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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부동산 위기, 결국 터졌다! - 中헝다그룹, "3000억 채무 못갚겠다" 기습 공시 - 시장원리 무시한 시진핑식 경제정책이 중국 위기 자초 - 헝다 파산 위기, 세계 경제에 악영향 미칠 수도
  • 기사등록 2021-12-05 23:04:33
  • 수정 2021-12-0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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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헝다그룹, "3000억 채무 못갚겠다" 기습 공시]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결국 터지고야 말았다. 부동산 업체 헝다(恒大·Evergrande) 그룹이 자금 부족으로 채무를 못 갚을 수 있다면서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3일 차이롄서(財聯社) 등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헝다는 이날 밤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에서 2억6천만 달러(약 3천75억원)의 채무 상환 의무를 이행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유동성 위기 때문에 이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헝다는 “이 채무를 갚지 못하면 다른 달러 채권 조기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헝다그룹의 말 그대로 헝다가 하나의 달러 채권의 원리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면 192억3천600만 달러(약 22조7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전체 달러 채권 연쇄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헝다그룹의 디폴트 예고가 금요일인 3일 심야에 홍콩 증권거래소에 '올빼미 공시'를 통해 기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정부 당국과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인데 이는 앞으로 헝다그룹의 디폴트 이후 원만한 처리가 쉽지 않을 것임을 말해 준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헝다가 홍콩 증권거래소에 공시한 2억6천만 달러(약 3천75억원)의 채무 상환 불이행 통보는 헝다 관계사인 홍콩의 쥐샹(鉅祥·Jumbo Fortune)이 발행한 달러 채권인 것으로 보인다. 쥐샹은 지난 10월 만기가 도래한 2억6천만 달러 규모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그런데 헝다가 이 채권에 보증을 섰기 때문에 채권자들은 헝다에 대신 채무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문제는 지난 10월 당시 헝다가 해당 채권자들과 개별 협상을 통해 상환 기간을 내년 1월까지 3개월 연장했었는데, 헝다가 사실상 약속을 깨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해당 채권자들이 즉시 채무 상환 요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헝다는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고 이는 다시 대규모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헝다그룹의 디폴트,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그렇다면 중국 2위의 부동산업체인 헝다그룹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을까? 우리 신문은 이미 오래 전부터 헝다그룹의 위기는 중국 정부가 간접적 지원을 한다 하더라도 결국 버틸 수 없을 것이라 분석 보도한 바 있다.


우리 신문이 그렇게 예측한 이유는 헝다그룹의 미래가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 헝다그룹이 그동안 디폴트 위기를 간신히 넘긴 것은 회사의 경영 회복 차원이 아닌 쉬자인(許家印) 회장의 개인 재산과 헝다그룹이 보유한 자산 매각 때문이었다.


문제는 헝다그룹이 그렇게 해서라도 당장의 디폴트 위기를 넘기고 다시 재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면 백번이라도 그렇게 해야 하겠지만 문제는 지금의 헝다그룹 위기가 회사의 부실 경영 문제보다 사실상 중국 정부가 만들어낸 사태라는 점에서 그렇게 당장 닥쳐온 빚들을 갚아봤자 별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상 지금 헝다그룹의 문제는 중국 시진핑 공산당 정권의 공동부유 정책으로부터 비롯됐다.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가면서 서민들이 집 사기가 어려워지고 이러한 문제들이 젊은 세대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시진핑 주석이 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정을 선언하게 된다. 그러면서 부동산업계를 옥죄기 시작한 것이다.


헝다그룹은 이러한 상황이 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부당국이 금융분야에 압박을 가하자 곧바로 헝다그룹은 재정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게 된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다. 문제는 이미 냉각된 중국의 부동산 경기로 말미암아 지금 건설 중이거나 아직 미분양된 아파트 등을 다 분양한다해도 이익을 남길 수 없는 국면으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헝다그룹에 닥쳐오는 유동성 위기를 헤쳐 나간다해도 앞으로 미래가 캄캄하다보니 사실상 지금 당장의 채권 상환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마도 헝다그룹이 3일 심야에 그러한 기습공시를 한 것도 더 이상 헝다그룹에 대한 부채 상환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헝다의 디폴트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우리 신문이 예고한 대로 헝다그룹의 디폴트는 중국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중국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일단 헝다그룹의 달러채 연쇄 디폴트 사태가 시작되면 헝다는 더는 스스로 유동성 위기를 통제할 수 없게 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될 것이다. 겨우 틀어막아 왔던 부채 위기가 일순간에 폭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헝다의 총부채는 1조9천665억 위안(약 36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헝다의 부채는 중국 내 은행 등 금융권, 위안화 채권, 그림자 금융 상품, 달러 채권 등에 걸쳐 있다.


