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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에 오는 이유? 한국 정부의 확고한 對中 압박 정책 동참 요구할 것 2020-09-24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지난 2018년 6월 14일 한국에 도착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폼페이오 트위터]


[폼페이오, 10월 7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 방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0월 7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에 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판문점에서 만날 때 동행했으며, 폼페이오 장관만의 단독 한국 방문은 지난 2018년 10월 4차 방북후 한국을 찾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한국 방문에서 카운터파트인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만난 뒤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QUAD, 미·일·호주·인도) 외교장관회의 참석과 함께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총리와의 회담차 오는 길에 한국도 들르는 일정이다.


[폼페이오의 한국·일본 방문, 쿼드 참석이 주 목적]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한국과 일본 방문의 주 목적은 일본에서 열리는 ‘쿼드안보대화(QUAD security dialogue)’ 참석이다.


아베 총리가 사임하면서 스가 신임 총리가 취임하는 등 일본의 리더십이 바뀜으로 인해 일정이 최종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한국을 먼저 방문한 후 일본으로 갈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쿼드 안보대화’는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려는 인도-태평양지역 4개국 협의체로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출범했다.


지난 2019년 9월 뉴욕에서 첫 정상간 만남으로 시작된 ‘쿼드 안보대화’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로 反중국 전선을 펼치기 위해 뭉쳤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열린 '미·인도 전략적 동반자 포럼'에서 현재 4개국으로 구성된 쿼드안보대화에 한국·베트남·뉴질랜드 3개국을 더한 '쿼드 플러스(QUAD PLUS)'로 확대하면서 사실상 유럽의 나토(NATO)와 같은 다자안보기구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美 ·中 충돌속 한국, ”올 것이 왔다!”(9월 4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527] 美 ·中 충돌속 한국, "올 것이 왔다!"


그런데 이번 폼페이오 장관이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안보대화 참석은 특별한 의미가 덧붙여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제 75차 유엔 총회 화상 연설에서 중국을 “전염병을 전 세계에 촉발시킨 나라”로 묘사하면서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China) 바이러스와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고, 이는 전 세계 188개국에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유엔은 중국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한 후 열리기 때문이다.


일본의 NHK도 폼페이오 장관의 일본행을 보도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서 4개국 외교장관 회담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백신 개발 등 의료 분야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태도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중국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이 이번 쿼드안보대화의 주요 논점이 된다는 의미다.


당연히 중국 바이러스에 대한 중국 책임론과 함께 중국의 백신을 통한 공격적 외교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등이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국이 구상하는 ‘쿼드 플러스’ 확대방안 역시 심층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에 오는 이유?]


그렇다면 이렇게 쿼드안보대화에 참석하는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에 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①쿼드 플러스 참여 압박


우선 폼페이오 장관의 한국 방문은 원래 계획에 없었으나 아마도 외교적 소외를 의식한 한국 정부의 요청에 의해 일정에 추가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여기에 쿼드 플러스를 노리는 미국 정부의 이익에도 부합하기 때문에 급히 만들어진 일정인 것으로 추정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일본행은 이미 지난 19일 일본 언론에 보도되었으나 한국행 소식은 23일에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본 언론들은 쿼드 회의에 일본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호주의 마리스 페인(Marise Payne) 외교부 장관, 인도의 자이산카르(Subrahmanyam Jaishankar) 외교부 장관 등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4개국 장관들의 방일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이미 폼페이오 장관의 일본행이 확정되고 나서야 한국 일정이 거기에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일본까지 오면서 한국에 들르지 않으면 당연히 외교적 소외를 포함해 ‘한국 패싱론’이 나오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이고, 미국 입장에서는 어차피 일본에서 열리는 쿼드 회의에 참석하면서 쿼드플러스도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가는 길에 한국에 들러 한국의 쿼드플러스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압박하는 기회로 삼으려 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의 한국행 첫 번째 목적은 바로 쿼드플러스안보대화에 한국의 참여 요청 및 압박일 것으로 보인다.


②판문점에서의 깜짝 만남? 가능성 없다.


