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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심상찮은 미군 움직임, 도대체 왜? - 미군의 대 중국전략,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 - 주한미군 군사력의 대 중국 견제력 더욱 강화 - 11월 하순, 미국 등 5개국 참가 초대형 애뉴얼렉스 훈련도 실시
  • 기사등록 2021-12-01 13:31:33
  • 수정 2021-12-02 07: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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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대 중국전략,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


미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야말로 대 중국 방어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미국 국방부는 11월 29일(현지시간) 중국의 군사력 견제에 초점을 맞춘 해외주둔 전력배치 재검토(GPR, Global Posture Review) 작업을 마치고 구체적인 전력 배치와 운용에 돌입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검토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잠재적 중국의 군사 공격과 북한의 위협을 억지하고 지역의 안정에 기여하는 이니셔티브를 진전시키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추가 협력을 지시했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이어 “인도태평양에서의 전투준비태세 개선과 활동 증가를 위해 다른 지역 전력을 감축해 중국에 집중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이번 해외주둔 전력배치 재검토(GPR)의 최우선 순위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반적인 미군 전력 강화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물론 우리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미군이 적극 대응하는 것이겠지만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도발적인 행동에 강력하게 맞서는 전략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미군전력, 구체적으로 어떻게 배치될까?]


그렇다면 대 중국 대응을 위한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미 국방부는 ‘오커스’ 동맹에 함께 한 호주와의 협력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한마디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호주 및 태평양 제도에 있는 인프라를 강화하고, 호주에 모든 종류의 미 군용기를 순환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주목하고 있는 호주의 미군 전투력 강화는 사실 이미 지난 9월 외교·국방장관 2+2 회의를 거쳐 최강 전투기 F-22 랩터, F-35 스텔스기, B-2 스텔스 폭격기, B-52 전략폭격기 등 모든 미군 전투기와 해병대 전력을 순환배치해 보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호주에 더 많은 지상군과 군수부대를 파견하고 더 많은 연료와 탄약저장고도 늘리고 다양한 기반시설 증설도 적극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호주를 제2의 미군전투기지로 승격시켜 대 중국 방어전략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령 괌 기지의 능력도 중국과의 분쟁시 대폭 증가하게 될 미군의 병력 수송 능력 및 발진기지로서의 능력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물론 미 국방부가 세부적인 내용을 발표하기를 꺼렸지만 사실상 미 본토의 상당한 병력들이 괌과 호주 기지에 전진 배치되면서 대만이나 남중국해에서의 긴급사태 발발시 이에 대한 대응 시간을 대폭 줄이겠다는 복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이와 더불어 태평양 섬에 대한 전투능력 시설도 늘리기로 했다. 중국의 괌 기지 등에 대한 공격에 대비해 미군의 발진 능력 확대를 꾀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은 또한 지금까지 주한 미군에 순환 배치하던 아파치 헬기 대대를 상시 배치로 전환하기로 했다. ‘탱크 킬러’로 불리는 아파치 가디언은 세계 최강의 공격헬기다.


아파치 헬기는 유사시 북한군 전차 궤멸 임무를 수행하는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데, 이 헬기는 70㎜ 로켓과 30㎜ 기관포, 적 전차와 벙커를 장거리에서 무력화할 수 있는 헬파이어 미사일 등을 기본으로 장착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워싱턴주에 있던 미 육군 2사단의 포병대 본부도 한국에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 본토 워싱턴주 루이스-매코드 합동기지에 있던 제2보병사단의 포병대 본부는 이미 지난 9월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했다.


제2보병사단 포병대 본부는 1965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에 상시 주둔하고 있었지만 테러와의 전쟁으로 미군 병력이 재편되면서 2006년 일시 해산되었다가 2014년 본토에서 재창설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병대 본부는 15년만에 한국에 재배치된 셈이다.


포병대 본부는 3개의 다연장로켓포(MLRS) 대대를 예하에 둔 제210 화력여단을 직접 지휘하는데, 210화력여단은 서울 이북 지역에서 북한군의 장사정포 공격에 대비해 맞불 포격을 하는 부대다.


포병대 본부 병력 자체는 100명 정도로 소규모여서 이로 인해 주한 미군 병력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을 염두에 둔 작전을 한반도에서 직접 통제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또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정책도 변함없이 유지된다”고 미 국방부는 전했다.


[주한미군 군사력의 대 중국 견제력 더욱 강화]


미군의 군사력 재배치, 특히 한반도에서의 전력 강화는 그야말로 미군의 대 중국 방어전력의 강화로 직결된다. 물론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능력 강화 측면도 있지만 미국의 의도는 그 무엇보다 중국을 향한 방어 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연히 주한미군의 대 중국 방어작전 투입은 이미 예상되고 있는 것이고 벌써 일부는 그렇게 시행되고 있다. 주한미군의 정찰기나 전투기들이 남중국해 등으로 날아가는 일들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당연히 한국군의 대 중국 방어전략 참여 요구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5월에 열렸던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문구가 포함된 바 있었는데, 이를 더욱 구체화하는 방안이 한미간 협의를 통해 진행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방안은 12월 2일 열리는 한미국방장관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다. 이 회담에서 대만문제와 관련된 합의가 들어간다는 것은 정상간 공동성명의 현실화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넘어 대 중국 전략 대응에 한국군도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중국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또한 주한미군의 병력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대 중국 방어전략에 있어 주한미군의 중요성이 재확인된 셈이기 때문에 차제에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함께 한국의 대중국 공동전선에 깊숙한 참여를 요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오는 3월의 대선을 거쳐 5월에 취임하게 될 새 정부에게 대중 견제 체제인 오커스(AUKUS)와 쿼드(QUAD) 참여를 요구할 것이다.