현재 파악된 바로는 거래 은행만 128개나 되고, 비금융기구까지 합치면 249개다. 그리고 신탁이나 이재 상품 등 이른바 그림자은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도 1조 위안 이상이다. 결국 헝다가 파산한다면 중국 금융계에도 도미노성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으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 중국내 아파트 등의 건설현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형 시공사들과 자재 공급업체들도 즉각 부도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뿐 아니다. 건설 현장의 농민공에 이르기까지 헝다에 돈을 떼인 이들이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하나 더 있다. 중국 정부 당국은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중국 경제는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헝다가 파산하면 중국 금융계에도 도미노성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당시 미국 부동산 시가총액은 GDP의 169% 수준이었다. 그런데 중국의 2020년 기준 부동산 시총은 414%로, 미국의 148%나 일본 271% 독일 339% 영국 354% 보다도 훨씬 높다.


또한 중국에 있어서 부동산업은 내순환 경제의 핵심이기도 하고, 중국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견인차이기도 했다. 그런데 헝다의 채무 위기는 곧바로 중국내 부동산업 전체에 위기를 불러 올 것이고 이는 중국의 대형 부동산 업체들의 디폴트로 이어지면서 중국의 신용도마저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중국인 재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에 쏠려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필연적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중국에서 파산한 부동산 기업은 줄잡아 300개에 육박할 정도다. 이미 부동산업 전반이 회복 불가능의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헝다가 지방정부와 국유부동산 업체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헝다가 디폴트를 하게 되면 곧바로 국유부동산 업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물론 중국 정부가 헝다와 관련 부동산 업계의 파산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최대의 부동산 국유기업인 완커(万科)를 비롯해 자오상(招商)이나 바오리(保利), 중하이(中海) 등을 통해 분할 인수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유부동산 업체들은 당장 몸집을 불리는 효과는 있겠지만 사실상 부실을 그대로 떠안는다는 점에서 부동산 업계의 문제는 더 확산될 수도 있다.


더더욱 중국 정부를 당황하게 만드는 것은 이렇게 디폴트 위기로 향하고 있는 부동산 업체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의 10대 부동산 업체들 가운데도 룽촹(融创) 푸리(富力) 등을 비롯해 여러 업체들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부동산 판매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해온 비꾸이위엔(碧桂园)의 부채도 11조 위안(2043조원) 규모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은 또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11월 신규 주택 판매액은 7,510억 위안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8%나 폭락했다”고 1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10월의 감소율 32%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부동산 시장이 내년까지 약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 구매자와 금융기관이 신용이 낮은 업체를 기피하면서 이미 어려운 기업 환경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신문은 이런 관점에서 헝다그룹 사태는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찻잔 속의 태풍’이 아닌 중국 경제에 치명타를 날리는 서막이 될 수 있다고 예측해 왔다.


우리 신문이 그렇게 예상한 것은 중국에서의 부동산 경제가 중국 GDP의 28% 정도를 점유할 정도로 중추 산업이기 때문이었다.


[당황하는 중국정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서지만...]


헝다가 디폴트 직전 위기 상황에 내몰리자 중국 당국도 헝다가 비폴트를 예고한 그날 밤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헝다 사태의 일차적 관리 책임을 맡은 광둥성 정부는 즉각 쉬자인(許家印) 회장을 긴급 소환해 면담하고 '헝다의 요청'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실무팀을 헝다에 상주시키며 직접적인 위기 관리에 나섰다.


중국의 핵심 금융당국인 인민은행,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미리 대비를 한 듯 헝다 사태를 '개별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자국의 경제 안정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은행감독관리위원회도 금융권의 정상적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다분히 헝다 파산이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잠재우려는 것이다.


[헝다 디폴트 후유증, 중국이 감당할 수 있을까?]


문제는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결국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중국의 성장률을 둔화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연구 책임자인 루이스 퀴즈는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심각한 부동산 침체가 계속 이어진다면 내년 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3.0%까지 떨어지고 이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0.7%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도 지난 11월 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금융의 거대한 규모, 광범위한 글로벌 무역 등을 감안하면 중국의 불안이 글로벌 경제 성장은 물론이고, 미국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데이비드 달러(David Dollar)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도 FED보고서 발표 당일, “중국의 금융 시스템이 세계 금융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중국발(發) 리스크로 세계 경제가 무너질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세계 경제 성장의 속도를 늦추는 데 영향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중국 공산당 정부가 시장 경제 원리를 무시한 시진핑식 정책을 밀어붙임으로 촉발된 부동산 위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전 세계가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과연 중국 공산당 정부는 이 위기를 제대로 극복할 수 있을까? 혹시 전 세계에 또다른 민폐를 끼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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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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