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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오판이 세계 위협’, 美-英 강력 경고 - 英 MI6 무어국장, "중국이 최대의 단일 위협, 전쟁날 수도" - 美 커트 캠벨, "동맹 호주 무릎꿇리려 경제전쟁 벌여" - 인-태사령관, "中 군사행동에 긴박감을 가지고 작전 수행해야"
  • 기사등록 2021-12-02 21:58:06
  • 수정 2021-12-03 07: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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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MI6 국장, “中의 오산이 국제 안보에 위협”]


미국과 영국의 고위 당국자들이 연이어 중국의 위협을 경고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우선 영국의 국외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국가정보기관인 비밀정보국(MI6 또는 SIS)의 리처드 무어 국장은 지난 11월 30일(현지 시각), “MI6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이 최대의 단일 위협이 됐다”면서 “중국의 체제 과신에 따른 계산 착오(miscalculation)가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한마디로 중국을 국제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로 지목한 것이다


무어 국장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최 행사 연설에서 “중국의 부상이 MI6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같이 말한 것인데, 주목할 것은 무어국장이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행한 공식석상의 발언에서 중국을 지목해 노골적으로 위협국가라고 발언했다는 점이다. 이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거니와 그만큼 중국에 대한 위협을 경고해야 할만큼 그 정도가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어 국장은 또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국가 안보와 관련해 점점 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행동을 선호하고 있다”며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힘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린다) 시대는 지났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서방 세계의 취약점을 겨냥한 자국의 선전선동 행위를 지나치게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반면, 미국의 결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대만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중국 공산당의 열망은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또 무어 국장은 영국이 직면한 ‘빅4’ 안보 문제로 중국·러시아·이란과 국제테러를 꼽으면서도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가장 우려했다. 무어 국장은 “중국이 위구르족 통제를 목표로 개발한 감시 기술을 타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중국의 부상에 따라 변화한 세계질서에 적응하는 것이 MI6의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무어 국장은 이와 함께 “중국 정보국이 영국과 동맹국을 상대로 지속적인 대규모 첩보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의 해외정보수장인 무어국장의 발언은 그동안 영국 정부가 보여왔던 정책방향, 특히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길 주저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는 올해 초 영국정부가 국방안보 정책 통합 검토 자료를 발간하면서 “중국과 더 깊은 무역·투자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던 것을 견주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영국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무어국장은 “중국이 경제력 및 정보수집 능력을 앞세워 전 세계를 ‘부채와 데이터 함정’에 빠트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무역·투자 측면에서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영국의 문제점을 정보기관 수장이 직접 노골적 경고를 내놓은 것이다.


무어 국장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서의 연설 직전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참여한 국가들에 차관을 무기로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부채 함정’을 통해 이 국가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어 국장은 그러면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을 두고 ‘덫(trap)’이라고 표현했다.


무어 국장은 이어 “중국이 데이터 분야에서도 함정을 설계하고 있다”면서 “뛰어난 정보수집 기술을 갖춘 중국이 중요한 국가정보에 접근하도록 방치하면 해당국의 주권 잠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무어국장이 영국 외교·대외정보 수집 분야에서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무어국장의 중국을 향한 경고를 결코 허투루 넘겨서는 안된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美 커트 캠벨도 중국의 위협 강조]


영국 MI6의 무어국장이 행한 중국 위협 경고 발언에 이어 미국의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도 1일, 호주 싱크탱크 로이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중국이 미국 편에 선 호주를 경제적으로 파탄 내려 한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동맹인 호주를 무릎 꿇리기 위해 극적인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일 “캠벨 조정관은 대중국 강경파”라면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오커스 결성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로 일하며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바꾸는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를 주도했다.


이렇게 미국 정부 최고위급이 중국에 대해 날선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데 대 중국 격돌 현장에 서 있는 존 아퀼리노(John Aquilino)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도 지난 11월 20일(현지시간) “미국과 동맹국들이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는 중국의 군사행동에 대해 보다 긴박감을 가지고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해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한층 강하게 일깨웠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날 서방 민주주의 국가의 국방 및 보안 관리들 약 300명을 초청해 진행하는 핼리팩스 국제안보포럼(HISF)에서 “중국이 한 말을 보라. 시진핑 국가주석은 2027년까지 군사력을 미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만들도록 지시했다. 이것은 그의 말이다”라면서 중국의 위협을 강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동맹국들이 국제 해역에서 더 자주 협력해 전술, 장비, 병참 등에 대해 공통성을 확보하는 상호운용성을 구축하고 신속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더 빨리 (그 같은) 능력들을 (서로에게)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그들(중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어 “우리는 우리의 가치와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자유로운 것과 개방적인 것 또는 권위주의적인 것과 폐쇄적인 것의 차이를 보라. 인도-태평양 지역은 어디에 속하고 싶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국가들에게는 그 답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이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는 이유?]