실제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지난 11월 미국 평화연구소(USIP)가 주최한 대담에서 “오커스는 ‘개방형 구조(open architecture)’ 중 하나”라며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한미국방장관회담에서 중국이 역내에 계속 제기하는 도전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미군의 심상치 않은 동향들]


미 국방부의 해외주둔 전력배치 재검토(GPR) 작업과는 별개로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미군 동향도 심상치 않다.


지난 11월 16일, 군용기 추적사이트 등에 따르면, 핵·미사일 활동을 감시하는 미국 공군의 ‘3대(大) 정찰기’들이 최근 한반도와 가까운 주일미군 기지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6일에는 미 본토 기지 소속 코브라볼(RC-135S) 정찰기 1대가 일본의 요코타 기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앞서 14일에는 미 공군의 리벳조인트(RC-135W) 정찰기도 미 본토에서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로 전진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미국이 단 2대만 보유한 콘스탄트 피닉스(WC-135W) 특수정찰기 1대도 지난 10월 19일부터 가데나 기지에 배치돼 일본과 동해상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이 보유한 135 계열의 핵·미사일 정찰기들이 한반도 인근 주일미군 기지에 모두 집결한 것은 이례적이다. 물론 북한의 핵활동 감시 이유도 있겠지만 대 중국 군사력 견제를 위한 미국의 사전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지난 11월 15일에는 괌에 배치되어 있던 미해군 잠수함 지원함인 AS-40 USS 프랑크 케이블함(Frank Cable)이 일본 요코하마 항 입항했다.


프랑크 케이블함의 이동이 주목을 받는 것은 미 해군의 잠수함 운용전술이 변경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러한 이동이 남중국해 등에서의 미 잠수함 운용전략과 맞물리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프랑크 케이블함이 미국의 핵잠수함들에 대해 보급 및 지원 작전을 본격화한다는 신호이기도 하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지난 10월에는 미 해군의 원정기지함(ESB)이 일본의 사세보 항으로 들어오면서 7함대 제11상륙대대에 배치된 바 있다. 원정기지함의 일본 배치와 관련해 NHK는 “남중국해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려는 중국을 염두에 둔 대응”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사실상 떠다니는 군사보급기지 역할을 이 원정기지함이 한다는 점에서 대만이나 남중국해에서의 미중간 충돌 발생시 곧바로 현장에 투입되어 미군의 전투력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이 대 중국 방어전선을 강화하는 이유?]


미국이 이렇게 대 중국 방어전선을 대폭 강화하는 이유는 당연히 미중간 패권전쟁이 첨예화해 갈수록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측면도 있지만 사실 이미 중국의 대만을 향한 군사적 압박과 행패가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중순, 중국 해군의 071형 강습상륙함 두 착이 일본의 최남단 요나구니섬과 대만 사이를 가로질러 대만의 동해안에서 모의 상륙작전을 하는 훈련을 벌였다.


헬기 4대와 15~20대의 장갑차량, 그리고 무장한 병력을 최대 800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071형 강습상륙함이 타이완 동부해역에 출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원래 대만 침공 예상 시나리오는 타이완 서부 해안이 목표로 되어 있어서 대만군은 이에 대해 집중 대응을 해 왔는데 중국 해군은 서해안이 아닌 동부지역에 출몰하면서 대만 정부가 긴장을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대만 동부 지역은 대만의 마지막 보루로서 이곳이 중국군에게 점령당하게 되면 방어와 반격의 명맥이 끊기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대만의 공군기들이 대부분 동부해안의 터널 방공호에 은신해 있다는 점에서 중국 해군이 왜 동부지역으로 출몰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서 대만 정복 야욕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고, 대만의 방공식별 구역에 수시로 전투기들을 보내 대만을 언제라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1월 20일에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해군의 모 구축함 부대가 동중국해에서 실전 전투훈련을 벌이기도 했고, 또 대만을 담당하는 동부전구 육군 모 여단 소속 장병들이 최근 주ㆍ야간에 걸쳐 실전 훈련을 했다.


중국의 대만을 향한 위협이 심상치 않다고 보는 미국은 이에 대한 실제적 대응도 강화하고 있다.


▲ 지난 11월 21일부터 30일까지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침투 훈련에 맞서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독일 5개국이 참가하는 애뉴얼렉스(ANNUALEX) 2021 합동군사훈련이 필리핀해에서 진행됐다.[사진=미 해군]


지난 11월 21일부터 30일까지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침투 훈련에 맞서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독일 5개국이 참가하는 애뉴얼렉스(ANNUALEX) 2021 합동군사훈련이 필리핀해에서 진행됐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 양국만 참여했으나 이번에는 5개 나라로 확장된 훈련을 한 것이다.


이 훈련에는 미국의 칼빈슨 항공모함을 포함해 일본에서는 준항공모함인 이즈모함이 참여했는데 5개국에서 총 34척의 군함이 함께 했다. 특히 이번 훈련에 독일해군이 참여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친 중국노선을 걸어왔던 독일이 확실하게 반 중국 라인에 섰음을 확인해 준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국의 대만 위협은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고, 언제든지 대만을 점령하려는 작전을 펼칠 수 있다고 보고 미국이 대 중국 방어전략을 대폭 강화하고 있고 또 실전에서도 훈련을 증강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대만이 무너지면 곧바로 일본도 타격을 받게 되고 한국 역시 사실상 중국의 속국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미 프레임은 ‘대만 방어는 곧 미국의 책임’이라고 만들어져 버렸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국방정책은 중국이 대만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란 기대를 포기했다는 것을 뜻하고, 이에 대해 미국도 힘으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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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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