국내 언론에서는 북한 김여정과 폼페이오 장관의 판문점에서의 깜짝회동을 점치기도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지금 북한이 준비하는 10월 10일의 북한 공산당 창건 기념일 행사에 ICBM을 실을 수 있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준비되고 있는 것을 보면 미국과 대화하기보다 오히려 공격적 성향으로 나설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에 와서 대북메시지를 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의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 정도의 원론적 수준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③한-일관계회복을 통한 한-미-일 3각(角) 공조 강화 요구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한에서 한국과 일본간의 외교적 친밀성 강화를 요구할 것이다. 특히 일본에 스가 정부가 새롭게 들어섰기 때문에 한-일간 공조체제를 다시 복원하고 외교관계 역시 회복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일간 지소미아 문제도 더 이상 거론되지 않도록 하고 한-일간 무역보복 조치도 정상화되도록 조언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강제징용 문제에 관한 한국 정부의 노력도 요청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미-일 3각 공조체제도 복원될 것이고 이것이 곧 대중 압박전선을 재졍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④한국 정부의 확고한 대중(對中) 압박 정책 동참 요구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에서 더불어 집중 논의될 사항이 바로 미국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대중 압박정책에 한국 정부도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이미 화웨이 보이콧을 비롯해 이미 언급한 바 있는 쿼드플러스 참여, 그리고 경제번영네트워크(EPN) 참여도 요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쿼드 플러스에 한국이 참여한다는 것은 한국 정부가 그동안의 애매모호한 중립 입장에서 분명한 ‘반중친미(反中親美) 노선을 걷기로 확인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은 지난달 22일 양제츠(楊潔篪)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방한했을 때 한국 정부에 어떠한 요구를 했는지 파악하고 있다. ’미국 편에 서지 말라‘는 요구가 핵심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한에서는 바로 양제츠와 정반대되는 요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은 지금 한국 정부의 친 중국노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동맹인 한국이 확실하게 반 중국대열에 설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이 반 중국 대열에 섬으로써 경제적 공격을 중국으로 받게 된다면 이를 보상할 수 있는 길도 열어 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미·중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코로나 사태로 디커플링 2.0으로 진화하면서 이제는 글로벌 공급망 자체가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분리되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시점에서는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같은 구호는 결코 먹히지 않는다.

그래서 대중 수출의존도가 우리의 26%보다 6%나 더 높은 호주가 홍콩 사태에 대해 강력 비판하면서 코로나 중국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호주가 왜 그렇게 경제적 피해가 눈에 보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반중 정책 노선의 길로 들어선 것일까? 결국 국가의 미래를 볼 때 지금 당장은 경제적 손해가 있더라도 자유진영연대에 서는 것이 국익을 추구하는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중국이 세계 중심이라는 중화(中華)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저 중국 중심의 정책적 판단들이 이어지는 것이다.


미국은 바로 이러한 한국 정부의 외교적 흐름에 제동을 걸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한 번 한국정부의 ’자유진영 노선‘에 함께 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젠 선택해야 한다]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한국 방문은 우리 정부에게 있어서는 미국과 중국사이에서 분명한 선택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군사 담당 부차관보(2017~2018년)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미중 전략적 경쟁시대 속 한미 관계’를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화상 간담회에서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선택에 대해 아주 중요한 발언을 했다. 요지는 이렇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간 패권 경쟁에서 중립을 취하면 사실상 중국에 기운 것으로 해석될 것이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위험한 경로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중국이 한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독려책을 내놓을 것이다. 사실 중립을 취하는 것은 중국에 기운 것으로 본다.”


-“경제 분야에서 미국이 스스로 중국과 ‘디커플링(비동조화)’, 분리를 해 나가면서 (이미 비동조화를 진행 중인) 한국과 일본, 베트남 등 다른 나라에도 이를 독려할 것이다. 이는 중국을 완전히 봉쇄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강압적인 지렛대에 대한 각 나라의 취약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엘브리지 콜비의 이 발언에 미국이 한국 정부를 보는 시각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는 트럼프 정부에서 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정확하게 지금의 한국 상황을 판단한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은 이젠 자유진영국가들과 손을 잡고 反中연합체에 합류할 것인가, 아니면 중화사상에 파묻혀 미국과 거리를 두는 원미친중(遠美親中)의 길을 걸을 것인지 선택해야만 한다. 중립은 없다.


이번 폼페이오 방한 때 한국 정부는 과연 어떤 대답을 들려주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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