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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1-28 22: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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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재개될 예정인 이란과의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의 전망이 매우 어둡다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7일(현지시간) 장문의 분석기사를 통해 지적했다. 다음은 기사요약.


이란은 비현실적인 요구를 내세우며 유엔 핵감시단체를 따돌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다시 폭격할 것처럼 위협한다. 미국인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회담이 29일 5개월 만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재개될 예정이지만 협상 담당자들의 분위기는 암울할 정도는 아니지만 강경한 입장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 복원을 위해 노력해온 유럽국들로선 실망스럽게도 협상이 실패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2015년 이란핵합의 체결을 위한 협상 때도 분위기가 비슷했다. 그러나 현재는 협상 결렬의 위험이 더 크다. 이란의 핵활동은 한층 진전돼 있으며 이란 지도자들은 협상 타결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하지 않고 있다.


지난주 이란 당국자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주요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복원하는 것을 거부했다. 미국과 유럽 각국들의 우려를 증폭시키는 행위지만 이 때문에 이란 비난 결의안이 채택되지는 않았다.


미국은 유럽 각국들과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로부터 신뢰를 받지도 못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가 2015년보다 크게 악화돼 있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핵합의를 망가트린 것이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다.


유라시아 그룹의 이란 전문가 헨리 롬은 "현재 기대치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미국의 목표가 "벼랑끝 전술을 펴거나 게임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양보할 것이라는 이란 협상가들의 '잘못된 기대'를 바로잡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핵합의에서 탈퇴한 이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바이든이 새 대통령이 되면서 핵합의 복원을 원하지만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바이든 정부는 이란이 합의에 복귀하기 전에는 트럼프가 부과한 제재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란은 트럼프가 핵합의 중단을 선언한 이래 핵합의에서 규정된 내용을 위반해 60% 농도의 농축우라늄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이란이 핵폭탄을 만들기까지 걸리는 시한이 2015년 1년 미만에서 현재는 몇 달 또는 몇 주 이내로 줄어든 상태다.


이란은 현 강경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도 지금과 같은 입장을 고수해왔으며 현재 협상에 임하는 태도는 훨씬 강경해졌다.


이란은 이란의 핵능력을 줄이는 협상은 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미국이 먼저 모든 제재를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새로 부과한 제재는 대부분 핵문제와 직접 연계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란의 요구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


이란 당국자들은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다시는 협상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임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후임자가 협정을 준수하도록 강제할 수단은 없으며 특히 의회내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의 대립이 심하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조차 이란과의 외교 노력에 회의적인 상황이어서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의회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


미국 협상가들은 단기간 내에 협상이 타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앤소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 당국자들은 미국의 인내에 한계가 있으며 군사 행동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현재로선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을 외교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미국과 이란이 2015년 협정을 복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이란과 외교 노력을 중단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이라는 과거 핵합의를 복원한다는 협상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미국은 일련의 제재를 해제하고 이란은 핵활동의 거의 전부를 예전으로 되돌린다는 내용이다. 빈에서 열릴 협상은 간접방식으로 진행된다. 유럽대표들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대이란 제재의 일부를 해제하고 일부는 동결하는 한편 이란이 일부 핵활동을 되돌리는 내용의 임시 합의를 시도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런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은 대단히 작다.


무엇보다 이란 당국자들이 2015년의 제재 해제가 기대만큼 경제적 효과가 적었음을 경험한 상태다. 핵문제와 무관한 미국의 대 이란 제재와 부패와 같은 이란 경제 자체의 문제들로 인해 외국의 대이란 투자가 실현되지 못했던 때문이다.


분석가들은 이란 지도자들이 핵활동을 강화해야 경제적 이득이 매우 적은 잠정 합의보다 더 큰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을 무시하고 이미 이란으로부터 상당량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극대화된 양극화된 정국 상황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협상가들이 이란에게 양보했다는 인상을 주는 잠정합의를 이끌어내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 고위당국자는 "JCPOA를 복원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대안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외교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합의 복원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플랜 B'를 준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란이 양보할 수 있도록 하려면 경제난으로 인한 이란 국민들의 불만이 이란 정부에 대한 압박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 '플랜 B'의 골자다. 그러나 이란은 최근의 물부족으로 인한 시위를 무산시켰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플랜 B'는 트럼프 시절의 "최대 압박" 정책과 유사하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트럼프의 정책이 이란을 더 강경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해왔다.


미국의 이란협상 특사 롭 말리는 최근 2015년 핵합의를 지지하지 않던 중동국가들을 설득해 이들 국가들이 포함된 걸프협력기구(GCC)가 이란이 핵합의에 복귀하도록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대 이란압박에 동참하도록 설득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플랜 B'는 "2015년 핵합의 복원에 실패하더라도 시간을 벌어서 이란을 묶어두는 것"이라고 전직 국무부 관계자가 말했다.


분석가들은 '플랜 B'에 이란에 대한 사이버 공격 또는 군사공격을 통해 이란의 핵활동을 중단시키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유사한 공격을 시도할 경우 이를 지원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을 최고 적국으로 간주하고 핵무장한 이란이 이스라엘 생존을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2015년 핵합의가 복원되더라도 이스라엘은 합의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트럼프가 2018년 이란 핵합의에서 철수함으로써 독일, 프랑스, 기타 협정 참여국들이 분노했지만 최근의 이란 행동은 이들 국가들이 이란을 동정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지난 2개월 새 이란은 유엔 사찰관들이 테헤란 서부 카라지의 첨단 우라늄 농축시설 부품 생산 공장에 접근하는 것을 거부했다. JCPOA는 이란이 나탄즈핵연료농축공장에 있는 1세대 IR-1 원심분리기만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현재 포르도우와 나탄즈에 첨단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최근 이란 고위 당국자들과 사찰관 복귀를 협상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협조가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로시 사무총장은 월요일의 협상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이번주 열린 이사회에서 이란 비난 결의 채택을 시도하지 않았다.


반면 미국은 강력한 경고를 발했다. 이란이 계속 사찰관 접근을 거부한다면 IAEA 이사회가 연말에 비상 회의를 개최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빈에 와 있는 이란측 협상대표단이 오스트리아 정부에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이란 반체제인사들이 월요일 협상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5개월 전 협상이 진행됐을 때도 이란 협상 대표단은 시위로 인한 소음에 불만을 표시했었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지난번 협상장소였던 링스트라세 그랜드 호텔 인근에서의 시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오스트리아 법원이 최근 이같은 조치를 취소하도록 판결했다.


이에 따라 오스트리아 정부는 협상장소를 2015년 협상이 타결된 장소인 코부르크궁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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