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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 정권 전복 시도하다 딱 걸린 러시아 - 우크라이나 대통령 “푸틴, 날 몰아내려 쿠데타 계획 중”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바이든-푸틴 둘 중 하나는 치명타 - 러시아의 회색지대전략, 우크라이나가 친 러시아 되길 원해
  • 기사등록 2021-11-29 21:28:02
  • 수정 2021-11-30 07: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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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대통령 “푸틴, 날 몰아내려 쿠데타 계획 중”]


러시아의 푸틴에 의해 계획된 우크라이나의 정권 전복 음모가 발각되면서 미국과 유럽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그리안해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예상해 왔었는데, 그러한 러시아의 작전 배경에 러시아에 적대적인 우크라이나의 현 대통령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축출하려한 음모가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 지난 26일,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음모를 꾸몄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내부 공모자들과 결탁해 현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군사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쿠데타 모의 세력이 우크라이나 광산·철강 업계 재벌인 아케메토브(Rinat Akhmetov)에게 접근해 10억달러(약 1조1960억원)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우리는 첩보뿐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측 관계자들이 아케메토브의 쿠데타 참여에 대해 논의하는 대화 녹음 파일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만 아케메토브는 쿠데타 음모에 관여하지는 않았다”면서 “쿠데타 날짜가 내달 1~2일인 것까지 확인한 상황”이라고 했다.


일단 러시아측이 우크라이나 광산·철강 업계 재벌인 아케메토브에게 접근한 것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핵심 산업 내 재벌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반재벌’ 캠페인을 벌여오며 두 사람 간 긴장감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을 러시아가 이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증가와 관련해 “외교적 해결을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군은 국경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으며, 어떠한 음모에도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그는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만약 당신(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원하지 않으면 전화 통화를 하자”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미국측에 즉각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을 부인하는 러시아]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렇게 러시아가 배후에 있는 우크라이나 정권전복 음모를 폭로하자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는 어떤 쿠데타 계획에도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의 폭로가 힘을 얻는 이유는 러시아측이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 차량화 소총 여단과 주력 전투 탱크를 결집하고 9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하는 등 군사력을 증강시켰으며,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보 당국이 늦어도 내년 1월이나 2월에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이를 나토(NATO) 회원국들에 전달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도 “러시아의 이 같은 군사력 증강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러시아가 내년 초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거나 7년간 이어져 온 동부 우크라이나 내 반정부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 간 갈등을 고조시키려는 계산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국경 병력 증강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국경지대와 동부 반군지역 일대 러시아군이 약 11만4000명 이상 집결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실제 전쟁상황이 벌어지면 동부 반군지역은 순식간에 함락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에도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던 크림반도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해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한 적이 있다.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독립을 선포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는 등 지금까지 관련 분쟁에서 1만4000여명이 사망했다.


[즉각 대응에 나선 미국]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는 데 대해 “우려한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존과 주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쿠데타 의혹과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일들과 관련해 유럽 동맹들과 대응 조치를 조만간 결정할 것이며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렌 돈프리드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차관보는 26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을 두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연락하여 이 문제를 더 논의하고 있으며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으며, 모든 옵션을 포함하는 수단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1월 말 라트비아와 스웨덴을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미국과 나토 간의 우크라이나 대응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과연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소속지역이었으면서도 지금은 러시아에 강력하게 맞서는 국가다. 그래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있어서 눈엣가시같은 존재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라서 유럽사회의 직접적인 보호 대상국도 아니다. 러시아는 이 점을 교묘하게 노리고 있다.

특히 지금은 겨울철이어서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유럽사회에 극히 필요한 때다. 러시아는 이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설사 도발을 해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부를 잠식한다 하더라도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목매달고 있는 유럽사회가 섣불리 러시아에게 대항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국가들은 안보위협은 느끼고 있으면서도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정부가 계속 나토 가입을 승인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 유럽사회는 이의 승인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 HBO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되길 바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러시아로부터의 실질적 보호를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훨씬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맹하려면 30개 회원국 모두가 동의해야하며, 현재까지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삼는데 대한 회원국간 합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와의 전면전을 피하고 싶다는 유럽국가들의 입장을 다시금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유럽국가들이 이렇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흔쾌히 승인해 주지 않는 것은 우크라이나 문제로 러시아와 나토간 전면전 분위기가 조성되었을 경우,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화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살제로 지난 2009년 1월, 가스 공급가격 문제로 우크라이나와 분쟁이 일어났을 때 혹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관을 틀어막으면서 동유럽에서 수천명이 동사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었다.


현재 러시아가 유럽 전역 천연가스 수요의 43%를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유럽국가와의 분쟁시 러시아가 얼마든지 천연가스를 무기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섣불리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명분상으로는 현재 국경 분쟁에 있는 국가는 나토 가입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을 들고 있다. 만약 영토 분쟁이 있는 국가가 나토에 가입하게 되면 곧바로 그 국가의 문제가 나토국 전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데도 상당한 부담감은 있다. 그리안해도 크림반도 합병 후 미국 등 자유진영 국가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된다면 러시아를 향한 또다른 제재들이 시행되면서 러시아 경제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협박하면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러시아의 최종 목적은 우크라이나가 친 러시아 진영에 서도록 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같은 민족'”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만 안정적이고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대하는 모든 방향이 함축되어 있다.


그래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직접 침공하지는 않으면서도 지속적인 위협을 줌으로써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지쳐 러시아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회색지대 강압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가 지금 이 시점에 우크라이나를 강압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겨울철이기 때문에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로 유럽사회가 함부로 우크라이나와의 문제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이 대 중국 견제와 압박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문제까지 직접 참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쟁 일보 직전까지 최대의 압박을 진행함으로써 외부 지원이 끊긴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러시아 쪽에 손을 들도록 하는 방법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크라이나의 불안정성을 증가시켜 러시아와 손을 잡지 않고서는 한시도 존재하기 어려운 국가로 만들겠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러시아의 세력권 안에 두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반 러시아 성향을 보이는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의 축출 방안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뜻대로 친 러시아 국가로 변화한다면 미국의 리더십은 땅으로 추락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동맹외교도 완전히 흐트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무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둘 중 하나는 정치 생명이 끝나는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는 단순하게 유럽 한 국가만의 상황이 아니라 글로벌 정치 구도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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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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