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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남중국해 뒤흔든 美·日, 충돌 회피하는 中 - 美, 남중국해서 칼빈슨-에섹스 연합훈련, 日도 항행자유작전 - 남중국해에 칼빈슨-에섹스함 등장하자 바짝 긴장한 중국 - 남중국해 중국 영유권 주장 강력 배척 보고서 낸 미국
  • 기사등록 2022-01-14 13:50:10
  • 수정 2022-01-15 07: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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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남중국해서 칼빈슨-에섹스 연합훈련]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불과 3주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칼빈슨 항공모함과 에섹스 강습상륙함을 동원한 이중 항모훈련을 준비하고 있어서 중국이 긴장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베이징 소재의 싱크탱크인 SCS Probing Initiative(SCSPI)의 12일자 트윗을 인용해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칼빈슨(USS Carl Vinson, CVN 70)과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인 에섹스(USS Essex, LHD-2)가 11일 저녁 중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남중국해 남쪽 핫스팟 해역으로 진입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들 두 항모가 무슨 훈련을 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두 스트라이크그룹이 연합훈련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중국해 해역에서는 지난 2020년 7월과 2021년 2월에 미국의 이중항모타격단 훈련이 있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칼빈슨함과 일본의 헬기 항모인 JS 카가(JS Kaga)함이 연합훈련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SCMP는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의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강습상륙함과 함께 군사훈련을 벌인 지 2주만에 미국의 이중 항모전단 훈련이 벌어진다”는 점을 주목했다.


SCMP는 이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불과 3주밖에 남지 않았고 중국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면서 “미군의 이번 훈련은 중국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 SCSPI는 12일, 미국의 칼빈슨항모전단과 에섹스 강습상륙함 전단이 남중국해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사진=SCSPI]


한편 SCSPI는 12일, 미국의 칼빈슨 항모전단이 11일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사이의 셀레베스해(Celebes Sea)와 수루해(Sulu Sea)를 통과해 태평양으로부터 남중국해로 진입했으며, 강습상륙함 에섹스 전단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말라카 해협을 지나 역시 11일 남중국해의 남쪽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해군의 USNI News는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 모항을 두고 있는 칼빈슨 항모전단에는 총 9개 중대의 항공모함 비행단이 승선하고 있는데, 칼빈슨함의 업그레이드로 인해 탑재가 가능해진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전투기 중 하나인 F-35C 라이트닝 II를 비롯한 F/A-18 슈퍼호넷을 운용하는 미 해군 타격전투비행단, E-18G 그라우머를 운용하는 전자공격대, E-2D 호크아이를 운용하는 공중지휘통제대, 해상헬기 타격대 등도 동반 탑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칼빈슨 항모전단에는 USS 레이크 챔플레인(USS Lake Champlain (CG-57), USS 듀이(USS Dewey, DDG-105), USS 오케인(USS O’Kane, DDG-77), USS 마이클 머피(USS Michael Murphy, DDG-112), USS 차피(USS Chafee, DDG-90). USS 스톡데일(DDG-106) 등의 6척의 구축함이 동행하며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USNI는 전했다.


칼빈슨 함에는 탑재방법에 따라 80~105대 정도의 전투기를 실을 수 있고, 함의 속도는 30노트 이상이다. 보통 식량은 6천여명의 승조원이 약 70일간 보급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탑재하고 있으며, 11명의 군의관과 53개의 병상, 그리고 3곳의 교회가 있을 정도로 웬만한 마을 하나가 바다에 떠다니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중국으로서는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의 위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남중국해로 진입한 미국의 에섹스 강습상륙함 전단 [사진-미 7함대]


또한 ”칼빈슨함과 함께 훈련을 하게될 에섹스함 전단(Essex Amphibious Ready Group, ARG)은 강습상륙함 USS 에섹스함(USS Essex, LHD-2)를 중심으로 상륙 수송 도크 USS 포틀랜드(USSPortland, LPD-27), 상륙 도크함 USS 펄 하버(USS Pearl Harbor, LSD-52) 의 세 척으로 구성 되어 있으며, 지휘부, 지상전투부대, 항공전투부대, 군수전투부대로 구성된 제11 MEU와 1개의 상륙 비행대(PHIBRON)가 탑승하고 있다“고 USNI는 밝혔다.


[남중국해에 칼빈슨-에섹스함 등장하자 바짝 긴장한 중국]


사실상 중국이 위협을 느낄 정도의 미 해군 전력들이 남중국해에 진입하자 중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칼빈슨 항모전단에 속한 USS 차피(USS Chafee, DDG-90) 구축함이 지난 4일 중국이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해역인 시사군도(파라셀제도) 인근을 지나면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자 발끈하면서도 당황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중국 베이징대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5일 “전날 오전 3시 13분쯤 USS 차피함으로 추정되는 미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을 파라셀제도 인근 해역에서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차피함의 파라셀제도 항해가 중국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남중국해를 무력화하기 위해 미군이 올해 처음 수행한 작전인데다가 더더구나 USS 차피가 파라셀제도 인근을 항해한 날이 바로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핵전쟁 방지' 공동성명을 발표한 날이어서 중국은 한마디로 미국에 뒤통수를 맞은 듯 충격이 더욱 컸다.


텅쉰왕 등 중국의 매체들은 파라셀제도의 암초들을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점을 부각시키며 “12해리 영해 안으로 진입해 강습훈련이라도 나설 셈인가”라면서 격하게 반응했다.


