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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의 영리한 작전, 크름반도 무력화 노린다! 푸틴의 성지’ 크름반도 또 공격한 우크라이나군 2022-08-18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푸틴의 성지’ 크름반도 또 공격한 우크라]


불과 1주일전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 내 러시아군 탄약고에서 화재로 인한 폭발이 발생해 변전소·철도 등 기반 시설이 큰 피해를 입은 바 있었는데, 이번에 또다시 폭발사건이 발생해 그 사건의 여파가 어떻게 확산될지 주목되고 있다.


▲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언론과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1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름반도의 깊숙한 곳을 공격하여 공군기지 일부와 탄약고를 폭발시켰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언론과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1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름반도의 깊숙한 곳을 공격하여 공군기지 일부와 탄약고를 폭발시켰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이날 오전 6시 15분께 크름반도 잔코이 지역의 마이스케 마을에 있는 군부대 임시 탄약고 지역에서 불이 났다”며 “보관 중이던 탄약이 화재로 폭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TV도 “폭발 이후 주변 변전소에서도 불이 나면서 인근 주민 2000여명이 대피했고, 열차 7대의 운행이 연착되고 일부 철도 노선의 운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특이한 것은 지난 1주일전 크름반도의 러시아 공군기지 폭발사건 때만 하더라도 그 책임을 부인하던 우크라이나가 이번 폭발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의도적인 공격 때문에 폭발사건이 일어났다고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 폭발로 러시아군 병사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으며, 정밀 타격의 결과로 보이는 분화구가 다수 확인된 비행장에 있던 군용기 9대가 파괴된 모습이 위성 사진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사고 이후 트위터와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정상 국가(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는 흑해와 산과 휴양이 있는 지역이지만, 러시아가 점령한 크름반도는 창고 폭발과 함께 침략자와 도둑의 사망 위험이 높은 곳이 됐다”며 “향후 2~3개월에 걸쳐 사키 비행장 폭발 사고와 같은 형태의 공격이 더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름대교는 불법 건축물이며, 이런 것은 파괴되어야 한다”며 공격을 암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점령자들의 탄약과 물자가 있는 군사 시설, 지휘소 등을 파괴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7월 31일에도 크름반도에 있는 러시아 흑해 함대 본부를 드론으로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가 위치한 세바스토폴의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에 “미확인 물체가 함대 본부 경내 앞마당에 날아 들어왔다. 일단 드론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공격으로 함대본부 직원 5명이 다쳤다.”면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사건을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에 대해 전혀 언급도, 답변도 하지 않았다. 러시아 흑해함대의 해군의 날 기념 행사를 불과 수 시간 앞두고 발생한 이날 드론 공격으로 인해 러시아 흑해함대는 이날 '해군의 날' 기념행사를 취소했다.


물론 피해 규모는 크름반도 공군기지 폭발사고 때처럼 러시아측이 축소해 발표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젠 크름반도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실해 졌다.


[당황하는 러시아, 대응도 오락가락]


‘푸틴의 성지’라고 불리는 크름반도가 1주일여 간격으로 연거푸 공격을 당하자 러시아는 당황하는 빛이 역력하다. 1주일전 러시아공군기지 폭발사건 때는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단순 취급 부주의로 탄약이 기폭되면서 사고가 났다고 설명한 바 있었는데, 이후 공개된 위성 사진에서는 비행장에 있던 군용기 9대가 파괴된 모습과 함께 정밀 타격의 결과로 보이는 분화구가 다수 확인돼 러시아는 할 말을 잃게 됐다.


그런데 두 번째로 발생한 폭발 사고에 대해서는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측의) 사보타주 결과”라며 강력 비난했다. 러시아 측이 말한 사보타주(sabotage)란 비밀리에 적의 주요 시설을 파괴했다는 뜻으로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의한 피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일단 러시아 국영언론들은 “소형 드론을 이용한 공격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무장 조직에 의한 공격이 있었음을 러시아가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진짜 당황하는 것은 크름반도만 하더라도 3층의 방공망으로 둘러쌓여 있는데, 우크라이나의 미사일이 어떻게 그들을 다 뚫었을까 하는 점이다. 현재 추정키로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이 제공한 AGM-88 대 레이더 미사일로 러시아의 대공 시스템을 목표로 공격했고, 이를 감지한 러시아군의 레이더 운영자가 대공방어 시스템을 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 전쟁의 전선, 확대될까?]


지금 최대의 관심은 우크라이나에 의한 크름반도의 잇따른 폭발사고로 인해 과연 우크라 전쟁의 전선이 확대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 크름반도는 현재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지역에서 약 100㎞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난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이후 비교적 평화로운 지역으로 분류돼왔었다.


그런데 이젠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키 공군기지 폭발 사고 직후 “러시아와의 전쟁은 크름반도에서 시작됐고, 크름반도 해방으로 끝나야 한다”고 발언해 크름반도에서 전투가 벌어질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크름반도에 대해 대단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하느냐 하는 점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반도에 대해 ‘러시아의 성스러운 땅’이라고 말했고, 지난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를 공격하면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 경고했다”며 “전쟁이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전 러시아 영토로 확산되는 조짐”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정작 러시아의 고민은 전선의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지금 돈바스지역을 확고하게 공략하기 위해 모든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크름반도로 전력을 과연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인지의 문제가 눈 앞에 놓여 있다. 그러다간 자칫 남부나 크름반도 모두 러시아군이 힘을 잃게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크름반도 수호를 위해 추가병력을 지원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러시아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리한 우크라이나, 보급로 차단하고 크름반도는 고립화]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우크라이나의 전략이다. 지금 우크라이나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그 하나는 러시아와 크름반도를 육로로 연결할 수 있는 주요 통로인 우크라 남부의 헤르손 시 등의 남부를 공격하면서 러시아군을 묶어 두는 것이다. 그러면서 러시아 점령지의 드니프로강 교량과 군기지들을 집중 폭격함으로써 크름반도로 이어지는 후방보급로를 차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의 핵심 군사기지를 잇달아 폭파하고 있다. 크름반도내 공군기지는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러시아 공군의 발진기지 역할을 해 왔는데 이러한 군사기지가 공격을 당했다는 것은 러시아의 공중 전투력이 심각하게 훼손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동시에 흑해함대를 지원하는 능력까지 감소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후방보급로 차단과 동시에 크름반도를 공격함으로써 러시아를 무척 당황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에 대해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키이우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된 영국의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보급로를 차단함으로써 내부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 2~3개월 동안 크름반도 내 러시아군 기지 폭발 사건과 같은 일이 몇 차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이어 “우리 전략은 (러시아군의) 군수품과 보급선, 탄약고, 기타 군사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그들 군 내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그러면서 ”탄약 등 군수 물자 부족이 러시아군의 전력을 저하시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또한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름대교를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불법 건축이고, 크름반도에 있는 러시아군 보급의 주요 관문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파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돌야크 보좌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포돌랴크는 인터뷰에서 대규모 병력을 한 방향으로 밀어부치는 러시아군의 전략과 비교하며 "우리는 1960년대~1970년대 전술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전략은 러시아군 점령 지역 깊숙한 곳에 위치한 군사 기지 및 군수품을 정밀 타격하는 사건이 반복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이에 대한 러시아군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포돌야크 보좌관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평화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러시아인의 귀는 거대한 군사 박쥐가 러시아인의 머리를 때릴 때에만 열린다“면서 ”러시아가 패배를 경험하기 전까지 진지하게 임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포돌랴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종종 우크라이나에서 3번째로 강력한 인물로 묘사된다. 전쟁 초기 러시아와의 평화협상 대표단을 이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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