 미국을 따라잡고 세계 제1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던 중국이 왜 벌써 정점을 찍고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을까? 이유는 바로 시진핑 주석 때문이다. 이를 ‘시진핑 리스크’라 부른다.


영국의 투자회사인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아시아담당 국장인 마크 윌리엄스는 “중국의 성장률이 정체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진핑이 경제 개방을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버리고 다시 죽의 장막 속으로 들어가는 퇴행적 정치를 하기 때문에 중국이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크 윌리엄스 국장은 “시진핑 주석은 모든 부문을 공산당이 통제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진핑의 생각으로 말미암아 지난 10년간 중국의 성장은 심각한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생산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도 성장은 정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보니 “2030년대에 중국이 규모 면에서는 미국과 비슷해질 수도 있지만 따라잡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 것이다.


결국 잘 나가던 중국 경제의 몰락은 중국 정치 속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시진핑 리스크’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중국 공산당의 제일가는 목표는 시진핑의 3연임을 넘어 장기집권으로 가는 것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강압적인 규제 역시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사전 조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국내 빅테크만 하더라도 이들 기업의 영향력이 공산당보다 더 커져서는 안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들 기술기업들을 이대로 두었다간 공산당 1당 체제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봤다는 의미다.


문제는 중국 공산당 당국의 규제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점이다. 중국 국무원이 2025년까지 민간 기업에 대한 규제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니 경제에 희망을 둘 수가 없다.


많은 학자들이 결국 시진핑이 중국 경제 쇠퇴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시진핑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라는 나라의 발전이나 성장이 아니라 공산당 체제의 안정이고, 이를 위해 국민과 기업들을 통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서양의 경제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중국에 대해 오판을 한 가장 큰 이유도 시진핑 주석을 서양의 정치지도자, 곧 정상적인 판단을 최소한 할 줄 아는 지도자로 봤기 때문에 중국 경제를 과대 평가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야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 특히 중국 공산당과 그들을 이끄는 시진핑 주석이 본질을 깨닫고 나서야 중국이 결코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점, 결국 “중국 정치와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바로 시진핑”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CNN은 최근 “시진핑 때문에 중국은 무너질 것”이라고 진단했던 것이다.


이미 황제가 되어버린 시진핑. 그 자아도취 때문에 시진핑은 지금 중국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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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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