특히 미 구축함이 파라셀제도에 출현한 건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이어서 지난해 최고조로 치달은 대만해협 위기가 연초부터 남중국해로 번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6개월전 미 구축함의 파라셀제도 인근 항해에 대해 당시 중국 군 당국은 “중국 고유 영토를 침해한 미국의 도발 행위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며 국제법과 국제관계 준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었지만 이번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일본도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 실시]


이렇게 미국의 칼빈슨 항모전단 소속 USS 차피함이 파라셀군도 인근을 항해하면서 중국을 들쑤셔 놓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해상자위대 호위함도 중국·베트남·필리핀 등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인근을 항해해 중국을 자극했다.


일본의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은 스가 요시히데 내각 시절이던 지난 해 3월 처음 시작됐고, 8월에도 이뤄졌으며, 미군 등과의 공동 훈련, 중동 지역에 파견됐던 호위함의 복귀 때에도 실시된 바 있기는 하지만 새해들어 일본이 또다시 항행의 자유작전을 펼치자 중국은 역시 매우 불쾌하게 여기는 듯 하다.


물론 일본 해군의 호위함은 중국이 자국 영해(해안에서 12해리까지의 바다)라고 주장하는 해역으로는 진입하지 않았다. 대신 인근 접속 수역(해안에서 12~24해리 내 바다)을 항행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호위함 항행이 공해상에서 이뤄진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의 방위성 간부는 “국제법을 왜곡하는 중국에 대해 항행의 자유와 해양 법질서를 지키라고 경고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도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전개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를 견제하려는 목적”이라며 “중국이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일본 주변 해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미 국무부가 12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보고서를 냈다.


[남중국해 중국 영유권 주장 강력 배척한 미국]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칼빈슨 항모전단과 에섹스 강습상륙함 전단의 합동 훈련 실시, 그리고 미국과 일본 구축함들의 항행의 자유 작전 전격 재개가 미국의 남중국해 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미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47쪽 분량의 남중국해 관련 해양경계연구보고서(Ocean Limits Study)를 내면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거의 대부분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는 이 보고서에서 100개 이상의 섬과 암초들에 대한 역사적이며 기술적 분석을 통해 중국이 이미 점유를 한 섬들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명확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2016년의 헤이그상설재판소의 판결 내용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중국은 헤이그 상설재판소의 판결을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참으로 기묘한 것은 미국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보이는 중국의 반응이다. 일단 중국은 이에 대해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SCSPI는 미국내에서의 남중국해와 관련한 항행의 자유 작전 등 실시에 대해 과거와는 달리 “중국은 스플래틀리 군도의 12해리 인접수역과 파라셀군도 영해를 제외하고는 남중국해에서 외국 군대를 포함한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SCSPI가 형식적으로는 베이징대학에 있는 싱크탱크이지만 사실상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SCSPI의 메시지가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미국과 항행의 자유 작전 등으로 직접적 충돌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읽혀진다.


물론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코 앞에 둔 시점이라 남중국해에서의 위기 조성을 원치 않기 때문에 그렇게 반응을 자제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올 가을의 시진핑 3연임을 위한 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과 가능한 충돌을 자제하겠다는 베이징 당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은 아닌지 주목된다.


[태평양작전 강화하는 미국]


중국의 충돌 회피 자세와는 다르게 미국은 태평양 권역에서의 군사력 강화를 계속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 해군은 10일(현지시간) 에이브러험 링컨(Abraham Lincoln CSG) 항공모함을 태평양해역으로 보냈다. 캘리포니아의 샌디에이고를 출발한 에이브러험 링컨 항모는 9개의 비행중대가 탑승하고 있는데 칼빈슨함에 이어 F-35C까지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작업을 마쳐 막강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에이브러험 링컨 항모전단에는 USS 피츠제랄드(USS Fitzgerald, DDG-62)를 포함해 USS그리들리(USS Gridley, DDG-101), USS 샘슨(USS Sampson, DDG-102), USS 스프루안스(USS Spruance, DDG-109) 등의 구축함이 동행하고 있다.


USNI는 “일본 요코스카 항을 기반으로 둔 로널드 레이건함(USS Ronald Reagan, CVN-76)이 곧바로 연간 유지 보수에 돌입하게 된다”면서 “에이브러험 링컨 항모의 태평양지역 배치는 이를 대신해 이 지역에서 작전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시말해 에이브러험 링컨 항모전단의 일본행이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항공모함 증파가 아니라 레이건 항모의 수리와 보수를 위해 교체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아마도 미국의 샌디에이고로 돌아가 F-35C를 탑재 가능하도록 재정비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USNI가 밝힌 바에 따르면, 1월 10일 현재 동북아시아 지역에는 일본 요코스카항에 로날드 레이건함이 정박하고 있으며 일본 사세보 항에는 아메리카 강습상륙함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그동안 괌에 있던 칼빈슨함과 인도양에 있던 에섹스 강습상륙함이 합동 훈련을 위해 남중국해로 진입했다. 칼빈슨함의 괌 주둔은 원래부터 남중국해를 작전 영역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항공모함 전단 2, 강습상륙함 전단 2그룹이 포진하고 있으며, 이 중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은 에이브러험 링컨 항모전단과 임무를 교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 문제, 과연 폭풍 전야인가?]


한편, 지금의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국립 남중국해연구소의 마크 J. 발렌시아(Mark J. Valencia)는 지난 5일, SCMP에 “미 국무부의 블링컨 장관이 최근 동남아시아를 방문했을 때, 남중국해와 관련해 ‘규칙에 근거한 질서를 수호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중국의 국제법 위반에 대해 계속 맞서 나갈 것’이라 공언했다”면서 “남중국해 문제는 자칫 미국과 중국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첫 라운드에서는 권투 선수들처럼 탐색전을 펼치면서 정면충돌 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엄청난 충돌을 앞둔 군사폭풍 직전의 고요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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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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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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