미국은 핵심 동맹국인 영국을 중심으로 ‘반중국 연합전선(Anti-China United Front)’ 구축하면서 중국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6월 14일 열린 미국-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를 존재하는 위협(existential threat)으로 보고 대응해 왔던 나토가 중국을 유럽에 대한 구조적 도전(systematic challenge)으로 지목하면서 나토가 유럽을 넘어 인도-태평양 전구까지 관심을 두도록 만들었다.


결국 미국은 단순히 경제적인 면만 아니라 안보차원에서도 전 세계적인 중국 포위망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 중국 견제의 마무리는 오는 12월 9일과 10일 열리는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라는 외교적 고립 카드를 통해 완전한 틀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동맹들을 규합하면서 대 중국 포위전선을 강력하게 형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선 그만큼 중국의 위협이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말해 중국이 과거와는 달리 대만을 향한 위협 등의 문제에서 엄포만 놓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군사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과도한 공격적 행동은 자유민주진영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트럼프 정부 기간 동안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면서 동맹국과의 관계를 다 허물어 버렸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는 우선적으로 동맹국을 다시 규합하면서 공동의 힘으로 중국의 위협이 단지 미국만이 아닌 서방국가 전체의 문제임을 부각시키며 공동전선을 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러시아보다 중국을 최대의 적으로 규정하며 강력한 포위망을 형성하는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전략 자체가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러시아는 현재의 미국 주도 자유주의 국제질서 현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미국과는 쌍방향 외교(two-way diplomacy)를 지향하는 반면, 중국은 스스로가 미국을 넘어선 패권국가가 되겠다고 지향하면서 ‘중국의 세계화’를 꿈꾸는 일방적 외교(one-way diplomacy)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중국의 패권주의’를 과거 중국의 왕조가 해 왔던 ‘중화주의’에 바탕을 둔 중국 중심의 서열화된 조공외교관계를 꿈꾸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세계 국가들의 평화로운 공조가 아니라 중국이 모든 국가의 패왕(霸王,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제후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시리던 사람)으로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야욕을 펼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중국의 생각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 바로 ‘중국몽(中國夢)’이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은 이리한 포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2033년에는 중국의 국내총생산량이 미국을 앞설 것이며, 제14차 4개년경제계획을 통해 첨단 과학기술을 확보하고 ‘중국제조 2025(Made-in-China 2025)’가 성공하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출 것이라고 장담한 것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중국은 이러한 꿈을 위해 미국 등의 선진국 기술들을 탈취하고 더불어 대대적으로 흡수하면서 ‘미국을 넘어선 세계 패권국가’를 지향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몽 자체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중국만 모른다. 중국의 그러한 꿈의 밑바탕에는 미국의 첨단기술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기술을 이용해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그 발상을 미국이 눈치채고 철저한 차단막 치기에 나선 것이다. 그것이 지금 대 중국 포위망 구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이 동맹국과 연대해 중국 숨통 조이기에 나선 것은 더 이상 시진핑의 꿈, 곧 전 세계의 패권국이 되려는 그러한 야망을 물샐틈없는 포위망을 통해 좌절시키겠다는 것이고 그동안 중국이 그러한 꿈을 갖도록 만든 원동력이 된 ‘세계의 공장’ 역할 자체를 완전히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결국 미국의 가장 기본적인 전략은 우선 중국 경제를 세계 제2위로 만들어 주었던 공급망 구조를 완전히 리셋해 더 이상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중국 경제를 난파선 체제로 만들겠다는 것이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첨단기술이 더 이상 중국의 국방력 증진에 활용되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중국의 군사굴기를 막겠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외교적 고립을 통해 중국이 경제적 힘을 이용해 행패부리는 것조차도 억제시키겠다는 전략이어서 이러한 삼중 전략, 곧 경제적-군사적-외교적 방어막은 중국몽을 좌절시키는 키워드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과 영국의 최고위급들이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시기가 급박하다는 것이며 중국을 향한 삼중적 압박을 서둘러야 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호주를 굴복시키려 했지만 호주를 중심으로 한 동맹외교의 강건함은 오히려 중국이 무릎 꿇도록 만들었다.


그러한 패배감에 중국은 이제 대만을 향해 칼을 갈고 있다. 그래서 연일 대만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면서 스스로 지치게 만들고 있지만 연일 미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의 대만을 향한 지원 발언은 중국을 머뭇거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대만을 동맹국 차원에서 보호하겠다고 나섰고, 이젠 일본까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이는 일본에 대한 공격으로 보고 대응할 것이라 천명했다. 호주 또한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갈수록 미 동맹국들의 연대는 강화되고 있고, 중국을 향한 포위망은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과연 이러한 국제적 연대에 중국은 어떻게 대응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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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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