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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1-13 20: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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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탐욕과 오만함에 끝이 없고, 국민은 먹을 것과 직업이 없다."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고 정상화 국면을 맞이한 카자흐스탄에 국민들의 불만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아랍 알자지라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민은 무장 시위대와 보안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이 충돌하는 유혈 시위 기간 동안 인터넷과 통신이 차단돼 불안에 떨었다.


앞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시위가 격화되자 지난 5일 인터넷을 차단한 채 진압에 나섰다.


시위가 진압된 이후에도 카자흐스탄 서부 현지민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그들을 시위에 나서게 한 부패·치솟는 인플레이션·젊은 층의 기회 부족과 경제난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알자지라는 지적했다.


알자지라는 시위가 시작된 서부 자나오젠과 아티라우에서 만난 거주민들이 정부의 부패, 경제 침체 등 유사한 문제에 여전히 불만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라티우의 한 거주민은 "정부의 탐욕과 오만함에 끝이 없고, 국민은 먹을 것과 직업이 없다"고 알자지라에 전했다.


이 같은 불만은 알마티와 같은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알마티에서 만난 대부분의 현지민은 반정부 시위 국면의 정상화를 환영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알마티에서 태어나고 자란 러시아 민족 그래픽 디자이너인 알렉산드르는 "대중교통은 움직이고 식료품이 상점으로 배달되고 있다. 도시는 살아있고 조용하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알마티에 거주하는 41세 회계사 남성은 "시내에 나가는 것은 고려도 하지 않았다. 그곳엔 무장한 수백 명이 상점을 약탈하고 정부 건물을 불태우는 등 경찰과 충돌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알자지라에 전했다.


그는 시위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보복당할까 두려워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그들(시위대)은 나를 고문해서 죽였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모국어가 러시아어이고 서양 영화를 보며 자란 그는, 대부분이 어리며 카자흐스탄 언어를 구사하는 시골 출신의 실직자인 시위대를 보며 괴리를 느꼈다고 했다.


앞서 러시아 문예지 프로스터의 작가이자 편집장을 지낸 발레리 미하일로프는 이번 반정부 시위에 대해 "정의가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을 못 받고 정상적인 직장도 갖지 못하며 스스로 삶을 꾸려나갈 수 없는 젊은이들 사이에 절망감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엘리트들이 부자가 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사회적 불만이 생기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WSJ는 "카자흐스탄 정부는 천연자원의 더 나은 분배와 권위주의적 정치 체제, 부패를 해결하겠다고 거듭 약속했지만 변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며 "서구에서 개혁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국가 자산의 민영화 약속은 매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짚었다.


또 "급격한 연료 가격 상승으로 (시위가) 촉발됐지만, 카자흐스탄 시위는 소련 붕괴 이후 권력을 잡은 정권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 속에 빠르게 확산됐다"며 "시위는 정부에 대한 불만을 허용하지 않고 경제난을 해소하지 못하는 국가의 권위주의적 정치 체제에 대한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지난 10일 진압된 반정부 시위가 쿠데타 시도였다고 발표했다.


토카예프는 반정부 시위에 대해 "단일 조직에 의한 쿠데타 시도이다"라면서 구체적인 배후를 지목하진 않았다. 이어 "자발적인 저항을 빙자한 시위가 발생했다. 주요 목표는 헌법 질서를 훼손하고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했다.


당초 이번 시위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급등에 반대하는 의미로 2일 시작돼 반정부 항의 시위로 확대됐다. 이후 옛 소련권 7개국으로 구성된 러시아 주도의 안보 체계인 CSTO 평화유지군이 투입되면서 시위는 진정됐다.


이번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사망자는 160명을 넘었으며 구금된 시만은 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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